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듣기 좋은 앨범

[문화뉴스] 똑같은 하루하루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나를 꺼내주는 것은 무엇일까. 억새꽃 만발한 이 가을날, 차분히 듣기 좋은 앨범을 소개해본다. 

수많은 기억의 일면 속에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고 섬세하게 풀어나가는 남성 듀오 '피콕'의 첫 데뷔 앨범 '아프리브아제(apprivoiser)'을 추천해본다. 피아노와 일렉 베이스를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음악을 하는 피콕은 음악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다. 

지난 7월 발매된 피콕의 첫 앨범에서, 타이틀 곡 '길들여지다'는 일, 사랑, 친구, 가족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져 혼자만 남겨지는 듯한 쓸쓸함과 외로움 모든 길여진 상황에서의 이탈과 그로 인한 두려움을 표했으며, 피아노와 오케스트레이션 연주가 주를 이루는 아름다운 곡이다.

신스사운드를 시작으로 잔잔한 피아노 선율에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이 가미된 감성적인 '옥'은 헤어진 연인에 대한 미련의 감옥에 갇혀 사랑을 나눴던 보석 같은 순간에 대해 그리움의 감정을 모티브로 험함과 귀함의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는 '옥'이란 단어로 표현한 곡이다.

읊조리는 듯한 보컬과 첼로연주를 연상시키는 베이스의 볼륨 및 스타카토연주가 돋보이는 '여름밤'과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를 기타 사운드와 새벽의 고요한 느낌을 살린 베이스의 슬라이드 바 연주가 가미된 '비오는 새벽이면'은 떠나간 연인에 대한 빈자리가 주는 느낌을 날씨와 시간을 통해 마음의 쓸쓸함을 표현한 곡이다.

쓸쓸한 저녁을 표현한 피아노 선율과 신스 사운드로 시작하는 '숨바꼭질'은 해 질 무렵, 술래가 된 꼬마아이가 다른 친구들이 모두 집에 들어간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찾고 있는 모습과 이미 떠나간 연인에 대해 부질없는 미련의 감정을 오버랩시켜 표현한 곡이다.

곡과 곡 사이에 아름다운 선율로 이어지는 '미로', '숨바꼭질', 'b'은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감정의 변화를 바로 보여주는 연주곡으로 앨범에 이야기를 더해주는 소중한 곡들이다.

문화뉴스 오동균 기자 (뮤직칼럼니스트) kmc@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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