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페미니즘으로 인해 '여성이 고백하는' 발렌타인 데이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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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조아라 기자] 일 년에 한 번 있는 사랑과 초콜릿의 날, 발렌타인 데이가 돌아왔다. 

발렌타인 데이는 보통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전달하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날로, 3월 14일의 화이트 데이와 마치 짝꿍과도 같은 관계다. 화이트 데이에서는 반대로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 등을 전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발렌타인 데이가 요즘 핫한 '페미니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발렌타인 데이에서부터 화이트 데이까지, 각 기념일들의 유래를 살펴보자.

발렌타인 데이는 본래 로마 시대의 '성 발렌티노'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군단병들의 결혼이 금지된 로마 시대, 발렌티노라는 이름을 가진 신부가 몰래 사랑하는 이들의 결혼을 성사시켜 주었다는 것.

결국 그것이 발각되자 그는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사형당했다. 이후 그를 기리기 위해 '성 발렌티노 축일', 즉 '발렌타인 데이'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전해지는 이야기일 뿐이며, 역사적인 고증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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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서 발렌타인 데이는 세계적인 기념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일본과 한국의 발렌타인 데이는 다른 나라들과는 조금 다르다. 일반적으로 서양에서는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등 자신이 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어떤 선물이든 주는데, 한국과 일본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기 때문이다.

왜 발렌타인 데이는 이렇게 변한 것일까? 이것은 1960년대 페미니즘이 성행했던 일본과 관련이 있다. 1958년 일본에서는 여성은 남성에게 선물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는데, '메리초코'라는 일본의 제과점은 여성이 남성에게 주는 '메리의 발렌타인 초코'라는 상품을 기획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판매된 초콜릿은 겨우 3개. 그런데 이후 페미니즘이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을 주는' 발렌타인 데이가 크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많은 여성들이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사서 좋아하는 남성에게 고백하기 시작한 것.

이후 '발렌타인 데이 =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라는 공식이 굳어졌고, 이것이 한국에까지 상륙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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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화이트 데이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것일까? 사실 화이트 데이는 서양에는 없는 기념일이다. 단지 발렌타인 데이가 일본에서 성행하자, 일본의 전국사탕과자공업협동조합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 발렌타인 데이와 짝꿍인 화이트 데이를 만들어낸 것.

그런데 한국의 화이트 데이와 일본의 화이트 데이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단순히 여성에게 '사탕'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에서 본래 만들어졌을 때에는 화이트 초콜릿, 마시멜로 등 '흰색' 과자를 선물하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발렌타인 데이 등 기념일들이 상술일 뿐이라며 비판을 가하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마음을 담아 선물하는 초콜릿은 분명 의미를 갖고 있다. 오늘, 좋아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위해 초콜릿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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