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올해로 16주년을 맞은 '2인극 페스티벌'이 국제적인 규모로 새롭게 탄생했다.

지난 10월 31일 대학로 아트홀마리카 2관에서 그 화려한 막을 연 '제16회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이하 2인극 페스티벌)'이 대학로 뿐만 아니라 각계 각층의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이번 '2인극 페스티벌'은 15회까지의 '2인극 페스티벌'이 대학로에서 열리는 행사며, 2인극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찾는 페스티벌이었다면 16회를 맞아 새로이 특별 참가작을 통해 시청에서 시민들과 미래를 밝게 빛낼 대학생들의 공연을 진행하고, 해외 초청작 섹션을 새롭게 신설해 해외의 실험적 작품들과 함께하는 등 단순히 두 명이 나오는 연극을 모아놓은 것이 아닌 더 큰 비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매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9개의 공식 참가작과 3개의 기획 초청작, 개막식을 연 자유 참가작까지 총 20개의 작품이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매년 변함 없이 집행위원장을 맡아 든든히 자리를 지키는 김진만 연출. 한창 '2인극 페스티벌' 준비로 바쁜 그와 2016년 '제16회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김진만 집행위원장 ⓒ문화뉴스DB

'2인극 페스티벌'이 16주년을 맞아 해외 초청작 섹션을 마련했다. 어떤 공연들인지 궁금하다.

ㄴ 김진만 집행위원장(이하 김진만): 올해가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도에 시작한 '2인극 페스티벌'이 15년 동안 국내 팀 중심으로 200개의 작품을 올렸다. 이제부턴 해외 팀들도 참여해서 세계인과 함께 예술로 소통하는 아트 페스티벌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해외 여러 나라의 희곡, 작품 공모를 진행했다. 2015년에 세계 연극협회(ITI)에 극작분과(IPF)가 있다. 그곳의 회장단이 한국에 방문해 저희와 포럼을 열고 앞으로 '2인극 페스티벌'과 MOU를 맺고 세계 여러 나라의 훌륭한 2인극을 초대해 함께 '2인극 페스티벌'을 일궈나가기로 해서 후원 형태로 해외 작품들을 공동으로 선정했다.

이번 제16회 2인극 페스티벌이 첫 성과가 되겠다.

ㄴ 김진만: 그렇다. 그 이후 ITI/IPF에서 여러 작품과 희곡을 추천받았다. 희곡 부문은 작품으로 만들어내려면 시간이 걸리기에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그렇게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나라의 작품을 추천받아 그중 4개국(중국, 그리스, 필리핀, 일본)을 선정해 제16회 2인극 페스티벌에 올리게 됐다.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어떤 코드가 맞았는지 궁금하다.

ㄴ 김진만: 일단 2인극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해외 여러 나라의 공연예술에 대해 전문적 영역을 갖춘 예술감독을 선정했다. 지금까진 15년간 없던 예술감독제인데 이번에 새로 도입해서 김창화 예술감독을 초대 예술감독으로 선정했다. 그분이 해외 관련 업무를 함께 진행했다. ITI/IPF 부회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계의 다양한 공연을 보고 교류하며 '2인극 페스티벌'에 올라갈 공연을 선정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처음이다 보니 다양한 나라의 실험적 형식을 선보이는 데 중점을 뒀다. 그리스는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 진혼곡'이란 작품인데 이 팀은 연기예술에 있어 독보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여러 나라에서 연기 워크샵을 하고, 기존 작품들의 재구성, 재창작을 통해 실험적 공연을 선보이는 팀이다. 필리핀 팀은 유명한 댄스 컴퍼니다. 무용극 형식을 통해 상도 많이 받고 공연 투어도 다니는 팀이다. 중국 팀은 중국 고유의 형식인 경극을 이용한 '삼차구'란 작품을 2인극으로 바꿔서 공연한다. 일본 팀은 유명한 피지컬 씨어터 중심의 특별한, 실험적 작품을 선도하는 곳인데 '이오네스코'의 '수업'을 실험적인 형식의 피지컬 씨어터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다양한 형식의 2인극을 선보일 수 있게끔 선정했다. 영어로는 저희 페스티벌이 'Korea International Duo Performing Arts Festival'이라고 부른다. 연극 페스티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연 예술을 추구하는 형태로 가고 있기에 이에 맞춰서 해외 초청작을 선정했다.

한국에도 실험적인 작품들이 많이 있다고 보는지.

ㄴ 김진만: 그렇다. 그동안 200개의 작품이 올라왔고, 그 가운데 많은 실험적 작품들이 있었다. 앞으로도 새로운 형태의 실험적인 작품들이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다.

