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일본극단 청년단이 '서울시민'과 '서울시민 1919'를 히라타오리자의 연출로 31일까지 연속으로 공연된다. 그리고 바로 이어 같은 세트와 조명 아래서 이윤택 연출의 '서울시민 1919'가 연희단거리패의 부산 가마골소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젊은 배우들로 꾸려진 공연을 선보인다.

전혀 다른 두 명의 연출가가 같은 세트 위에서 한 작품을 공연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묘한 관계 속에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는 '서울시민' 이라는 작품을 어떤 성향으로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서울시민 1919'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리얼리즘 기수인 작가이자 연출가인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이다. '서울시민'으로 한국에서는 연출가 이윤택에 의해 2003년 선보여진 바 있다. 이후 다시 한 번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 개관을 기념해 히라타 오리자의 일본극단 청년단이 '서울시민'과 '서울시민 1919'를 공연하고 연속으로 한국 연희단거리패의 '서울시민 1919'가 이윤택 연출로 공연을 한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하기 직전의 서울에 사는 일본인 일가 생활을 그린 '서울시민', 1919년 3월 1일 한나절의 일본인 일가의 모습을 그린 '서울시민 1919', 한일 합작공연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과 일본 가족이야기 '강건너 저편에' 등 꾸준히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히라타 오리자는 90년대 일본 연극계에서 이른바 "조용한 연극" 붐을 일으키며 극리얼리즘(하이파리얼리즘)의 새바람을 몰고 왔다고 평가 받고 있다.

'서울시민 1919'는 지난 2000년 일본 토가 연극제에서 선보인 바 있으며, 히라타 오리자는 이 작품에 대해 "한나절의 일본인들 모습을 철저한 코믹으로 그려냄으로써 식민지 지배자의 우스꽝스러운 고독을 드러나도록 했었다"고 말했다.

1919년 3월 1일 정오 12시에 오후 2시 사이 경성에 사는 일본인 가정의 모습을 그린 '서울시민 1919'는 '세월이 좋다', '間', '코마치호우덴' 등 일본 연극인들과 꾸준히 공동 작업을 해왔던 연출가 이윤택에 의해 상당히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그는 조선인과 일본인이라는 이분법적 구분 자체를 무너뜨리면서 '그들은 지금 어디로 무엇을 향하여 가고 있는가?' 질문한다.

이윤택 연출의 화두는 바로 '1919년 정오에서 오후 2시 사이 그들은 어디로 떠났는가?' 라는 질문이다. 원작에서 나타내지 못했던 조선인의 정체성에 대한 해석으로 다가선다. 이윤택 연출의 시점은 1919년 3월 1일 오후 12시부터 낮 2시 사이란 시간, 서울의 일본 중산층 가정이란 공간속에서 조선인의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식민지 시민들이 어떻게 자기부정의 탈을 벗고 역사적 선택으로 나아가는가를 추적한다.

극단 청년단의 '서울시민'과 '서울시민 1919'는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연희단거리패의 '서울시민 1919'는 다음 달 1일부터 6일, 11일부터 13일, 18일부터 20일까지 매주 금, 토, 일요일 공연이 이뤄진다. 문의 및 예약은 02-763-1268로 하면 된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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