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이전에 '뉴트 스캐맨더'가 있었다

[문화뉴스] "너는 마법사란다, 해리"

1997년 여름, 당시 무명작가였던 J.K. 롤링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라는 책이 처음 출간되었다. 신비로운 마법 세계로 이끈 이 시리즈는 베스트셀러 7권과 8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통해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았다. 2001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개봉 이후 10년에 걸쳐 2011년, 마지막 시리즈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가 개봉하면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그 후 5년이 된 지금, 해리포터가 태어나기 전 시대로 돌아간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포터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이다 보니 해리포터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시간과 장소가 담겨있지만, 훗날 '신비한 동물사전'이 해리포터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쓰는 교과서라는 점에서 해리포터와 연결관계를 갖는다.

1. 해리포터와 신비한 동물사전의 시대 배경

해리포터는 1980년 7월 31일생으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시리즈에서 호그와트에 입학했던 당시는 1991년이었다.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학교생활은 7년이었기 때문에 '해리포터' 시리즈의 시간적 배경은 1991년부터 1997년까지였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포터가 태어나기 훨씬 전으로 돌아간다. 배경은 1926년, 미국이 변화했던 시기로 대공황이 오기 전 낙관주의가 가득하고 다양한 민족이 전 세계에서 몰려오던 때였다. 영화 속 의상 역시 재즈 시대 스타일로 의상감독 콜린 앳우드는 1920년대에 충실하면서도 마법 세계의 느낌을 가미했다. 

2. 노마지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의 단어들이 다르듯이 마법 세계에서도 두 나라의 영단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바로 노마지와 머글이다. 이 두 단어는 마법사나 마녀들 사이에 사용되는 단어로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보통 인간'을 의미한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는 영국이 배경이었기 때문에 '머글'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나 뉴욕을 배경으로 한 '신비한 동물사전'에서는 'No Magic'을 의미하는 '노마지'를 사용한다.

3. 오러

'오러'란 마법 세계에 등장하는 형사 집단으로 마법사의 소속이다. 머글의 경우엔 강력반 형사, 행정부 슬하의 형사 정도로 볼 수 있다. 오러가 되려면 마법과 변신술 등 모든 과목에서 O.W.L (표준마법사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하며 체력과 정신력이 모두 건강하고 강해야만 할 수 있다. 미합중국 마법 의회 창설 초기에는 노마지들의 눈을 피하고자 다양한 장소에서 회합을 했다. 초대 대통령 조지아 잭슨은 미국 마법 사회의 주요 현안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12인의 오러를 양성했는데 목숨을 바쳐야 할 정도로 위험한 임무들이 주어졌다. 사회적으로 추앙을 받고 그 후손들도 존경을 받았는데 최초 12인의 오러 중 한 명인 아브라함 포터가 해리 포터와 먼 친척 관계라고 밝혀졌다.

4. 미합중국 마법 의회 (MACUSA)

'신비한 동물사전'에서는 호그와트 성만큼이나 상징적인 미합중국 마법 의회(MACUSA)의 본부를 만들어냈다. 마법 의회의 초기 창설 목표는 사익을 챙기기 위해 마법사들을 사냥했던 부패한 마법사들을 척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럽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자취를 감춘 악명 높은 어둠의 마법사 '겔러트 그린델왈드'로 인해 공포감이 퍼져나가자 삼엄한 경계 상태로 돌입하면서 미국 마법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법 의회는 마법 세계가 노출되면 노마지와의 전쟁이 시작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국제 비밀 법령을 준수해야만 맙버계의 보호가 가능하다고 여긴다. 

5. 겔러트 그린델왈드

'그린델왈드'는 덤블도어의 친구였으나 성물에 빠져 흑마법사가 된 사악한 마법사이다. 그는 죽음을 지배하고 싶어 했고 볼드모트와 같은 악한 마법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덤블도어의 동생, 아리애나를 죽이면서 덤블도어와의 우정이 끝나게 되는데, 덤블도어와의 결투에서 패해 딱총나무 지팡이를 잃게 된다. 

영화 속에서 그린델왈드는 죽음의 성물 모양을 한 목걸이를 지니고 있다.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에서도 그린델왈드가 잠시 등장했다. '신비한 동물사전'에서는 무정부주의자로 마법사가 우월한 인종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며 유럽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자취를 감춘 상태로 나온다. 

