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 킬빌 등 B급 영화만의 특별한 가치

ⓒ 쿠엔틴 타란티노

 

[문화뉴스 MHN 김장용 기자]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의 감독을 맡은 로버트 로드리게스는 사실 B급 영화의 거장으로 꼽힌다.

또한 '킬빌',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장고: 분노의 추적자' 등 걸출한 영화를 내놓으며 평단의 찬사를 받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또한 B급 영화의 거장이라는 평을 받는다.

최근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 또한 B급 영화의 범주에 속한다.

'B급'이라는 단어는 얼핏 듣기에 급이 낮은 대상을 가리키는 표현처럼 보인다. 정말 그 뉘앙스처럼 B급 영화는 퀄리티 낮은 영화를 가리키는 말일까?

ⓒ 픽사베이

B급 영화라는 말의 기원은 19세기 중반 미국 영화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할리우드는 반드시 성공하게끔 자본과 최고 인력을 투입하는 'A급 영화'와 신인을 중심으로 한 'B급 영화'로 나눠 제작했다. 
그러나 텔레비전이 등장하고, 당시 영화사의 극장 배급권 독점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A급과 B급으로 나누던 스튜디오 체계가 종식한다.

이후 비디오와 DVD가 만들어지면서 비디오 전문 영화 등을 B급 영화라 부르기도 하고,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독립영화를 B급 영화로 칭하기도 한다.

즉, B급 영화는 당시의 A급 영화, 현재 우리가 블록버스터급 영화라고 부르는 고예산 영화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다.

ⓒ 영화 '킬빌' 스틸컷

그러나 B급 영화가 꼭 질 낮은 영화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A급 영화가 할리우드식 성공 공식을 따라가는 데 반해 B급 영화는 그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A급 영화,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가리켜 '정형화된 영화'라고 한다면 B급 영화는 '실험적인 영화', '비정형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B급 영화의 감성을 좋아하는 팬덤도 있고, 그런 감성을 극대화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로버트 로드리게스 같은 감독들은 평단에서도 유럽의 작가주의 감독들 못지않은 호평을 받는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데드풀'과 같은 작품이 바로 B급 영화의 감성을 삽입한 영화들로, 데드풀은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가운데 극단적으로 B급에 가까운 감성을 가지고 있어, 컬트적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