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고우석, 휘문고 이정후 등 '지역 내 최고 야구돌' 엄선

▲ 넥센의 선택을 받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인 그는 대를 이어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2016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일정이 종료되고,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겸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가 오는 7월 4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지난 27일에는 프로야구와 아마야구가 만나는 첫 번째 접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바로 '2017 연고지 신인 우선지명(1차 지명)'이 그러하다. 구단별로 연고지 내에서 인재들을 찾기 위해 고심한 결과, 총 10명의 선수가 다른 신인 후보군들보다 먼저 프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들의 얼굴을 살펴보면, 대부분 '뽑힐 만한 선수들이 선택을 받았다.'라는 평가를 내릴 만했다.

다만, '만족할 만한 선수를 만난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을 일반 야구 팬들에게 하는 것은 상당히 무의미하다고 본다. 고교나 대학 야구에서 잘하건 못하건 간에 프로 스카우트 팀은 철저하게 '프로의 눈'으로 덜 다듬어진 원석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재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택된 이들의 노력과 코칭스태프의 육성에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야읽남/야보남' 6번째 시간에는 프로에 먼저 지명을 받은 10명의 '야구돌(야구+아이돌)'들에 대한 소개와 지명 당일까지의 뒷이야기를 풀어가 보도록 한다.

수도권 5팀? '대부분 예상 적중!'

서울 및 경인지역의 인재들을 대상으로 1차 지명권을 행사한 수도권 5개 팀은 대부분 투수를 뽑는 데 주력했다. 특히, 서울권역에서는 올해 가장 먼저 지명권을 행사한 LG가 충암고 에이스 고우석을 뽑았고, 넥센이 '바람의 손자'라 불리는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인 내야수 이정후에게 지명권을 행사했다. 마지막으로 두산은 동국대 사이드암 투수 최동현을 뽑으며,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경인지역을 양분하고 있는 SK와 KT는 각각 야탑고 투수 이원준(SK)과 장안고 투수 조병욱(KT)을 지명하며, 1차 지명을 마무리했다.

서울 3팀에서 선택한 인재들은 모두 '예상대로 진행' 됐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다만, 올해 서울 고교 3학년들 중 투수 쪽에서 A급 선수가 드물다는 점이 변수였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가장 먼저 지명권을 행사한 LG에게 어느 정도 행운이 따라 준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충암고 고우석이 지난해부터 서울지역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최고 구속 151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 준 것도 좋았지만, 더 크게 합격점을 받은 부분은 제구력이다. 이르면 내년 시즌부터 불펜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실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연고지 우선 지명이 부활하면서 넥센은 야수들을 뽑는 데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 서울권역에서 두 번째로 지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자, 그들은 휘문고에 재학 중인 '바람의 손자'를 뽑아갔다.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이기도 한 이정후가 그 주인공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성장했던 이정후는 휘문고 1학년 시절에는 포수도 맡아볼 만큼 다재다능함을 자랑했다. 한때 6할 타율을 기록할 만큼, 신들린 방망이 실력을 자랑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지명 직후에도 “청소년 대표와 청룡기 MVP에 오른다는 목표가 남아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프로의 마음가짐을 갖는 것에 집중했다. 넥센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아직 20대임을 감안해 보았을 때 임병욱처럼 외야수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모 스카우트는 익명을 전제로 “내야수보다 외야수로 대성할 선수”라는 말로 이정후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평가한 바 있다. 아버지 이종범 해설위원 역시 주니치 드래건스 시절, 유격수에서 중견수로 보직을 변경한 전례가 있다.

두산은 연고지 우선 지명 부활 이후 줄곧 고졸 투수만 뽑아왔다. 올해 역시 투수 지명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대졸 투수를 뽑았다는 점이 다소 이채로웠다. 그러나 그 대상이 사이드암 최동현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신일고 1학년 시절부터 실전에 투입되며 '싸움닭'같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오히려 고교 졸업 이후 프로에 지명받지 못했다는 점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을 정도다. 1, 2학년 때보다 못한 3학년 성적이 문제였다. 그가 주춤한 사이에 장신 투수 이윤학(KT)이 신일고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한 바 있다. 아무런 부담 없이 던졌던 1, 2학년 때와 달리, 3학년 때에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그를 짓눌렀던 탓이었다. 그러나 동국대 진학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마운드에서 싸울 줄 아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 SK의 선택은 2년 연속 한결같았다. 지난해에는 야탑고 에이스 정동윤을, 올해 역시 같은 학교 에이스인 이원준을 선택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SK는 지난해 야탑고 투수 정동윤에게 지명권을 행사했다. 그런데 올해 역시 야탑고 에이스를 잡는 데 주력했다. 이원준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시속 145km의 빠른 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모습이 당시 스카우트 팀 사이에서도 꽤 화재가 된 바 있다. 재미있는 것은 SK의 1차 지명권을 두고 '내야진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물포고 유격수 김민수, 동산고 유격수 김혜성도 지명 대상 후보군으로 올려놓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SK는 과거 '투수 왕국'의 재현이라는 명제에 무게중심을 놓았다. 지역 연고 내에서 140km 중반대의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를 그냥 지나친다는 점도 사실 난센스였던 셈이다.

앞선 네 팀은 사실 지명 자체에 어느 정도 윤곽이 나 있던 상황이었고, 이에 따라 2~3달 전부터 어느 정도 '누구를 지명할 것이다.'라는 소문이 돌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KT는 지명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다. 후보군은 장안고 투수 조병욱과 소래고 투수 김지훈. 저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어 풍부한 경기 경험을 자랑하는 김지훈이나 좋은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조병욱 중 어느 하나라도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인재임엔 틀림없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KT의 무게 중심축은 김지훈으로 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들의 선택은 장래성이었다. 185cm, 95kg의 좋은 체격조건을 잘 다듬을 경우, 조무근 못지않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다.

-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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