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현여람 개인전 '가족으로부터'가 갤러리 류가헌에서 13일까지 열립니다.

현여람 작가의 '가족으로부터' 작품들은 '가족으로부터'라는 말 뒤에 으레 따르는 사랑이나 행복, 따스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크기와 형태가 다른 조각들은 어딘가로 부터 떨어져 나온 파편 같고, 그 뒤로 번진 푸름은 생채기로부터 흐르는 피를 연상시킵니다. 그림 위로 지나는 굵은 선들은 매듭과 갈등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가의 작업은 '넌 내가 낳았으니까', '넌 나를 닮았으니까', '우린 가족이니까'라는 핑계로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날이 한껏 세워진 말과 행동이 작가의 기억에 하나하나 각인으로 기록돼 쌓였고, 어느새 외형을 갖춰 수집됐다고 하네요.

그 과정에서 가족을 외부로 폭로한다는 죄책감과 두려움도 새어나왔지만, 완전한 작품이 될 수록 내면의 응어리들이 작가에게서 분리됐고, 외부에 놓인 자신의 작품을 통해 그는 비로소 가족이라는 관계와 갈등 그로 인한 자신의 감정과 상처까지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여람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서 그의 '가족으로부터'가 결국 '가족이라는 이름의 타인들로부터'라는 것을 깨닫고, 가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했다고 하네요.

   
▲ #1 현여람 Imprint (cm) 콘크리트, 석고, 아크릴, 펠트, 체리나무 30x45x18cm 2016
   
▲ #2 현여람 Imprint(cs) 콘크리트, 석고, 아크릴, 체리나무 40x25x16cm 2016
   
▲ #3 현여람 Imprint (rm) 콘크리트, 석고, 아크릴, 펠트, 레드오크 30x45x18cm 2016
   
▲ #4 현여람 결 (drawing_트레싱지와 삼베) 종이, 트레싱지, 삼베, 먹, 아크릴 32x45cm 2016
   
▲ #5 현여람 관계의 흔적 아크릴, 유화, 판넬 122X180cm 2016
   
▲ 현여람-좌)가족으로부터(green)판넬, 사진, 아크릴 32x35cm 2016 우) drawing on wood 01 나무, 아크릴, 삼베, 먹 45X28cm, 2016

[글]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사진] 갤러리 류가헌]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