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영화도 다시보자 '명화참고서'…'죽은 시인의 사회'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을씨년스러운 날씨 속에 어느덧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일주일도 남지 않았기에 고3 수험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예민하고 날카로울 것이다. 필자는 수능시험을 치르기 이전에 대학교 합격이 결정되는 운이 따라줬지만,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누가 잘못 건드리면 찔릴 것 같은 고슴도치였다.
 
입시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고3 수험생들을 비롯해 자라나는 10대 청소년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추천할만한 영화를 하나 소개해보고자 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연기파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이었던 '죽은 시인의 사회'다. 
 
명문 사립학교 윌튼 아카데미는 철저하게 정해진 틀 안에서 학생들을 통제하며, 오로지 명문 아이비리그로 보내려고 하는데, 마치 한국 고등학교에서 자주 일어나는 주입식 교육의 전형적인 모습과 흡사했다. 이 보수적인 학교에 본교 졸업생인 영문학 교사 존 키팅, 그리고 본교 출신 수재를 형으로 둔 토드 앤더슨이 흘러들어오면서 학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키팅은 첫 수업시간에 학생들 앞에서 교과서를 찢어버림을 시작으로 하여, 문학과 삶을 하나로 만들고 학생들 스스로의 감정과 현재에 충실하게 만드는 파격적인 수업방식으로 바꿔버렸다. 이를 넘어 "Carpe Diem(현재를 즐겨라)" 이라는 인생 명언을 속삭이면서 수동적인 체계에 묶여 있던 학생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 잠든 낭만과 열정을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키팅의 가르침에 감명 받은 토드와 친구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서클을 기점으로 인생에 전환점을 맞게 된다.
 
하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 서클을 받아들이기엔 기성세대와 학교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마치 고등학생에게는 수능시험과 명문대 입학 외에는 없으며, 이 범위를 벗어나면 쓸데없는 행동들이자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규정지어 제재를 가하는 식이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서클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고, 그들의 행동이 못마땅한 어느 학부모는 서클에 속해 있는 자신의 아들을 이해하기는커녕 일탈로 여겨 그를 심하게 혼내면서 강제 전학을 보내려 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자, 아들은 극단적인 생각을 실행으로 저질러버렸다.
 
   
 
 
그 비극적인 사고의 책임을 전가시키기 위해 학교와 학부모들은 모든 원인을 키팅이 아이들의 사상을 뒤흔들어놓았다고 명분을 만들어 그를 희생양 삼아 학교에서 쫓아내버렸다. 키팅이 떠나는 날, 토드와 반 친구들 일부는 책상 위로 올라서서 떠나는 그의 모습을 향해 인사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죽은 시인의 사회'가 국내에서 학생들에게 꼭 봐야 할 명작으로 손꼽히나, 아이러니하게도 영화가 개봉한 지 30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죽은 시인의 사회' 서클처럼 학생들이 행동하는 것에 터부시하는 모습이 우리 사회에 아직도 남아있다. 예를 들면,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이뤄졌던 집회에 어린 학생들이 참여하는 데 공부는 안하고 왜 거기 가냐는 부정적인 시선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오로지 부모들과 주변 사람들의 기대치에 충족시키려는 목적 때문에 학생들은 오늘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입시에 억눌려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영화 속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그 학생이 정작 듣고 싶었던 말은 "잘했다", "수고했다 OO야"라는 칭찬이었는데, 부모는 자기 기준에서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아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비록 인생 절반도 살지 못해 감히 누구에게 조언할 입장은 안되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후에 태어날 나의 자녀에게 이런 말을 하나 남겨주고 싶다. "무엇을 결정하더라도 남이 골라주는 것이 아닌 반드시 자기 스스로 선택해야 하고, 낭만과 열정을 항상 가슴에 품고 뜨겁게 살아가라"고.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 전체 관람가, 드라마, 
2시간 8분, 평점 : 4.2 / 5.0(왓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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