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왁커 오스가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본선 무대 출전 기회를 얻었다.
[문화뉴스] 결승전까지 연장전으로 진행된, 그야말로 '댄싱킹 슈퍼매치'가 펼쳐졌다.
 
가프, JY 벨리, TIP 크루가 공동 주최하는 '에임하이 월드파이널(Aim High World Finals, AHWF) 2016'의 4차예선이 25일 오후 홍대 TIP 댄스 아카데미에서 열렸다. 지난해 9월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첫 번째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이후, 2회 대회 예선전이 7월까지 펼쳐진다. 9월 3일과 4일 제2회 '에임하이 월드파이널'이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연령 참가와 스트릿댄스 부문 예선의 장르별 진행으로 지난해보다 확장된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4차예선은 왁킹 사이드로 진행됐다. 왁킹은 디스코 시대라 불리는 1960~70년대 미국 LA에서 생겨났다. 현대에 와서 미국이나 유럽 등의 언더그라운드 클럽에서 부활하여 전 세계 댄스씬으로 뻗어 나가게 됐다.
 
왁킹은 언뜻 보기엔 지난달 3차예선을 펼친 락킹과 혼동할 수 있다. 그러나 왁킹만의 특징은 바로 여성스러움(Femininity)이다. 팔을 비트에 맞춰 계속 흔들면서 추는 왁킹은 여성만이 추는 춤으로 알려져 있으나 남성과 여성 모두 왁킹이 가능하며 특히 남성이 췄을 때 그 여성스러움이 더욱 강조되는 춤이다.
 
스트릿댄스 부문 8강 경기를 앞두고 심사위원인 한스(HANS, 왁킹어쌔신 소속), 지니(JINI, 멜로우 딥 소속), 아리(ARI, 고스트오브소울 소속)가 '저지 쇼'를 펼쳐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 심사위원인 한스가 '저지 쇼'를 보여주고 있다.
 
8강 첫 경기부터 연장접전이 나왔다. 블랙 스완(BLACK SWAN, 이수철)와 무브 미(MOVE-ME, 문미연)의 대결은 1:1(1명 판정포기)로 양 선수 40초간의 연장 배틀이 진행됐다. 결국, 무브 미가 2:1로 이겼다. 사회를 맡은 비보이 MC 제리는 "큰 산을 넘고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왁커 오스(WAACKER O'S, 오수현)와 브린스(BRINCE, 백석현)의 8강 두 번째 경기에선 2:1로 왁커 오스가 준결승에 올랐다. 이렇게 되면서 남성 왁커는 모두 8강에서 탈락했다.
 
8강 세 번째 경기도 접전이 펼쳐졌다. 이블 퀴나(EVIL QUEENA, 김현정)와 이윤지의 맞대결도 두 명의 심사위원이 판정 불가를 선언했다. 심사위원 지니는 고심 끝에 이윤지에게 손을 들어줬다. 8강 마지막 대결도 연장전이 펼쳐졌다. 지인(JIIN, 박지인)과 아울다미(OWLDAMI, 양다미)의 맞대결은 끝내 2:1로 아울다미가 승리했다. 올해 에임하이 예선 8강전에서 2번의 연장전이 나온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결승에선 왁커 오스가 2:1로 무브 미를 꺾으며 결승에 선착했다. 이번 예선의 다크호스인 이윤지와 아울다미의 준결승 2경기에선 2:1로 이윤지가 승리했다. MC 제리는 "몇 년 전에 대회에서 본 적이 없는데, 많이 성장한 친구"라고 놀라워했다. 이윤지의 선전이 있었지만, 결국 왁커 오스가 월드파이널 본선 무대 출전 기회를 얻었다.
 
