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아리랑페스티벌'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열려

   
▲ 지난해 서울아리랑페스티벌 공연 모습. ⓒ 서울아리랑페스티벌 조직위원회

[문화뉴스] 서울의 심장인 광화문광장 곳곳에서 아리랑이 울려퍼진다.

 
서울시와 서울아리랑페스티벌조직위원회 공동주최로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펼쳐지는 시민참여형 복합문화예술축제 '2016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이 그 무대다.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2013년 시작해 올해로 4회를 맞는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은 민간 재원으로 만드는 국내 최초의 공공문화예술축제로, 매년 10만~12만여 명이 참가한다.
 
이를 알리기 위한 기자간담회가 22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엔 윤영달 조직위원장, 신연숙 집행위원장, 주재연 예술감독이 참석했다. 윤영달 조직위원장은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은 보여주는 축제가 아니라 스스로 찾아와 즐기는 축제, 참여하고 서로 나누는 축제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조직위원장은 "올해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이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젊은 세대의 참여 확대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래서 주제를 '청춘! 아리랑'으로 설정했다.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을 판으로 삼아 판놀음도 하고, 길놀음도 하는 판놀이길놀이를 통해 한국적 퍼레이드의 전형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 윤영달 조직위원장이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인사말에 이어 주재연 예술감독의 발표가 이어졌다. 그는 "아리랑의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했고, 사람들이 즐겁게 놀자는 취지에서 페스티벌은 시작됐다"며 "우리 축제가 세 가지를 모두 추구하고자 한다. 먼저 축제 준비를 통해 참가할 수 있는 '축제성', 민간자원으로 만든 축제이지만 아리랑이 가진 가치의 나눔을 시대 상황에 맞게 주제를 설정해 플랫폼을 만드는 '공공성', 끝으로 단순히 아티스트들이 와서 돈 받고 몇 곡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제시하는 주제, 아리랑에 대해 음악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해 함께하는 '예술성'에 다 욕심을 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주제인 '청춘! 아리랑'에 대해 주재연 예술감독은 "청춘이라는 단어가 활기찬 의미로만 사용되지 않고, 어두운 면이 많이 주목받았다. 청년실업, 이태백 등으로 일컬어지는 20대 청춘들에게 아리랑을 통해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전하고, '제2의 청춘'을 사는 중장년층에게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라는 작은 놀이판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그 설정 배경을 밝혔다.
 
14일 '아리랑세마치, 1926'으로 시작하는 개막공연 '청춘! 아리랑'에선 캘리그래피로 수놓는 한지 패션쇼 '한지의 노래, 아리랑의 맵시', 각국의 '아리랑'을 합창하는 '세계랑 아리랑'이 진행된다. '세계랑 아리랑'에 대해 주 예술감독은 "외국 게스트를 초청하는데, 우리의 '아리랑'만이 소중한 것이 아니라 외국에도 '아리랑'과 같은 정신의 노래를 소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청춘! 아리랑' 공연엔 약 60명이 구성된 서울아리랑페스티벌오케스트라, 이춘희 명창, 진성원 테너, 가수 소향 등이 출연한다. 특히 이번 공연엔 1926년에 태어난 시민지휘자가 지휘를 맡았다. 주 예술감독은 "올해로 나운규 감독의 '아리랑'이 개봉한 지 90년이 됐다. 그 해 태어나신 분을 시민지휘자로 부탁드렸다. 여전히 청춘처럼 활동하는 것을 보고 청춘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 주재연 예술감독이 축제 소개를 하고 있다.
 
개막공연 후엔 청춘토크콘서트 '아리랑이 청춘에게'가 진행된다. 청춘 멘토가 우리 시대 청춘이 고충을 듣고 공감하는 시간으로, 인디밴드와 국악 연주자가 연주하는 아리랑으로 희망을 전달할 예정이다. 여기에 노래, 춤, 악기, 퍼포먼스 등 형식에 제한 없이 자신만의 아리랑을 뽐내면 서울아리랑페스티벌조직위원회가 참가자의 이름으로 '아시안프렌즈'에 1만원을 기부하는 '당신이 아리랑'이 진행된다.
 
페스티벌 2일 차인 15일엔 록의 전설 전인권밴드, MC 스나이퍼,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분리수거 밴드가 출연하는 '춤춰라 아리랑'이 열린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아리랑을 선보이는 세대 공감의 무대로, 스탠드형 콘서트로 진행된다. 그뿐만 아니라 전통연희와 창작 연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연희랑 아리랑' 무대가 열린다. 풍류의 흐름(사물놀이), 백년일로(국악 명인들의 공연), 화조풍월(해설이 있는 무용공연), 장생 날다(공중줄타기), 이 땅의 굿-씻김(해남 씻김굿) 등 다양한 연희로 구성됐다.
 
16일엔 아리랑을 주제로 전국의 프로와 아마추어 예술가가 벌이는 경연 '제4회 전국아리랑경연대회'가 열린다. 주재연 예술감독은 "상을 목적으로 오시는 분도 있겠지만, 지난해 경우엔 오카리나 악기를 가지고 동호인 100명이 참석한 단체가 있다. 올해는 200명 정도가 참석하고 싶다고 한 바 있다. 오카리나 악기를 대표하는 분들이 자기 경연대회에서 좋은 상을 못 받았음에도 같이 광화문광장에서 즐겁게 놀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축제의 프로그램도 중요하겠지만, 즐겁게 놀았다는 것을 칭찬처럼 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 '청춘불패 줄다리기 꾸밈새 콘테스트' 포스터.
 
