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솔직히 일본 미술에 대해 말을 하자면, 별로 기대를 안했었다. 교과서에서 보는 일본의 미술이 매우 좀 조잡해 보이고, 작고 얕아 보였기에 내가 추구하는 예술관과는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6개의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한 미술관을 돌아 본 후, 나는 생각이 꽤 바뀌었다. 내 기존 생각이 틀린 것을 아니나, 그 안에 생명이 있고 나름의 진리가 엿들어 있었다.

   
 

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의 서예 작품들이다. 보통 서예라 하면 한자가 대부분이고, 일어는 잘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굵고 얇은 붓으로 강약을 조절하며 나름의 필체를 휘두른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을 막힘 없이 내려 놓은 모습이 선종이 일본에 깃든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기쁘고 공감이 되었다.

   
 

선종을 떠올리니 일본에서 가장 좋았던 유적지인 ‘건장사’가 떠오른다. 건장사는 일본의 무사 정신을 선종을 통해 정화해 현대에도 그 전통이 녹아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툭 트인 전망과 차를 마시는 전통을 잘 보존해서 일본에 처음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종교는 과연 국가를 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현대 미술을 놓칠 수 는 없다. 일본은 가장 먼저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동아시아의 리더였었고, 지금도 많은 현대적 거장들을 낳고 또 전시하고 있다. 일본 모리 미술관에서 우주전을 한 것이 기억이 남는다. 무려 일본 미술관에서는 기획을 하기 위해 4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만다라에서부터 갈릴레이의 천체에 관련된 책, 현대의 천체 관련 설치 미술과 3D같은 효과의 동영상까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일본 미술은 특유의 꼬릿함(?)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쓸쓸함이 느껴지는데, 어떻게 보면 현대인들의 쓸쓸한 단면을 잘 나타내는 것 같아서 슬프다. 사람들이 미술을 통해서 좀 더 개화 되었으면 한다. 일본이 그랬고, 현대인들이 그러길 바란다. “우리는 모두 소우주니까”라는 교수님의 마지막 말씀이 둥둥 떠다닌다.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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