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1승 1패.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가운데 넥센은 잠실로 장소를 옮겨 시리즈 3차전을 맞이한다. 내심 안방에서 2승을 노렸던 넥센은 방망이의 부진으로 계획이 어긋났다.

현재 로테이션상 선발진이 소사-밴헤켄-오재영 3명뿐인 넥센은 1~2차전을 이겼다면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LG를 맞이했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리드를 허용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여있다.

넥센은 올 시즌 52홈런의 박병호와 40홈런의 강정호 그리고 201안타의 서건창 등 주전 5명이 3할 타율을 기록했고 7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나 박병호, 강정호, 서건창은 골든글러브 수상은 당연시되고 있고 나란히 MVP 후보에도 올라와 있다.

이러한 올 시즌 넥센의 타선은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역대급 타선이라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들어와서는 약속이나 한 듯 집단 부진에 빠져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팀의 돌격 대장이자 리드오프인 서건창의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 서건창은 플레이오프에서 7타수 1안타 1타점에 그치고 있다. 1안타 역시 2차전 점수 차가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나와 의미는 크게 없었다.

   
▲ ⓒ 넥센 히어로즈 구단 제공

서건창은 올 시즌 타율 .370을 기록했고 리드오프 출장시 .369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최강의 1번 타자로 손꼽혔다. 이런 서간창이 공격루트를 뚫지 못하자 좀처럼 득점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2번과 3번 타자인 이택근과 유한준이 부진 역시 뼈아프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부터 강한 2번 타자를 원했다. 2번이 강하면 찬스 자체가 자연스레 중심 타선으로 넘어가 득점을 하는 데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이택근과 유한준 역시 좀처럼 터지지 않자 넥센은 사실상 리드오프가 박병호가 되었고 강정호와는 테이블 세터를 꾸리는 셈이 되었다. 

그러나 4, 5번인 박병호와 강정호 역시 좀처럼 한 방이 터지질 않고 있다. 결국 상위 5명의 선수가 각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선수들의 합계 성적을 보면 당연히 타율은 저조하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타율보다 더 걱정인 것은 삼진의 개수이다. 삼진의 개수가 안타보다 배로 많다는 점인데 1차전엔 상대 선발 우규민에게 5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당했고 2차전에선 신정락에게 7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허용했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이제 겨우 2번째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는 넥센은 아직도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려스러운 점은 또 하나 있다. 바로 구장별 성적이다. 넥센은 안방인 목동에서 그야말로 화력 쇼를 뽐냈다. 3할이 넘는 타율과 경기당 2개에 가까운 홈런을 기록하였고 득점은 거의 7점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넓은 잠실구장에선 현저하게 성적이 떨어진다.

여기에 50홈런 타자 박병호는 잠실에서 16경기 동안 단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 말은 잠실의 주인 이였던 두산과 LG가 구장을 효과적으로 넓게 사용한다는 뜻이다. 선발투수가 단 3명인 넥센은 반드시 득점지원이 필요하다. 선취득점은 더더욱 필수이고 될 수 있으면 LG보단 상대적으로 불펜이 불안하므로 접전 상황을 피해야만 한다.

과연 넥센이 잠에 취해있는 방망이를 깨울 수 있을지가 이번 시리즈의 열쇠인 것 같다.

[글] 박종현 문화뉴스 스포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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