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영화와 전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탈장르 영상 축제,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이 8월 4일부터 12일까지 인디스페이스, 한국영상자료원, 마포구 일대에서 개최된다.

8월 4일 진행되는 '제16회 네마프'의 개막식 사회는 김석범 교수와 김소희 미술작가가 함께 맡아 진행한다. 이번 개막식에는 영화계, 미술계, 문화예술계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하며, 김장연호 집행위원장의 개막 선언과 함께 본격 올해의 영상축제를 시작한다.

'제16회 네마프'에서는 다채로운 실험영화, 비디오영상, 다큐멘터리, 미디어아트 영상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올해는 16회째를 맞아 20개국 118명의 영화감독, 미디어아트, 비디오영상 작가 등이 참여했으며 129개 작품이 상영된다.

4일 개막식에서는 최영준 작가가 축하 공연을 선보인다. '라이브 코딩 2016'으로 진행되는 이 축하 공연은 현장에서 즉석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하여 라이브 코딩하는 즉흥 음악작업으로, 2012년 미디어시티 서울에서 초연된 바 있다. 최영준 작가는 전자 장구, 전자 가야금, 스마트폰을 활용해 국악부터 아방가르드 재즈까지 넘나드는 개성 있는 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개막 공연 후 이어지는 개막작에서는 뉴미디어 대안영상인 김세진 작가의 '또르틸라 치난틸라 : 열망으로의 접근'이 상영된다. 김세진 작가의 3부작 시리즈로 구성된 이 작품은 '엔젤섬', '12개의 의자', '또르틸라 치난틸라' 3개의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세진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신자본주의 이념 아래 전 지구적 이주와 이동 현상에 대해 미국 이민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 속에 담긴 개인의 이상향과 집단적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을 무빙 이미지 영상으로 제작한 만큼 눈길을 끄는 바다.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김장연호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대안영화, 비디오아트 영상, 미디어 퍼포먼스, 다큐멘터리 등을 한 자리에 모아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물고 영상을 통한 문화융합의 장이자 영상 축제의 자리로 준비했다"며, "젊은 영화감독들과 신진작가,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폭넓게 감상할 수 있는 네마프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즐겨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제16회 네마프'에서 놓치기 아까운 영화 및 대안 영상 10편을 소개한다.

'제16회 네마프'에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호주 원주민 출신 영화감독 트레이시 모팻을 비롯해 핀란드 미디어아트의 거장 에르키 쿠렌니에미, 포스트 인터넷 장르의 선두주자 도미니크 가뇽, 20여년간 매체 탐구를 해 온 한국 작가 오용석 등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감독, 작가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주 원주민 출신 최초의 영화감독이자 사진가로 활동하는 트레이시 모팻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 '신들리다'는 그녀가 유년시절 가족들로부터 들은 유령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과거와 기억에 얽매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3부작으로 구성한다.

   
▲ '근대성의 신화'

'근대성의 신화'는 태국 불교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불교 문화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물들은 불교의 우주론을 표현한다. 현대 건축물의 영향으로 불교 문화의 건축 양식이 기하학적 피라미드 형태로 변모하였고, 시리폴 감독은 종교 건축물의 단순화에서 현재 태국 정치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연소 기관'은 아날로그 방식의 편집을 통해 자동차 경주, 항공기와 공항, 남자와 여자의 기다림, 하늘을 나는 독수리, 그리고 안갯속 들소, 음산한 음악과 고요함 등을 담아낸다. 특히 영상 속 전자음의 울림과 진공 속 멈춰진 이미지들의 만남은 긴장감을 유도한다.

   
▲ 'Drama No.6'

'Drama No. 6'에서는 헬기는 의미심장한 듯 무심하게 떠다니며, 자동차에선 연기가 나고, 어떤 사람은 길가에 쓰러져 있으며 벌거벗은 두 남녀는 해변에 누워있다. 드라마 같은 삶을 오용석 작가 특유의 영상으로 담아냈다.

'평행 1-4'는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영상예술가로 활동하는 하룬 파로키의 작품으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세계 안에 존재하는 구조, 시각적 배경 그리고 핵심적인 규칙에 관한 것을 4개의 평행 구조로 다뤘다.

'컴퓨터 음악'은 핀란드 에르키 쿠렌니에미 작가의 작품이다. 1960년 당시 인간과 컴퓨터의 공존은 사람들에게 매우 불편한 감정을 일으켰다. 엘리옷803과 IBM1130라는 두 대의 컴퓨터는 이러한 인간의 감정 속에 미묘한 작업을 시작하게 됐고, 컴퓨터를 이용해 예술이 만들어진다.

'하늘은 흔들리고'는 다큐멘터리와 픽션, 동화를 넘나든다. 이 대서사시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미로다. 소설가이자 작곡가인 폴 볼스의 이야기와 관측적인 푸티지 장면이 결합된 이 프로젝트는 시네마의 본질인 환영에 대한 다층적인 탐구라 할 수 있다.

'그날 새벽 안양,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에서는 평온한 듯 보이는 모습 뒤에 사실은 인간 세계를 세뇌하는 세력이 있다는 가상의 설정 하에, 상상하는 유희적인 디스토피아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 '유곡리의 여름'

'유곡리의 여름'은 과거 전장의 시간, 백마고지의 타버린 땅 위에 질퍽하게 쌓여 있던 정체 모를 수많은 사람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를 추적한다. 눈의 초점과 현재의 의식을 흐리게 하고 가까운 곳도 아니고 먼 곳도 아닌 중간 즈음에 몸과 의식을 놓으려 한다. 현재로 시달리는 온순하지 않은 몸을 가다듬어 상하좌우 시방의 시 공간에 몸을 열어 놓을 수 있을지를 묻는다.

'레드 마리아2'는 당시 혹은 현재를 살아가는 위안부 생존자들의 인권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낙인을 들여다본다. 몸의 기억과 정치의 기억이 외면한 위안부, 매춘부에 대한 이야기면서 기억에서 사라진 여성에 대한 역사의 한 궤를 고통스런 진실로 다가간다.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자세한 행사 일정 문의는 홈페이지를 참고할 수 있다.

문화뉴스 김미례 기자 prune05@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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