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와 투수, 내야수 등 센터 라인 보강에 중점

▲ 지명회의 직후 스카우트팀 포함, 구단 관계자와 함께 한 롯데의 루키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 서울 호텔' 그랜드불룸에서는 내년 시즌 신인으로 활약하게 될 선수들을 뽑는, '2016 제2차 신인지명 회의(이하 드래프트)'가 열렸다. 늘 그렇듯, 드래프트 현장은 어떠한 구단이 어떠한 선수를 뽑을지 알 수 없는, 상당히 역동적인 현장이다. 그 현장에서 어느 팀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지명권을 행사하느냐의 여부가 드래프트가 지닌 매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동적인 공간에서 전체 3번 지명권을 보유한 롯데 자이언츠는 마산용마고 포수 나종덕을 시작으로 투수 6명과 내야수 3명을 지명했다. 일부 팬들은 '투수가 부족한 롯데 사정을 감안해 보면, 1라운드를 수준급 투수를 지명하는 데 썼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1차 지명을 포함하여 11명의 신예 중 무려 7명이 투수라는 사실까지 놓쳐서는 곤란하다. 그만큼 롯데 스카우트 팀은 각 라운드에서 즉시 전력이냐 육성이냐를 놓고 포지션별로 적절한 선택을 했던 셈이었다. 야구 읽어주는 남자/야구 보여주는 남자 20번째 이야기는 바로 '신인지명회의. 그 후' 네 번째 이야기, 롯데 자이언츠의 신인지명 리뷰에서부터 시작된다.

롯데 자이언츠 드래프트 키워드, '센터 라인'

재미있는 것은 투수 7명과 내야수 3명, 포수 1명의 공통분모는 '센터 라인'에 있다는 점이다. 언젠가 1군 마운드에 서게 될 투수들은 말할 것 없고, 세 명의 내야수 모두 2루나 유격수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는 코너 내야수로 육성될 인재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현재 포지션을 기준으로 놓고 보았을 때에 롯데 스카우트 팀이 중점적으로 감안했던 점은 '센터 라인'이었던 셈이다.

▲ NC가 연고지 우선지명권을 타자에 행사했다면, 그 0순위는 나종덕이었다. 2차 지명 포수 최대어였던 그는 이제 '포스트 강민호'를 노린다. 사진ⓒ김현희 기자

롯데가 1라운드에서 지명한 마산용마고 포수 나종덕은 일찌감치 '고교 포수 최대어'로 손꼽혔던 유망주였다. 중학 시절부터 복수의 고교 야구부로부터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이 있을 만큼 빼어남을 자랑했고, 실제로 고교 1학년 시절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강한 어깨와 전체적인 경기를 읽는 흐름이 빼어나고, 홈런포를 가동할 만큼 장타력도 좋아 '포수 홈런왕' 출신인 박경완 못지 않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잠재력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명포수로 알려진 '야디어 몰리나' 부럽지 않을 정도다.

2라운드 역시 야수로 지명권을 행사했다. 제물포고 내야수 김민수가 그 주인공이다. 일찌감치 장타력을 바탕으로 프로 스카우트 팀에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기에 상위 지명은 당연한 순서였다. 다만, 어떤 팀이 지명권을 행사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롯데가 재빨리 2라운드에서 그를 선택하면서 치열한 눈치 싸움의 승자가 되기도 했다. 제물포고에서는 유격수로 활약했지만,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3루수로도 키워 볼 만한 인재라는 목소리도 있다. 체격 조건만 놓고 보면, '한국형 알렉스 로드리게즈'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8라운드에서 롯데의 선택을 받은 경성대 내야수 이재욱도 김민수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장타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모교 경성대의 추계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 모습을 퓨쳐스리그에서 먼저 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 롯데에 지명 받은 이후 어머니(사진 좌)와 함께 한 김민수. 김민수가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부모님의 존재가 컸다. 사진ⓒ김현희 기자.

반면, 같은 내야수이긴 하지만 5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은 마산용마고 유격수 홍지훈의 별명은 '리틀 유지현'이다. 그만큼 톱타자로서 1년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쳤고, 빠른 발로 내야를 휘저을 만큼 빼어남을 선보였다. 유격수로서의 수비도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다만, 대선배인 유지현의 '꾀돌이' 기질까지는 닮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 너무 정직하기에 향후에는 경험을 통하여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지니고 있다.

1차 지명권을 행사한 윤성빈 외에 롯데가 지명한 투수 6명은 각자 나름의 장점을 지니고 내년 시즌을 노린다. 원광대 투수 강동호는 전형적인 속구 투수 유망주. 지난해 최고 구속 147km를 기록하며, 한때 서울권 1차 지명 후보로도 거론됐다. 이후 잠시 주춤했으나, 올해 하계리그에서 149km의 빠른 볼 구속을 회복하면서 내일을 기대하게 했다. 고려대 투수 이지원도 속구 투수 재원에 가깝지만, 힘을 더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야탑고 시절에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만큼,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

인천 재능대 투수 최민국의 선택은 다소 의외라는 목소리가 크다. 빠른 볼 최고 구속 역시 140km 초반대에 머물 만큼,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를 풀어갈 줄 아는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역시 2~3년 절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박성민(울산공고)-김종환(인천고)-송창현(동산고) 고교 3인방 투수의 지명 역시 지금 당장 보다는 이후를 바라본 선택이다. 외야수로 뛰었으나, 지명 당시 롯데가 좌완 투수로 호명한 박성민은 말할 것 없고, 인천고 에이스 역할을 했던 김종환, 아직 제구력이라는 측면에서 육성이 필요한 좌완 송창현 모두 2~3년간 상동 야구장에서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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