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본사 앞에는 400여 명의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MBC의 비정상적인 현 보도 행태를 지적하며 안광한 사장과 김장겸 보도본부장, 최기화 보도국장 등 보도책임자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

MBC 본부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지금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최순실'이란 이름 석 자가 며칠 전까지만 해도 MBC에서는 금기어였다. 뉴스데스크에서 최순실은 언급해서는 안 되는 신성한 그 어떤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 촛불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야유와 욕설을 듣고 있는 MBC 기자 ⓒ 유튜브 'Leigh' 채널 영상

결의문은 이어 "MBC가 이렇게 되고 말았다. 황우석 논문조작을 폭로하고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안전성을 공박했던 MBC가 이렇게 되고 말았다"며 "지난 10월 29일 시민촛불 현장에서 시민들은 JTBC 기자들에게는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내줬지만, MBC 기자들에겐 길을 내주지 않았다. MBC 기자들은 시민들이 운집한 현장에서 욕설을 듣고 내쫓김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당시 현장에 나갔던 기자들은 시민들에게 "창피하다 창피해", "너네가 기자냐", "집에가라" 등의 심한 야유를 들어야 했다. 

실제로 지금도 JTBC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단독 보도, 꾸밈없는 보도로 인해 전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MBC와 SBS 등 지상파 채널들은 종합편성채널보다 소극적인 보도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촛불집회 당시 시민들에게 응원과 환호를 받은 JTBC 기자들 ⓒ JTBC 방송화면

이 논란이 대중들 사이에서 극대화된 것은 아마도 지난달 25일 손석희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이 순간 시청률 10%를 넘기면서부터였을 것이다. 당시 '뉴스룸'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단독 보도와 손석희 앵커의 진정성 있는 태도로 JTBC 창사 이래 시사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뉴스룸'은 꾸준한 시청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손석희 앵커는 당시 자사 기자들에게 "겸손하고 자중하고 또 겸손하고 자중합시다. 취재 현장은 물론이고, 길 가다 스쳐 지나는 사람들에게까지도. 우리의 태도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라는 장문의 이메일을 전했다. 진정한 언론인으로서 세상의 눈을 무서워하지 말고, 진정한 뉴스를 만들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에 국민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보도 자료를 보고 방송사의 특성을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JTBC는 국민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MBC를 포함한 여타 지상파 채널들은 국민에게 다소 외면당했다. 

10일 모인 MBC 본부는 "뉴스데스크가 살아있었다면 PD수첩이 살아있었다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같은 국정 농단은 결코 없을 것이다. 언론이 두 눈 시퍼렇게 권력을 감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우리 탓이다. 너무 부끄럽고 죄송해서 가슴을 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스의 성향만 보고 방송사 기자들의 특성까지 단정 짓는 등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온 국민이 분노한 만큼 그럴 수밖에 없던 사정도 이해해야 할 것이다.

또한 조금 늦었지만 자신들의 제자리를 찾기 위해 나선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조합원에게 대중들도 응원의 댓글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뉴스 최예슬 dptmf6286@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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