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괴벨스극장' 중 괴벨스의 대사

[문화뉴스]

 

   
 

"너희들 모두가 구원받기 위해 나 하나를 죄인으로 만드는 거야?"

파울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는 독일 나치스 정권의 선전장관이었다. 국민들을 전쟁에 동원하기 위해 그는 저열하면서도 뛰어난 선전 전략을 펼쳤던 사람이다. 어린 시절의 괴벨스는 학업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러나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굽어, 장애인이라는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의 콤플렉스는 그의 사상체계가 확립되는데 큰 기여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연극에서의 괴벨스는 주변과 '다름'으로 인해 차별을 받았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울부짖는다. 그는 차별의 역사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진행되어왔는지 감각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형벌, 하나의 절대자, 하나의 음성이 만들어낸 낙인. 그 낙인에 찍힌 이는 차별을 당해도 마땅하고, 그 차별의 대상들로 인해 차별의 주체들은 자신의 우월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난 존재하는 절대자의 음성을 들을 거야. 내가 낙인을 찍을 거야!"

그는 '하나님의 형벌'이라 불리던 자신의 불행한 장애에서 벗어나, 히틀러와 함께 새로운 낙인을 만들어낸다. 바로 유태인이라는 낙인이다. 나치즘은 끝이 났지만, 파시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괴벨스는 "너희들이 계속 방관자로 남는다"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 예고한다. 그렇다. 절대적인 권력, 개인을 전체의 부속품으로 보는 폭력, 예술을 검열하고 통제할 수 있는 압력의 가능성은 시공간을 초월하고 언제나 우리의 곁에서 자신들의 세력이 강력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차별을 또 다른 차별로 극복하고자 하는 내적 동력만큼 파시즘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기제는 없을 것이다.

  * 연극 정보
   - 연극 제목 :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괴벨스극장>
   - 공연날짜 : 2016. 9. 27 ~ 10. 2.
   - 공연장소 :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
   - 작가, 연출 : 오세혁, 이은준
   - 출연배우 : 성노진, 박완규, 김은우, 김병건, 신사랑, 홍수민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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