혹시 특별하게 눈에 띄는 작품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ㄴ 김진만: 특정 작품보다는 섹션별로 설명하는 게 좋겠다. 해외 초청작은 앞서 말했듯 실험적 형식을 추구했다. '2인극 페스티벌'이 국내 페스티벌에서 가장 많은 작품이 공모되는 페스티벌일 것이다. 이번에도 90% 이상 창작극으로 된 100편 이상의 작품을 받았고 그 중 9작품을 공식 참가작으로 선정했다. 새롭고 신선한 팀부터 이미 공연계에서 경험이 많은 완숙한 팀들이 모였다. 기획 초청작 섹션은 완성도, 실험성, 의의가 있는 작품을 저희가 선정했다. 지속해서 그런 작품들이 관객과 만날 수 있게 교량점 역할이 되려고 노력했다. '마누라를 찾습니다' 같은 경우 극단 '뿌리'의 40주년 기념 작품이다. 극단 '후암'의 '20세기 작가'는 이전 '2인극 페스티벌'에서 '흑백다방'을 탄생시킨 차현석 연출의 신작이다. '흑백다방'이 워낙 큰 성과를 냈다. 일본, 터키, 에딘버러, 오프브로드웨이 등까지 진출했던 만큼 차현석 연출의 신작이기에 기대가 크다. 나머지 하나는 제 작품이다. 극단 '앙상블'의 'Hole'인데 땅을 파헤치려는 자와 덮으려는 자의 충돌을 다룬 작품인데 내년쯤에 실제로 도심에서 땅을 파며 진행하려는 계획이 있다. 많은 시민과 함께 도심에서 하기 전에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개막식의 자유 참가작 같은 경우 벨리댄스와 2인극을 접목한 작품으로 무용과 피지컬 씨어터를 결합한 형태의 작품이었다.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의 모습을 피지컬 씨어터로 만들어 축제성을 잘 살렸던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새롭게 시도한 특별 참가작 섹션은 대학교 2인극 작품전이다. 3개 대학교의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2인극을 볼 수 있다. 서울 시민청에서 무료로 관객을 만나며 내년부터는 더욱 섹션을 활성화해서 전국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경연 형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게 총 20개의 작품이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특별 참가작이 극장이 아니라 시민청에서 공연한다. 서울시와의 협조도 있었나.

ㄴ 김진만: 서울문화재단에서 2인극 페스티벌을 우수 예술축제로 선정해 다년간 후원 중이다. 그걸 토대로 해서 시민청에서 공연하게 됐다. 시민들과 가깝게 만나고 무료 공연으로 열려 많은 관객이 편안하게 부담 없이 만나게끔 할 예정이다. 누구나 와서 볼 수 있게끔 서울문화재단과 '2인극 페스티벌'이 함께 협력했다.

특별 참가작도 확대 계획이 있다고 했다. 시민들과 만나는 등 형식적으로도 자유롭고, 앞으로도 기존의 '2인극 페스티벌'에서 멈추지 않고 다양하게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올해의 '2인극 페스티벌'은 어떤 목표를 지니고 있나.

ㄴ 김진만: 기존의 '2인극 페스티벌'은 밀레니엄 시대를 여는 의미로 2000년부터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의 출발이자 완성이라 할 수 있는 2인극을 가지고 출발했다. 15년간 200개의 작품을 올렸고 이젠 16주년을 맞아 한발 더 나아가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로 변하며 세계인들과 예술로 소통하는 진정한 의미의 '아트 페스티벌'을 만든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앞의 15년간 초석을 닦아왔다면 이제부턴 그 이상의 것을 본다. 기존에는 유명 페스티벌에 우리가 참가하는 형태가 대부분의 국제 교류 형태였다면 '2인극 페스티벌'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세계 유일의 독창적인 축제다. 이를 전 세계에서 공유하며 문화를 수출하는 개념으로 방향성을 전개하고 싶다. 한국이 '2인극 페스티벌'의 중심, 본국이 되는 거다. 앞으로는 전 세계로 '국제 2인극 페스티벌'을 펼쳐 넓혀서 각 대륙, 나라별로 '2인극 페스티벌'을 하고, 그게 모여 한국에서 최종적으로 개최하면서 한국이 '2인극 페스티벌'의 본국이란 개념을 가져서 문화예술을 수출하는 개념을 만들어간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우리가 라이센스를 가지고 세계인과 함께 공유하는 그런 개념이 되겠다.

인터뷰 중간 '흑백다방'을 만들었던 극단 '후암'의 차현석 연출이 언급됐다. 이외에도 주목하는 연출이나 배우가 혹시 있을지.

ㄴ 김진만: 앞서도 말했지만 20 작품이 모두 소중하고, 각 섹션 별로 개성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므로특정한 뭔가를 알려고 하기보단 관객분들이 자기 취향에 맞는 섹션을 선정해 공연 정보를 직접 찾아보면서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2인극 페스티벌'을 즐기러 올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ㄴ 김진만: 날씨가 급격히 추워졌다. 11월쯤 되면 많은 축제가 마무리되는 시기다. 하지만 '2인극 페스티벌'은 매년 이때 열린다. 추워진 날씨를 녹여주고, 사람의 온기가 그리울 때 그걸 채워줄 수 있는 게 '2인극 페스티벌'이다. 사람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2인극 페스티벌'을 통해 예술의 온기와 행복한 기운을 맘껏 느껴보시길 바란다. 예술로 소통하는 진정한 의미의 '아트 페스티벌'이 될 '2인극 페스티벌'을 잘 부탁드린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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