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공연장에서 자주 듣게 되는 용어들 '알고' 갑시다

[문화뉴스]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더욱 많은 이들이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정한 '문화가 있는 날'이다.

문화가 진정 융성할 수 있는 풍조가 마련되기 바라며, 문화뉴스가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해 평소 혼동하기 쉬운 문화예술계 용어를 소개하고자 한다. 예술 자체는 지성인의 전유물일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소비할 수 있는 예술로서 자리를 잡아야 진정 '문화가 융성하는'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기사에서는 문화생활을 즐기기 원하는 많은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위축되지 않길 바라며, 뮤지컬 공연장에서 접할 수 있는 뮤지컬의 가장 기본적인 단어 네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 디큐브아트센터 로비에서 관객들이 인터미션 시간에 나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문화뉴스 DB

1.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한 쉼표 '인터미션(intermission)'
공연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공연은 1막과 2막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극의 전개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기 위함이자 장시간 앉아있어야 하는 관객들에 대한 배려다. 바로 이 15~20분 남짓한 중간 휴식을 '인터미션'이라고 한다. 이때 관객들은 2막에서도 집중할 에너지를 충전하고, 공연 관계자들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의상과 장면, 음향 등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

인터미션 때는 잠시 공연장을 벗어나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리 아늑한 의자여도 두 시간 넘는 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있기엔 굳은 몸이 비명을 지를 것이다. 특히 무대 효과로 객석 내부의 공기가 다소 탁할 수 있으니 극장 밖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게 좋다. 단, 의외로 시간이 금방 가니 너무 멀리 가는 것은 금물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2막이 시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내 방송이 잘 들리는 곳에 있도록 하자.

 

 

   
▲ 뮤지컬 '라카지' 리플렛 ⓒ 뮤지컬 라카지 트위터

2. 공연의 '음미'를 위한 조그마한 종이 한 장 '리플렛(leaflet)'
공연의 정보를 담고 있는 단 한 장의 종이. 우리는 이것을 흔히 '팸플릿(pamphlet)'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팸플릿은 '소책자'나 '작은 책자'로서의 의미가 강하니, '리플렛'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리플렛은 작품의 이해를 돕는 작은 설명서다. 공연을 보기 전, 극장 앞에 배치되어 있는 리플렛을 참고해 작품의 내용을 미리 익혀두면 보다 수월한 작품 이해가 가능하다. 또한 공연을 보고난 후에 리플렛을 참고한다면 연출가나 창작자들의 의도를 보다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작품의 여운을 음미하며 감상하는 시간들도 관객들의 풍성한 향유를 위해 꼭 필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극장 앞, 관객들의 감상을 돕기 위해 배치되어 있는 작은 종이 한 장. 이제는 작품을 '음미'하기 위해 한 번씩 리플렛을 훑어보며 공연의 여운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3. 뮤지컬의 핵심 요소 '넘버'
뮤지컬에서는 작품에 삽입된 곡을 지칭하는 용어가 따로 있다. 바로 '넘버'라는 단어다. 음악과 춤이 극의 서사 전개에 맞물리는 '뮤지컬'이라는 장르에서 노래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요소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가 갖춰진 뮤지컬일지라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넘버의 유무가 작품의 흥행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여전히 수많은 관객들에게 불려지고 사랑받는 대표 넘버로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넘버 '대성당들의 시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넘버 'The Phantom of the Opera',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넘버 'One day more' 등이 있다.

'넘버'라는 용어의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야기라는 뼈대에 음악이라는 살이 붙게 되는 장르적 특성상 음악의 제목보다 '순서'가 중요하게 됐다고 추측될 뿐이다. 뮤지컬의 노래는 전개에 따라 수시로 가사와 순서가 바뀌기도 하고, 같은 노래도 편곡을 통해 다른 곡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뮤지컬을 만나기 전에 미리 들어본 넘버는 감동스러운 관람을 유도하기도 한다. 또한 좋은 넘버를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해 일상에서도 듣는다면, 뮤지컬 관람의 순간을 계속 향유하게 하는 팁이 될 것이다.

 

 

   
▲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요 배우들과 앙상블 ⓒ 레미제라블코리아

4. 주요 배우 뒤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앙상블'
뮤지컬 프로그램 북이나 오늘 공연의 캐스트를 확인할 때 발견하게 되는 낯선 단어가 있을 것이다. 바로 '앙상블'이라는 단어다. 주요 배우들 사진 밑에는 캐릭터 역할의 이름이 매치되지만, 조연 배우들의 사진 밑에는 그저 '앙상블(ensemble)'이라는 단어가 매치되곤 한다.

앙상블은 본래 '함께, 동시에'라는 뜻으로, 뮤지컬에서의 '앙상블'이라는 단어는 코러스 배우를 뜻한다. 주요 인물 뒤에서 춤과 배경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들인 셈이다. 이들은 주요 배우들의 넘버에 아름다운 화음을 제공해 좀 더 풍족한 노랫소리를 만들어준다. 앙상블의 규모나 실력에 따라 뮤지컬 작품 자체에 대한 규모와 실력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실력 있는 앙상블 배우들이 포진돼 있어야 작품 자체의 보다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예술 작품은 혼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앙상블은 그런 의미에서 공연예술의 본질적 의미를 가장 잘 담고 있는 파트다. 어느 한 명의 뛰어난 기량보다는 서로 어우러지는 '합(合)'이 매우 중요하다. 앙상블의 훌륭한 하모니가 들려오는 공연이라면, 커튼콜 때 주요배우 뿐만 아니라 수고한 앙상블들에게도 마음껏 기립박수를 쳐주는 것은 어떨까?

한편, '문화가 있는 날'은 정부의 '국정기조'인 문화융성의 대표정책으로 문체부가 융성위와 함께 2014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누구나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영화관, 공연장, 미술관 등 전국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국민 문화향유 확대 캠페인이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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