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2014년 감사인사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산을 오르다 보면 도저히 더는 올라갈 수 없을 거라 느끼는 때가 있다. 다들 곧 정상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정말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러나 결국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나를 정상으로 올려놓은 힘은 무엇일까? 산을 오를 때 누군가가 잡아주는 손, 또 밀어주는 손은 매우 힘이 된다. 그러나 정작 나를 정상으로 인도한 가장 큰 힘은 등을 가만히 밀어주는 손가락이다.
 
이 손가락은 나의 등을 세게 밀지 않는다. 그 손가락은 단지 그냥 내 등과 맞닿아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손가락은 전혀 움직일 수 없을 것만 같은 나의 발걸음을 정상을 향해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너무 힘들어서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 느껴지는 그 순간, 나의 등 뒤에 가만히 다가오는 손가락이 있다. 필자가 이러한 것을 느낀 이후, 필자는 어려운 순간마다 이번엔 누구의 손가락이 나를 도와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삶을 버텨본다. 올해에도 여지없이 존재했고, 이제는 그 손가락의 주인들에게 감사를 표할 차례인 듯싶다. 사람도 있고, 문화생활도 있고, 여행도 있다. 사람이야 직접 감사를 표현하면 되지만, 문화와 관련된 것들은 직접 감사를 표현할 수 없으니, 문화뉴스를 조금 이용해 봐야겠다. 그리고 문화뉴스는 올해 나에게 가장 큰 손가락이었음을 먼저 밝힌다.

1. 문화뉴스

2013년에도 대중문화에 대한 글을 쓰기는 했으나 매우 산발적이었다. 그리고 초반과 달리 2013년 후반에는 그 열정이 크지 않았다. 2014년에도 여전히 대중문화 칼럼에 대한 계획은 있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필자 개인에게는 이별이 찾아왔다.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니고, 웃음이 나오는 일이지만, 이별은 여전히 아픈 일이다. 덕분에 한동안 삶에서 허덕였고, 강제적으로 해야 하는 회사 일이 아니면, 그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정상을 눈앞에 두고 꼼짝도 할 수 없을 거라 스스로 믿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때 문화뉴스 편집장에게 연락이 왔다.

"올해는 더 정기적이고, 전문적으로 글을 써보지 않으실래요?"

별것 아닌 것 같은 그 한마디가 필자에게는 구원의 손길이었다. 대중문화는 필자가 좋아하는 분야이고, 또 그것에 대한 나의 생각과 느낌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 당시 필자의 상태라면 좋아한다고 해서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문화뉴스 편집장이 나에 등에 가만히 손가락을 대어준 것이다. 약간의 강제성을 띄고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덕분에 직장에서의 일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동시에 삶의 활기도 되찾게 되었다.

그리고 문화뉴스에 기고를 한 지 1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많이 성장한 문화뉴스에 감사하고, 또 문화뉴스와 함께 성장해 나갈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2. 스피카 _ You don’t love me

사실 필자는 스피카라는 그룹을 이효리 소속사 그룹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관심도 없었고, 지나가며 듣는 스피카 노래에 아이돌치고는 노래들을 잘하네. 정도였다. 그런데 이별을 겪은 그 시기에 스피카의 음원이 나왔다. 제목도 필자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You don’t love me’(▲영상)였다. 그래…. 그는 날 사랑하지 않지. 필자는 스피카의 노래를 계속해서 들었다. 온종일 들었다. 일을 하면서도 들었다. 스피카가 하는 말을 필자에게 세뇌하고자 했다.

그렇게 시작한 스피카의 노래 듣기는 스피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결국에는 스피카의 데뷔부터 현재까지를 알게 되었다. 팬들에 비하면 얕은 지식이지만, 덕분에 스피카에 대한 애정도 생겼다. 그리고 스피카가 얼마나 실력이 있는 그룹인지도 알게 되었다.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뜨지 않는 스피카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스피카는 필자를 모르겠지만, 필자가 어렵고 힘든 시기 노래로 필자를 위로해 주었던 만큼, 스피가가 잘되기를 응원해주고 싶다.

스피카의 다양한 매력을 알고 싶다면 'On Style'에서 방영된 <이효리의 X 언니>를 꼭 보시길. 모두 스피카에게 빠져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혹시 이별에 아파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You don’t love me'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그 또는 그녀에게 이별의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아니, 당신을 정말 정말 사랑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 했을 것이다. 인정하고 마음에 담자. 그는 널 사랑하지 않아!

3. 2NE1의 2nd album_CRUSH

그러는 와중에 2NE1이 두 번째 앨범으로 컴백했다. 2NE1의 앨범에 대해서는 상반기에 글을 한 번 쓴 적도 있다. Intro와 CL 솔로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랑 이야기로 점철된 2NE1의 두 번째 앨범은 필자의 마음을 위로하기에 딱 알맞았다. 이별부터 새로운 사랑까지가 절묘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NE1의 앨범 덕분에 울기도 했다, 신나기도 했다, 희망을 품었다 하면서 상반기를 보냈던 것 같다. 한 편의 영화 같은 2NE1의 앨범은 지금 들어도 애잔하지만, 필자가 어려웠던 시간에 필자를 울리고, 웃게 했고, 공감과 희망을 선사하며 필자를 치유해 주었던 것 같다.

지극히 사적인 감사의 마음을 문화뉴스를 통해 전해도 되는지 모르겠으나, 지극히 사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에는 너무나 먼 대상들이고, 또 무형의 대상들이다. 그래서 문화뉴스를 통로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2015년이 가까워져 왔다. 2015년이라고 마냥 즐거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또 어느 순간이 되면 무기력하고 우울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때에도 분명 나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손가락이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2015년에도 그 손가락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손가락들에 감사할 수 있기를 바라며,

나를 구원했고, 또 함께 성장해 갈 문화뉴스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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