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범철 연출. ⓒ 문화뉴스 DB

[문화뉴스] 극단 '극발전소 301' 대표 정범철. 그는 연극에 푹 빠져 전공인 무역학 대신 서울예대에 들어가 연극을 제대로 배우고 싶었다.

 
2006년 '로미오와 줄리엣은 살해당했다'로 옥랑희곡상에 등단한 후, 자신의 선·후배 및 동료와 함께 극발전소 301 극단을 만든 정범철 연출은 2009년 AYAF 차세대 예술인력 집중육성지원 1기 선정, 2011년 차세대 희곡작가 인큐베이팅 선정 등 차세대 연극인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리고 2014년 '만리향'으로 제34회 서울연극제 신인연기상, 희곡상, 연출상, 대상을, 이듬해인 2015년엔 제35회 서울연극제 '돌아온다'로 연출상, 우수상을 받았다. 또한, 그해 열린 2인극 페스티벌에선 '영웅의 역사'로 작품상을 받았다. 이러한 정범철 연출에게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영감을 묻자, 그중 하나로 '영화'를 꺼냈다.
 
단순히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에 흐르는 음악인 OST로 이야기를 풀어본다. 정범철 연출은 "영화 역사상 참으로 좋고 유명한 OST들이 셀 수 없이 많다"며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감명을 받은 내 인생의 OST 5곡을 뽑아봤다"고 전했다. 어떤 영화 음악이 뽑혔을까?
 
   
 
1. '대부'의 'Speak Softly Love'
ㄴ 위대한 명작, '대부'를 중학생 때 TV 주말의 명화로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대부'의 주제곡인 이 곡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영화음악의 거장, 니노 로타가 작곡한 곡이다. 영화가 첫 개봉(1977년) 된 지 40년이 되어도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 위대한 영화에 어울리는 위대한 명곡이다.
 
   
 
2. '시네마 천국'의 'Cinema Paradiso'
ㄴ '엔니오 모리꼬네'를 빼고 어찌 영화음악의 거장에 대해 논할 수 있을까? 그가 만든 수많은 OST 중에서 '시네마 천국' 주제곡 'Cinema Paradiso'는 지구가 멸망하기 전, 반드시 타임캡슐에 넣어야 할 인류의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후반부에서 키스 장면만을 편집한 필름을 보며 '토토'가 회상하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임이 틀림없다.
 
   
 
3. '백 투 더 퓨처'의 'Main Theme'
ㄴ SF의 세계로 나를 인도하사 내 머릿속을 송두리째 헤집어놓은 내 인생의 역작. 중1 때 이 영화의 1탄을 VHS 비디오로 보고 며칠 밤을 설치다 2탄이 개봉하자마자 극장에서 보고 또 감탄! 3탄까지 열광하며 영화스토리가 1, 2, 3탄 이렇게 연결되고 뒤집힐 수 있는지를 알게 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도와준 고마운 작품! 정말이지 이 영화의 OST를 잊을 수가 없다.
 
   
 
4. '터미네이터'의 'The Terminator'
ㄴ 이 영화 역시 '백 투 더 퓨처'와 함께 비슷한 시기에 SF의 세계로 나를 끌어들인 작품. 이 영화의 1탄 역시 VHS 비디오로 보고 2탄을 목 빠지게 기다리다 개봉하자마자 극장으로 달려가서 본 기억이 난다. 2탄의 오프닝장면에서 주제곡이 흐르며 '터미네이터'가 해골을 밟는 순간, 심장이 터질듯했던 기억까지도. 허허. 이후 3탄, 4탄으로 계속 제작되었으나 2탄에서 끝냈으면 정말 전설로 남을 명작이 되었을 거란 아쉬움은 나만의 생각일까? 
 
   
 
5. '이터널 션샤인'의 'Main Theme'
ㄴ 이 영화, 못 본 사람 없겠지. 미셸 공드리는 천재가 틀림없다고 생각한 영화. 로맨스 영화를 이토록 우울하고 몽환적으로, 지적으로 만들 수 있다니!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나 100% 맞아 떨어지는 영화의 OST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영화 속 여운에 허우적거리다 회복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데 며칠이 걸리는 위험한 영화!
 
추리고 보니 대부분 감성이 폭발하던 청소년 시절에 본 영화들이었다. "역시 감동은 타이밍이구나!"라는 진리를 새삼 확인해본다. 이 영화들을 보며 세상에 눈을 뜨고 내 진로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아, 나이를 먹어가면서 영화를 봐도 감동을 하는 빈도수와 크기가 예전만 못한 것은 당연한 것일까? 세상에 찌들어 감성이 메말라가는 것일까? 아쉬움에 목이 탄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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