또한, 지난해 줄다리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해 광화문 한복판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26호인 '영산 줄다리기'가 진행된다. 총 길이 약 90m, 무게 약 30톤에 이르는 줄을 2천여 명의 시민이 죄고, 풀고, 당기는 공감과 화합의 장이다. 주 예술감독은 "광화문광장에서 평생 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개인 참가자와 회사 단체 참가자 등 다양하게 천 명 정도 현재 접수를 하였다"고 말했다.
 
약 2천여 명의 식사비 지원이 이뤄진다면 예산이 많이 소모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주 예술감독은 "식사비는 지원하지 않았다. 혜택을 준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양편으로 나눠서 드레스코드를 줬다. 한 편은 파란색, 다른 편은 빨간색 옷을 입고 오라고 했다. 축제를 참가하는 것에 '자신이 준비한다'는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줄다리기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편으로 나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묻자 주 예술감독은 "사실 고민을 다양하게 했다. 서울의 강북권과 강남권 주민을 나눠서 한다거나, 장군이 줄 위에 올라서는데 중국과 미국의 대사를 올려야 하나 고심했지만, 의도가 달라질 것 같았다. 잘사는 지역, 못사는 지역 논쟁이 발생하거나, 정치적 해석이 가능할 것 같아 결국 포기했다"고 답했다.
 
끝으로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 '판놀이 길놀이'가 열린다. 광화문광장을 무대로 5천여 명의 시민이 연주와 노래, 춤, 가장행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리랑을 즐기며 표현하는 행진이다. 이날 열린 주요 행사와 조형물 공모전, 야외 조각전, 꾸밈새 콘테스트 등 축제 참가자는 물론 현장 관람객까지 모두 참여하는 자리다.
 
   
▲ 신연숙 집행위원장이 나운규 감독의 미공개 사진을 소개했다.
 
한편, 신연숙 집행위원장이 제2회 서울아리랑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서울아리랑상은 아리랑의 가치 공유와 확산을 위해 서울아리랑페스티벌조직위원회가 지난해 제정한 상이다. 초대 서울아리랑상은 1886년 아리랑을 서양식 음계로 처음 채보해 전 세계에 알린 호머 B. 힐버트 박사에게 돌아갔다. 제2회 서울아리랑상 수상자는 영화 '아리랑'의 나운규 감독으로 선정됐다.
 
신연숙 집행위원장은 "1926년 10월 1일 단성사에서 개봉한 영화 '아리랑'을 통해 일제강점기하에서 고통을 겪던 청춘들의 시대적 아픔을 남아내면서, 민족혼의 불씨를 곳곳에 되살림과 동시에 주제곡 '서울아리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데 이바지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한, 아리랑 연구가인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가 소장한 나운규 감독의 미공개 사진도 선보였다.
 
그러나 이번 축제에 대한 취재진의 지적도 이어졌다. 여러 축제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축제만의 정체성은 무엇이냐는 내용이었다. 주재연 예술감독은 "과거 이어령 선생님에게 아리랑 축제를 만들 때,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할 지 여쭤봤다"며 "'아리랑' 노래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리랑'은 여러 장소에서 전해져 내려왔으니, '아리랑'이라는 단어의 울림으로 축제를 기획해보라고 조언해주셨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주 예술감독은 "우리나라의 현재 축제들을 보면 공연예술 중심 축제보다 관광 자원화된 축제가 많다. 이 축제는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 그 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축제 구성의 기본 전제였다. '아리랑'은 민족의 노래라고 설명하기보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여러 중요한 시점에서 불린 노래라고 보여주고 싶었다. 남·북 단일팀이 우승할 땐 국가 대신 연주됐고, 2002년 월드컵 당시 응원가로 결집력을 보여줬다. 민요 '아리랑'이 아닌, '아리랑'이라는 단어에 놀이문화뿐 아니라 음악적, 예술적으로 표현 가능한 메타포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 지난해 서울아리랑페스티벌 공연 모습. ⓒ 서울아리랑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축제의 정체성 지적에 대해 주 예술감독은 "정선, 밀양 등 지역에서도 아리랑 축제가 열린다. 그 지역의 아리랑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면, 우리는 나운규로부터 촉발된 '서울 아리랑'의 전개 과정이 주요했다. 축제에 '아리랑'을 어떻게 즐겁게 놀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고 이야기했다.
 
콘퍼런스 등이 일정에 빠진 것에 대해 신연숙 집행위원장은 "축제를 준비하면서 심포지엄을 할 예정이었다"라며 "이번 페스티벌이 끝나면, 학술심포지엄을 올해부터 정례적으로 할 계획이다. 콘퍼런스 형태로는 따로 진행하지 않지만, 국내의 아리랑 박사를 비롯해 아리랑 연구만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을 자문위원으로 모셔 행사를 준비했다. 서울시와 함께 아리랑에 대한 시민 의식 조사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성북구에 있는 아리랑 고개에서 행사가 열리지 않은 이유를 묻자 신연숙 집행위원장은 "아리랑 고개를 충분히 고려했는데,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기엔 공간이 넓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광화문광장을 택한 이유는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무렵, 연희 집단이나 놀이패 집단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기 때문이었다. 당시 '아리랑'이 불렸다는 역사성을 토대로,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한국적 콘텐츠를 집대성하는 축제인데, 광화문광장이 서울시 한복판인 것도 고려해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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