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미술관 1~3층에서 전시…어둠 속에서 느끼는 두 포르투갈 거장

   
 

[문화뉴스] 페드로 코스타가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일민미술관이 25일부터 8월 14일까지 포르투갈 출신 영화감독 페드로 코스타와 조각가 후이 샤페즈의 2인전인 '멀리 있는 방(Distant Rooms)'을 연다. 이번 전시는 페드로 코스타의 영상 작품, 후이 샤페즈의 입체·조각 작품 40여 점이 공개된다. 페드로 코스타와 후이 샤페즈가 24일 오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전시 이야기를 전달했다.

페드로 코스타는 리스본의 이민자, 노동자 등 인간의 절망적 모습과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다수 실험영화를 만들었다. 1989년 데뷔작 '피'를 시작으로, 세 번째 장편 '뼈'(1997년)를 통해 칸과 베니스 등 국제 영화제에서 영화비평가의 주목을 받았다. 페드로 코스타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큐픽션' 장르의 대표적 감독이며, 실험 영화계의 거장으로 인정받았다.

후이 샤페즈는 1980년대부터 검고 무거운 철을 재료로 한 대형 추상 입체/조각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낯선 미적 체험을 전달했다. 그의 작품은 유기적 형태로 자연물 또는 건축물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100kg 이상의 육중한 작업임에도 공중으로 작품을 매달거나 띄움으로 매우 연약하고 가볍게 보이는 아이러니한 풍경을 연출한다.

두 작가는 2005년 포르투갈 세할베스 미술관에서 2인전 'FORA! OUT'을 시작으로 2012년 일본 하라미술관 등 다양한 공간에서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일민미술관 전시가 이들의 5번째 듀오전이다. 두 작가는 시간을 다루는 예술 형식이 영화와 조각을 매개로 '기억'에 대한 주제를 정했다.

페드로 코스타가 삶과 밀착된 장소나 목소리를 담은 그의 필름을 전시실에 파편처럼 상영하고, 후이 샤페즈는 기억을 일깨우는 장치로 철제 오브제를 페드로 코스타의 영상 작품과 함께 선보인다. 한 공간에 서로 다른 작업을 교차하며, '기억'과 '시간의 흔적'의 구현을 극대화한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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