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난해 '한국의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록 재추진, 가야시대 고분군도 '남원 고분군'등 추가해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신청

[문화뉴스 MHN 주재현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한국의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재청은 영·호남지역을 아우르는 7개 가야 고분군을 통합한 '가야 고분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등록 신청했다.

'한국의 갯벌', 전라남도 순천ⓒ 문화재청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은 서남해안 대표 갯벌인 충청남도 서천, 전라북도 고창, 전라남도 신안, 보성, 순천 지역의 갯벌로 구성된 연속유산(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유산을 그룹으로 묶은 것)이다. 갯벌은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로 종다양성이 높고 해양 오염을 개선하는 역할도 한다. 그리고 서남해안 전체에 걸쳐 형성돼있어 우리 전통 해안 문화 형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돼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갯벌은 면적과 두께 면에서 세계적이다. '노르망디'로 유명한 프랑스 서북부 해안과 함게 가장 넓은 갯벌 중 하나이고 조수간만의 차와 뻘의 두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생태학적, 문화사적 가치가 충분히 증명됐기 때문에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하려는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문화재청의 '한국의 갯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록 신청이 '등록 조건 미비'로 반려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갯벌 자체가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보호구역과 완충지대가 명확하게 표기되지 않은점, 보존관리 주체가 명시되지 않은 점'때문이다. '갯벌'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였던 것이다.

'한국의 갯벌' 전라남도 보성 ⓒ 문화재청

때문에 문화재청은 이번에 '한국의 갯벌'을 다시 신청하면서 개별 갯벌의 상세 지도를 첨부하고 국내 관리 체계를 상세히 설명하는 등 지적 사항을 수정했다. 특히 해양수산부에서 지난해 신청 지역을 모두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국내법적으로 일관된 보호 관리 체계를 갖춘 점도 강조했다. 

'한국의 갯벌'은 앞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서 형식 검토를 거친 후, 올해 3월부터 오는 2020년 3월까지 IUCN(세계자연보존연맹)의 심사를 거쳐 2020년 7월 개최되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만약 등재된다면 '한국의 갯벌'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우리나라 두번째 세계자연유산이 된다.

 

  

'가야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 문화재청

이번에 함께 잠재목록 등록 신청서가 제출된 '가야고분군'은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 '합천 옥전 고분군(사적 제326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 79호)', '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 514호),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사적 제542호)의 7개 유산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지난 2013년 이미 '고령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과 '김해·함안 말이산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록됐다. 각각 가야의 대표문화인 '대가야'와 '금관가야', '아라가야'를 증명하는 유적들이다. 하지만 이 3개 고분군 만으로는 가야 문화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점, 가야 고분군 전체를 묶어 등록해야 '가야 문화'를 대표하는 유산으로서의 보편적 가치가 더욱 분명해진다는 점 등의 문제점이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돼왔다.

'가야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 ⓒ 문화재청

이에 문화재청은 이때까지 밝혀진 가야 고분군 전체를 통합해 잠정목록에 재등록 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기존에 있던 2개의 잠정목록을 삭제하고 새로 국내 가야문화권 고분군 전체를 아우르는 '가야고분군' 잠재목록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특히 이번 잠정목록 등재에는 최근 확인된 남원의 가야 고분도 함께 등재돼 눈길을 끈다. 남원은 호남의 대표 도시 중 하나다. 남원에서 가야계 고분이 발견되면서 가야문화권의 영역이 경상도 중남부에서 영·호남 전체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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