왁커 오스는 "배틀이니까, 배틀답게 하려고 노력했다. 매 순간 집중해서 노력한 덕에 우승까지 하게 되어 기쁘고, 한국 대표로 출전해서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왁커 오스는 "어릴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며 "진로 선택하는 갈림길에서 고민을 많이 하다 부모님께 솔직히 말씀드렸다. 20살에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진학하면서 제대로 스트릿댄스를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 왁커 오스가 대진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어 왁킹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묻자 "춤을 계속 추지 않을 때, 음악이 흘러도 포즈를 잡을 때 풍기는 아우라가 너무 멋있었다"며 "포즈를 잡으면서 배경이 되고, 메인이 되는 느낌이 멋있었다. 액팅이라는 부분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왁킹 사이드 우승자인 왁커 오스는 대만 대표 보보와 16강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왁킹댄서가 된 만큼 월드파이널에서 좋은 무대를 만들도록 하겠다. 큰 가르침을 주시는 김재한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응원하러 와준 왁킹어쌔신 팀원들 등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대만 대표 보보를 이길 수 있느냐는 질문엔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벨리댄스 부문에선 이유정이 우승을 차지했다. 스트릿댄스 부문 심사위원들과 박자민 JM벨리댄스협회 대표, 김진희 탑벨리댄스협회 단장이 심사를 맡았다. 8강전에선 박윤서가 김하은을 5:0으로 이기며, 첫 만장일치 승을 거뒀다. 이어 초등학교 6학년 동갑내기의 맞대결인 유가영과 홍유민의 경기에선 홍유민이 3:0(2명 판정포기)로 준결승에 올랐다. 이어 이유정이 강효정을 5:0으로, 박민지가 김수민을 3:0(판정포기)로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선 홍유민이 고등학교 1학년생 '언니' 박윤서를 3:0(2명 판정포기)로 승리하며 4강에 선착했다. MC 제리는 "초등학생인데 삶의 희노애락이 느껴진다"고 평했다. 이어 이유정이 박민지를 4:1로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선 에임하이 벨리 예선 최초로 '결승 연장전'이 펼쳐졌다. 홍유민과 이유정의 맞대결은 2:2(1명 판정포기)로 연장이 이뤄졌고, 중립을 위해 연장전은 벨리댄스 음악이 아닌 왁킹댄스 음악이 틀어졌다. 결국 연장에서 이유정이 왕관을 쓸 자격을 얻게 됐다.
 
   
▲ 이유정이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벨리댄스 부문 본선에 진출한다.
 
이유정은 "오늘 나올 때, 우승할지 몰랐다. 이렇게 우승하게 되어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경연이나 외국 댄서의 동영상도 많이 보고, 틈틈이 연습할 때 선생님이 지도도 해주셨다"고 밝혔다. 지난달 3차예선에 출전한 바 있는 이유정은 당시 준결승에서 우승자 정태은에게 2:3으로 패했다. 이유정은 "확실히 힘 차이도 다르고, 퍼포먼스도 달랐던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이번 토너먼트에서도 이유정은 힘든 여정을 이어갔다. 특히 가장 어려운 경기로 이유정은 결승전을 뽑았다. 초등학교 6학년 유망주인 홍유민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겼기 때문이다. 이유정은 "부담이 됐는데, 연장에서 무조건 세게 하려고 했다. 머리도 힘들 정도로 돌린 것 같다"며 "목디스크가 오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올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벨리댄스 예선의 결승 연장전은 MC인 비보이 제리의 제안에 따라 락킹 음악이 선곡됐다. 처음부터 에임하이 월드파이널을 함께한 DJ 마르시아는 "원래 스트릿댄스 결승전에 틀려고 했다"며 "결승 때 많이 나왔던 음악이었다. 뻔한 음악을 많이 틀지 않으려고 해서였다. 어쩌다 벨리댄스에서 먼저 써봤는데 터졌다. 벨리와도 잘 어울렸고, 선수들도 잘했다"고 말했다.
 
이유정도 "리듬이 들어보니, 벨리댄스 음악과 비슷했다. 무조건 세게 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더 연습해야 할 점에 대해선 준결승 상대 홍유민을 언급했다. "되게 귀여우면서, 나보다 좀 더 심사위원한테 쇼맨쉽을 보여줘서 잘한다고 생각했다. 쇼맨쉽을 좀 더 연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왼쪽부터) 김진희 탑벨리댄스협회 단장, 이유정, 박자민 JM벨리댄스협회 대표, JY 벨리 박지영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벨리댄스를 시작했다고 말한 이유정은 "막상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잘 되는 것도 없었다. 동네에 벨리댄스 학원이 있어서 다녀봤는데, 대회도 나가서 좋은 성과도 있어서 관심도가 높아졌다. 에임하이는 보기만 하다가 내년부터 나가려고 했다. 선생님이랑 같이 대회 보기도 했고, 지난달부터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배틀을 할 때는 평소와 다르게 표정, 마주 보면서 한다는 게 어려웠다. 기 싸움이 제일 어려웠다"며 "도구도 쓰는데, 옷이 항상 똑같았다. 그래서 이번엔 처음엔 노란색을 입고, 결승전엔 녹색을 입어보자고 해서 도전을 해봤다"며 드레스 변경에 대한 이유를 전했다.
 
