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거장' 김기덕 감독은 왜 다시 남북관계를 다뤘을까?

 
9월 28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그물'의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의 경계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 했던 일주일을 담은 드라마다. 제7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제41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된 김기덕 감독의 신작으로 6일 개봉했다.
 
김기덕 감독은 '풍산개'(2011년), '붉은가족'(2012년) 등 제작으로 참여한 작품도 남북문제를 다뤘다. 김 감독은 "내가 예전에 만든 영화 '수취인불명'(2001년)을 보면 명계남 씨가 연기한 상이용사가 나온다. 김영민 씨도 아들로 등장한다. 그 이야기가 유일하게 자전적인 이야기다. 실제 혼혈아 친구도, 백태 여학생도 동네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6.25 전쟁에 참전해서 실탄 4발을 맞으셨고, 평생 병상에 누워계시다 돌아가셨다. 그것이 어린시절 극단적인 적대감으로 작용해서 해병대에 갔다. 그래서 적대적 감정으로 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제대 후의 개인적 분노로만 남북관계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왜 이야기를 하냐면, 그때나 지금이나 남북관계가 별반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풍산개'나 '붉은 가족'을 보면 외세에 의한 적대심이 들어있다. '풍산개'를 보면 무기를 서로 넣어주니, 강한 무기를 들고 적대적으로 경쟁하는 이미지가 있다. '붉은 가족'도 이데올로기로 무장된 가족의 대립이 있다. '그물'도 마찬가지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기덕 감독은 "이런 이야기가 아버지로부터 비롯됐는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조금 있으면 이산가족 세대도 돌아가실 것이고, 정말 2개의 국가로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러면 많은 사람에게 한이 될 것 같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열강들 사이에서 이 땅이 그들의 대리전 전장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 우리를 직시해보자는 뜻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또한, 다행히 15세 관람가가 나와서 미래의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며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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