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인디펜던스 데이)와 나(리써전스)의 연결고리…스케일의 확장, 빈약해진 구성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강해인 starskylight@mhns.co.kr 영화를 보고, 읽고, 해독하며 글을 씁니다. 좋은 영화는 많은 독자를 가진 영화라 믿고, 오늘도 영화를 읽습니다.
[문화뉴스] 오르되브르는 정식 식사에 앞서 식욕을 돋우기 위한 음식입니다. '영읽남의 오르되브르'는 관람 전, 미리 영화에 대해 읽어보는 코너입니다. 
 
지구를 침공했던 외계인이 돌아왔다. 더 크고 강력한 스케일로. 20년 전, 전쟁에서 패배를 맛본 외계인은 이번엔 더 크고, 강력한 병력으로 지구를 침공한다. 군대와의 전면전과 동시에 지구의 핵을 노려 행성을 멸망시키겠다는 계획.
 
20년 전 외계인 침공 이후 트라우마를 가진 전사, 노쇠해졌지만 여전히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는 대통령, 그리고 병상에 누워 오랜 시간을 보냈던 과학자까지 과거의 영웅들이 외계인의 침공에 맞서 다시 모인다. 과거의 침공 이후, 외계인의 기술을 흡수해 과학의 비약적 진보를 이룬 인간과 더 강력한 스케일로 찾아온 외계인. 지구를 두고 대결하는 인간과 외계인의 2차 전쟁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
 
   
 
 
전 편과의 연결고리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전 편을 관람하지 않은 관객도 큰 무리 없이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더 즐겁게 관람하기 위해서, 더 풍부하게 즐기기 위해서 '인디펜던스 데이'의 관람을 추천한다. 영화의 시작부터 윌 스미스의 사진을 배치해둔 미장센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20년 전과의 연결고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20년 전, 당시 최고의 흥행작품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라고나 할까. 이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는 관객에게 이 영화의 전반부는 추억의 재생이다.
 
하지만 전작을 모르는 관객에게 전반부는 불친절하고, 또 산만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외계인의 침공이라는 서사를 가진 SF 영화에서 전반부는 미확인 생명체의 등장과 지구 침공의 조짐을 보여주며,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엔 이 부분이 추억의 재생과 혼합되어 신, 시퀀스 간의 연결이 부자연스럽다. 이 시리즈를 제대로 이해하고, 부실한 전반부를 견디기 위해서 전 편을 꼭 보고 올 것을 추천한다.
 
   
 
 
스케일의 확장, 빈약해진 구성
부실한 전반부를 견뎌내면, 외계인 침공 영화 장르의 다양한 공식, 클리셰를 목격할 수 있다. 인간의 실수, 외계인의 침공, 붕괴하는 도시, 헤어지는 가족, 수많은 희생자, 제한시간, 지켜야 사람이 있는 영웅 등 익숙한 장치들이 설정되면서 영화는 가속이 붙는다. 예고편을 보면 예측되는 상황들과 인물이 등장한다.
 
연출을 맡은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이런 장르에 특화되어 있으며, 이 구조를 재생산하며, 그 속에서 볼거리를 관객에게 제공했다. (SF 재난 영화 '고질라', '투모로우'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그래서 익숙하고, 예상되는 전개이지만, 후반부의 대결, 전투 씬은 볼거리가 많이 있다. 재난의 스펙터클화라고 말할 수 있는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이 장르에 기대하는 파괴와 액션의 이미지는 충분하니, 더위에 짜증이 난 관객을 달랠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전 작에 비해 더 거대해진 스케일이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 구성적인 면에서 별 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외계인의 기술을 흡수해 색다른 미래상, 그리고 상상력을 발휘할 부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를 잘 이용하지 못했다. 너무도 평이하다는 느낌이랄까. 영화의 말미에 새로운 국면을 제시하며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들지만, 이 역시 더 커진 우주라는 전장 외에는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지 크게 기대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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