-연극 '파란나라' 중 동료교사(박경찬) 대사

[문화뉴스]

   
 

"너만 다르니까, 너만 이상하니까!"

'파란나라'는 파시즘을 실험하는 한 교실의 이야기를 다루며, 파시즘의 구성 과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연극이다. 방황하는 학생, 혹은 대학입시에 매달려 교사의 말을 무시하는 학생들, 그들은 교사(이종민)가 통제할 수 없는 집단이다. 계약직 교사 종민은 영화반 CA 시간에 한 가지 게임을 제안한다. '과연 파시즘은 완전히 끝난 체제일까?'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시작한 파시즘 실험 게임이다.

아이들은 게임인 줄 알고 시작했지만 '파란혁명'에 깊게 물들어간다. 학생들은 자신이 살고 싶은 나라라는 제각각의 모습을 '파란나라'에 투영시킨다. CA 교실은 파란나라를 꿈꾸는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고, 이들은 고통을 주는 현실세계에 대해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파란혁명'을 꾀한다. 여기서 물들지 않은 소수의 존재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세인이라는 학생이다. 그는 파란나라 집단에 저항하다가 결국에는 종민의 동료교사(박경찬)에게 달려가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세인에 대한 의심 뿐.

 

   
 

왜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냐는 세인의 물음에 그 교사는 "너만 다르니까, 너만 이상하니까"라 대답한다. '다름'이 곧 '이상함'이 되는 사회, '다름'이 인정되지 않는 세계. 결국 공동체와 다르게 생각하던 세인은 밀려오는 소외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파란나라에 뒤늦게 동참하고자 하지만, 공동체는 세인을 받아주지 않는다. 결국 그녀의 선택은 죽음.

연극은 파시즘의 구성원리와 진행과정을 충실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곳, '차이'를 '차별'의 근간으로 삼는 사회가 친숙하고도 가깝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세계는 여전히 갖가지의 차별이 여전히 뒤범벅돼 있다. 연극 '파란나라'는, 우리가 흔히 히틀러 혹은 무솔리니라는 표상에 갇혀버렸다고 생각한 파시즘에 대해 새삼스럽게 생각해보게 한다. 실은, 파시즘은 멸종된 적 없이 우리 일상에 은밀하고도 꾸준하게 존재해온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 연극 정보
   - 연극 제목 : 파란나라
   - 공연날짜 : 2016. 11. 16 ~ 27.
   - 공연장소 : 남산예술센터
   - 작가, 연출 : 김수정
   - 출연배우 : 강지연, 권주영, 김두진, 김보경, 김선기, 김정화, 김진태, 김형준, 박경찬, 박미르, 박세인, 양정윤, 이은정, 이종민, 이창현, 이태영, 전수빈, 하재성, 홍승안 등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남산예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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