대회를 준비한 황대균 TIP 크루 단장은 "대회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서 많이 지치고 힘이 든다. 그래도 기획하는 입장에서, 오늘처럼 성과가 있는게 보이니 많은 힘이 난다. 파이널에서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은 느낌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브린스가 관객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어 황 단장은 "확실히 예선 참가자들의 수가 많아졌다는 것은 실력자들도 많이 왔다는 것이다. 실력자가 많은 만큼 관객들에게 배틀의 재미가 생길 것이다. 질 좋은 배틀은 관객에게 서비스하는 것이라 본다. 질 좋은 배틀로 오신 분들에게 후회 없는 시간을 선사해 기분이 좋다. 나 역시 한 명의 관람자로 돈이 아깝지 않은 배틀을 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황 단장은 가장 주목한 선수에 대해 락킹 댄서 이윤지를 뽑았다. "오늘의 챔피언은 왁커 오스가 했다. 물론 8강 올라온 참가자 한 명 한 명이 의미가 있다. 이윤지도 인상적이어서 아까 따로 가서 나이를 물어봤다. 21살이라는 말에, 21살이 저렇게 추다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벨리댄서 홍유민도 그랬고, 미래의 챔피언들을 에임하이에서 미리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역시 대회를 준비한 JY 벨리 박지영 대표는 "오늘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 것에 대해 어젯밤부터 흥분했다"며 입을 열었다. "쟁쟁한 선수들이 나왔다. 프로 선수들도 있었다. 어떤 날은 '오늘 그 선수가 나오면, 그 선수가 우승하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오늘은 누가 우승할지 몰랐다. 그것도 궁금했고, 내가 기대했던 선수가 8강 토너먼트에도 오르지 못해서 놀라기도 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박지영 대표는 "예상외였지만, 기대 이상으로 멋진 경기를 보여준 친구들이 많았다. 배틀 하나하나가 정말 버릴 것이 없었다. 선수들이 이 정도로 에임하이를 위해서 프리댄스가 발전한 것에 대해 감격했다. 오늘 경기가 연장도 많고 길어져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 에너지가 계속 나에게 와서 지치지 않고 끝까지 경기를 봤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 JY 벨리 박지영 대표(왼쪽)와 비보이 제리(오른쪽)가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예선의 사회를 맡았다.
 
이어 박 대표는 "댄서들의 캐릭터와 춤사위가 매력적이었다. 진행할 때도 들떠서 할 만큼 재밌던 경기였다"며 "이젠 에임하이가 높은 산이라고 생각한다. 명색이 에임하이인데 이 정도는 준비해야 한다. 에임하이가 목표다. 다음 달이나 다음 해엔 나갈 것이라고 상담도 온다. 앞으로 에임하이가 벨리댄스 하시는 분들의 콩쿠르와 같은 목표가 될 것이라 본다. 넘기 힘든 산이지만, 넘었을 때 쟁취감이나 희열, 보람이 클 것 같다. 이제야 많은 분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라며 대회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한편, 스트릿댄스 부문 우승자 왁커 오스는 파이널 진출권을 비롯해 후원사인 트렌타 20만원 상품권, 잭슨 브라더 선글라스, 잔테 신발 & 액세서리, 뉴해빗 의류, 스컬캔디 헤드셋, 애드플러스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받았으며, 벨리댄스 예선 우승자 이유정은 역시 파이널 진출권을 포함해 후원사인 JY샵 20만원 상품권, 트렌타 20만원 상품권, 스컬캔디 헤드셋, 잭슨 브라더 선글라스, 잔테 신발 & 액세서리, 애드플러스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부상으로 지급됐다.
 
오는 7월 17일 홍대 TIP 댄스 아카데미에서 열리는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5차예선부터 앞으로 펼쳐지는 예선의 참여 문의는 '에임하이 월드파이널' 공식 페이스북 채널에 문의하면 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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