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문화뉴스>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까사보니따>와 함께 요식업계의 살아있는 정보가 담긴 생활밀착형 에세이 <까사보니따 스토리>를 연재합니다. 홀과 주방, 오피스를 부지런히 오가며 대한민국 대표먹거리 '치맥'과 동고동락하는 김기훈 점장을 통해, '홍대에서 가장 큰 치킨프랜차이즈 매장'을 경영하면서 겪은 에피소드을 비롯한 다양한 운영 노하우를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담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나는 군대에서 있으면서 수없이 많은 전장을 겪어왔지만, 이렇게 참혹한 광경은 생전 처음이다."

맥아더 장군이 6.25 전쟁 당시에 한국에 와서 한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내가 까사보니따에 처음 왔을 때 느낀 감정도 그러하였다.

나는 술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사무보조로 일하면서도 틈만 나면 친구들을 불러서 왼손에는 치킨을, 오른손에는 맥주를 들고 신이 나게 술을 마셨고, 그 장소는 대부분 내가 일하던 곳과 가까운 까사보니따였다.

그러므로 직원들은 나에 대해서 "진상"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고, 나는 점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러한 이미지정도만 정리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경기도) '오산'이었다.

일을 맡고 계시던 대표님은 다음 일에 대한 준비로 바쁘고, 대표님을 서포트하기 위해서 뽑아놓았던 점장은 싸우고 그만두고, 점장이 나가면서 자신이 데려왔던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데리고 나가고, 일에 대한 체계는 하나도 잡혀 있지 않은 상태에 남아있는 직원들은 나를 적대적인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래선 안 된다.
이 기세라면 정말 몇 달 안에 이곳은 망해버린다.
내 월급과 비전과 미래와 꿈과 희망과 사랑과 소망…은 아니지만, 내가 노예처럼 일해서 살려놓은 이곳이 무너져버린다.

그런 위기감이 들자, 나는 넋 놓고 있어서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2시간가량의 인수인계가 끝나고 직원들을 만나봤다. 일단 홀에 있는 남자직원과 이야기를 시작했다.

남직원은 처음에는 나를 경계했지만, 그를 인정해주고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며 적당히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자 나에게 점점 진심을 털어놨다.

지금 홀을 맡은 쪽은 점장의 갑작스러운 교체,
오픈한지 얼마 안 돼서 어수선한 분위기와 그에 따른 직원들의 이탈,
그리고 사람 수가 적어서 업무량이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인해서 남은 사람들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점차 마음이 떠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남직원에게 엄청나게 좋아지진 않을 테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더 좋아질 거라고 적당히 다독이고,
그 날 휴가로 나오지 않은 여직원과 나의 관계개선에 대해 부탁했다.

그리고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에는 주방장과 주방보조 아르바이트생이 한 명 있었고, 밀려있던 주문을 소화하고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태였다.

나는 주방장을 맡고 계신 여사님을 불러서 잠시 이야기를 했다.
주방장 역시나 남자직원과 같이 경영진에 대해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1. 동시에 진행할 수 없게 만드는 복잡한 주문들
2. 주방 전문 인력이 한 명 밖에 없어서 손이 부족함
3. 갑작스럽게 들어와서 동선을 꼬이게 하는 경영진의 주문

한 달이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쌓인 것이 많았는지 주방장님은 처음 본 나에게 소리를 높여가면서 불만을 토로했고, 나는 공감왕 김공감답게 격하게 공감하면서 주방장과 신뢰를 쌓아갔다.

직원들과의 면담이 끝나고,
나는 지금 까사보니따가 마주한 문제들을 정리했다.

첫째, 전체적으로 요식업에 지식이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함.
둘째, 시스템이 없어서 바쁠수록 손이 꼬이기 시작함.
셋째, 경영진과의 대화가 부족하여 서로 원하는 것이 충족되지 않음.

다양한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크게 정리하면 3가지 정도였다. 나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움직이기로 했고, 그 중, 전문인력을 섭외하기 위해서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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