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 크리스탈 ⓒ 신일섭 기자 
 
[문화뉴스] 춤이 너무 좋아서 시작한 스윙댄스. 취미로 시작해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전업댄서'가 된 놀라운(!)사람들을 만나보려 한다. 그들의 화려한 스텝 속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프로페셔널 스윙댄서 커플인 정우(본명 : 홍정우) - 크리스탈 (본명 : 이수정)을 만나보고 왔다. 이 두 커플은 현재 수다스윙 아카데미와 몬스터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고, 전문 스윙댄스 공연팀인 몬스터(린디합), 수펄스(발보아), 비긴즈(쉐그) 팀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09년부터 아시아 대표 발보아 행사인 'Asia Balboa Classic(구 KBF)'을 주최하고 있다.

 

국내최초로 린디합, 발보아, 쉐그, 솔로찰스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챔피언을 차지한 경력의 소유자, 가수 아이유의 스윙댄스 선생님이기도 한 이들을 만나봤다.
 
이 두분과의 첫 대화는 사전 질문지를 훑어보니 술 한잔 해야할것 같다는 농담을 던지며 유쾌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스윙댄스를 언제 처음 시작하게 됐나?

ㄴ 크리스탈 : 스윙댄스는 2002년 '열린스윙'이라는 거리 공연을 보며 처음 접했다. 열정적인 공연을 끝내고 땀을 흘리는 어느 댄서에게 호기심이 생겨 물어봤다. '이 춤은 무엇이고 어디서 배울수 있는건가요?' 그렇게 스윙댄스를 배우기로 결심하였고, 2004년 눈 내리는 2월 나홀로 강습을 신청하게 되면서 24살에 스윙댄스에 빠지게 됐다.

 
 정우 : 대다수의 댄서가 그렇듯이 주위의 소개로 시작하게 되었다. 어느 날 친구가 나에게 어느 건물 지하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사람들이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친구는 나에게 알리지않고 신청과 입금을 다 해놓았더라. 그래서 친구와 함께 그때 스윙을 처음 접하게 됐다.
  
수다 스윙이라는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원래 두 분이 스윙댄스 이전에 다른 춤을 췄다고 들었다.

ㄴ 정우 : 대학입학 후 남들을 놀래킬 수 있는 장기를 마련하고 싶어 장기간 힙합을 배웠다. 정말 재미있었지만 10대가 대다수이고 젊은세대를 위한 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스윙댄스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 춤이야말로 연령에 상관없이 평생 출 수 있는 춤이다 싶었다.

 
크리스탈 : 두 살 때부터 텔레비전에서 음악이 나오면 몸을 흔드는 아이라고 부모님이 그러시더라. 그러다가 초등학교 3학년 무용과목을 가르치시는 담임선생님의 눈에 띄어서 한국무용을 배우게 됐다. 무용인의 진로를 바랬었으나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로 인문계로 진학하여 꿈을 접고 살다가 스윙댄스를 만났다.
 
둘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

ㄴ 크리스탈 : 첫 만남은 2006년 '부기우기'라는 스윙댄스공간에 춤을 추러 가서 만났는데, 정우님이 춤을 신청하여 추는데 영화의 줄거리가 스쳐지나가듯 인상적인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열린 스윙대회에 정우님이 같이 출전해보자고 제의해서 파트너로 만나게 되었다.

 
정우 :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내가 파트너를 신청하고 무려 한 달을 기다려서야 답을 받았다. 아무래도 여러모로 재봤었던 것 같다(웃음). 파트너를 시작하고 나서 서로 춤에 대해서 생각과 경험이 다르다보니 자극이 되면서도 좌절도 많았다.
 
국제대회에서 춤을 추고 있는 크리스탈과 정우 

전문 댄서가 되는 것은 언제 결정한 것인가?

ㄴ 정우 : 처음에는 전문 스윙댄서를 생각하지도 않았다. 힙합은 오래 추지 못할 것 같았고 스윙댄스는 즐거운 취미생활로서 계속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강습을 할 기회가 생겼는데, 취미에 드는 비용을 같은 취미에서 충당할 수 있으니 긍정적인 방향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하고싶은 공부와 취미를 더 하고자 2008년 스웨덴 허랭 스윙캠프를 다녀온 것이 전환점이 되었다. 다녀오고 나서 느낀 바를 공유하고자 크리스탈과 함께 강습을 시작하게 됐다. 그 이후 꾸준한 강습과 국내외 활동이 자연스럽게 전문인의 길로 이어지게 된것 같다.
 
둘이 파트너가 되면서 매우 힘들었을 텐데? 많이 싸우지 않았나?

ㄴ 정우 : 크리스탈이 1년 선배였기에 후배로써 따라잡고 인정받으려고 부단히 노력을 많이 했다. 크리스탈도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려 했지만 리더의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했었다. 그런 아픔 속에서 서로 많은 걸 배웠다. 나는 춤에 대한 것을 배우고, 크리스탈은 스윙을 가르치는 법을 배웠다.

 
 
 
파트너가 말을 안 들으면 어떻게 했나?
ㄴ 정우 : 서로를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 끝없는 대화가 필요했다. 예를 들면 가장 기초가 되는 트리플 스텝을 가지고 3년 동안 싸웠다. 그러면서 나름 깨달음을 얻었다(웃음).  초기 댄서는 춤에 대해서 옮고 그름을 찾으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춤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알게되기 때문이다.
 
크리스탈 : 서로를 인정하기까지의 시간이 힘든것 같다.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삐지기도 하고, 울기도하면서 점점 다른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런 시간이 3년이 걸렸다. 다투더라도 결국에는 서로 춤을 추러 가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나니 계속 갈 수 있었다.
 
서로 파트너이면서 연인으로 알고 있다.

ㄴ 정우 : 스윙댄스를 열정적으로 추는 크리스탈에게 이성으로서 매력을 느꼈다. 만남 초기에 고백을 했었지만 1초 만에 거절당했었다. 당시 크리스탈은 "스윙댄서와 절대 연애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다.

 
 "하지만 파트너로서 옆에서 꾸준히 기다려왔고 결국 1년 후에 크리스탈의 마음이 바뀌었다."
 
크리스탈 : 처음부터 이 남자가 정말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옆에서 파트너로 지켜보며 오랜 시간이 흐르다보니 제법 믿을만한 사람인것 같아 함께하기로 했고 그 후로 더 많은 것들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더 싸우게됐다(웃음). 
 
 
문화뉴스 신일섭 기자 invuni1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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