6. 세일럼 마녀사냥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 머글이나 노마지는 중세시대 이후부터 마법사를 무서워했다. 15세기에는 마녀와 마법사에 대한 박해가 유럽 전역에서 날로 심해졌는데, 세일럼 마녀사냥이라는 것은 1692년, 마녀사냥이 있었던 메사추세추의 세일럼 마을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신비한 동물사전'에서는 마법 의회의 적으로 간주하는 급진적인 반 마법사 단체인 '제2의 세일럼회(NSPS)'가 등장한다. 이 모임의 설립자이자 리더인 메리 루 베어본은 함께 사는 마법사와 마녀를 찾아내고 없애려 한다. 그녀는 젊은 청년 크레덴스와 두 딸을 입양하여 함께 사는데 가난한 아이들과 이웃에게 음식으 제공하며 겉으로는 친절하고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사실은 입양한 아이들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학대한다. 

7. 일버르모니 마법학교

영국에 호그와트 마법학교가 있다면 미국에는 미국 최고의, 그리고 세계 최고의 명문 마법학교, 일버르모니가 있다. 일버르모니는 아일랜드 출신의 마법사 이솔트와 그녀의 노마지 남편 제임스, 그리고 그녀의 양아들 부트 형제 넷이서 17세기에 설립한 마법 학교이다. 호그와트의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래번클로, 후플푸프처럼 일버르모니엔 네 설립자가 좋아하는 신비한 동물들의 이름으로 지어진 기숙사가 있다. 뿔 달린 뱀, 천둥새, 왐퍼스, 퍼쿠지가 그것이다. 영화에서는 서로의 출신인 명문학교에 대한 신경전처럼 잠시 언급된다.

8. 레타 레스트랭

영화 중간에는 주인공 뉴트 스캐맨더의 학창시절 친구로 '레타 레스트랭'과 그녀의 복잡한 가족사가 언급된다. '레스트랭'은 볼드모트의 측근인 죽음을 먹는자, '벨라트릭스'와 어떻게 연결이 될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는 뉴트 스캐맨더가 과거의 연인 레타 레스트랭과 뉴욕에서 만난 새로운 연인 티나 골드스틴 사이에서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9.신비한 동물들

영화의 제목이자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의 추천사인 '신비한 동물사전'은 뉴트 스캐맨더의 걸작품으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공인 교과서로 사용된다. 뉴트 스캐맨더는 여행하면서 다양한 크기의 신비한 동물을 구조하여 마법의 공간이 숨겨진 가방에 넣어 다니며 보살핀다. 신비한 동물들은 X부터 XXXXX까지 마법부 등급이 나뉘어져 있다. (X - 시시함, XX - 무해함/집에서 기를 수 있음, XXX - 유능한 마법사만 다룰 수 있음, XXXX - 위험, 전문가의 지식 필요, 숙련된 마법사만이 다룰 수 있음, XXXXX - 식인 동무르 길들이거나 기르는 것이 불가능함)

영화속에는 반짝이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아하고 두더지와 오리너구리를 닮은 니플러, 매우 얌전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나무 수호신 생물 보우트러클, 날개를 퍼덕이면 폭풍을 만들어내는 청둥새, 나쁜 기억을 지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파충류 나비 스우핑 이블 등 신비한 동물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10. 까메오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까메오로 등장하는 조니 뎁의 캐릭터는 '갤러트 그린델왈드'로 5부작 모두 출연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 나올 두번째 시리즈에서는 친구 덤블도어와 함께 나올 예정이며, 현재 캐스팅 팀이 다방면으로 젊은 덤블도어를 연기할 배우를 찾고 있다고 한다.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포터'시리즈가 나옴에 따라 함께 성장한 관객들을 위한 어른들의 마법 영화이다. 롤링 특유의 주제인 불관용의 위험, 대조되는 관용의 미덕, 억압, 자기 자신에게 진실되게 사는 일, 아웃사이더가 함께 모여 자신의 자리를 찾고 소통하는 것 등 보편적인 공감 등이 빠짐없이 나오며 화려한 마법과 상상력을 초월하는 신비한 동물들 속 등장하는 인간들의 모습은 결국 현실세계의 우리와 닮았다. 마법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 동물학자 뉴트 스캐맨더가 펼칠 앞으로의 모험을 기대해본다. 영화는 16일 개봉.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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