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이 생각나는 우체국보험 광고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 이동화 skyscout@mhns.co.kr 이월삼십일일 - Creative company 231 카피라이터. 최강삼성 푸른피의 사나이입니다. 무한한 크리에이티브와 연금복권 1등이 꿈입니다. 

꽤 오랫동안 칼럼을 쓰지 못했습니다.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채 취업계라는 형태로 회사 다니며 학교 과제를 하다 보니, 요즘 기말시즌이라 과제에 치여 시간이 없었습니다. 아니, 사실 그건 변명일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하고자 했다면 A4 한 장 분량의 칼럼, 얼마든지 쓸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동안 칼럼을 쓰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라면, 게을러짐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을러짐에 반성하며 오랜만에 올리는 동화같은광고이야기, 'BGM의 강력함, KDB대우증권이 생각나는 우체국보험 광고'입니다.
사실 이 글의 기초는 연초, 영화관에서 쿵푸팬더3를 보고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이 소스를 건들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이 소스를 한 번 더, 좀 더 다듬어서 다루고 싶었기 때문에.

여러분은 극장광고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뉴스를 보다보면 영화관 광고가 너무 많고, 억지로 보게 한다 등의 논란이 종종 보입니다. 분명 광고인이 아니라면 영화관 광고는 '보기 싫은 것' '시간 아까운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광고를 업으로 삼고 있는 제 입장에선 다릅니다. 때때로 영화보다 광고가 더 기억에 남을 때도 있을 정도로, 몰입해서 광고를 봅니다.

저는 매일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로 그날 온에어 된 광고를 체크합니다. 때문에 사실 영화관에서 보는 광고도 대부분 이미 다 아는 광고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서 몰입해서 광고를 보는 이유, 바로 현장성 때문입니다.

종종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컴퓨터로 봤을 땐 괜찮아 보였던 광고가 우연히 TV에서 봤더니 별로라던가, 컴퓨터로 봤을 때 별로였던 광고가 TV로 봤을 땐 멋져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영화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컴퓨터와는 다른 현장성 때문에 '이 광고가 어떤 느낌을 줄지'에 대해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보다는 광고를 더 집중해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화 '쿵푸팬더3'를 볼 때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랜만에 간 영화관에서 유심히 본 광고들. 역시나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틀려 나온 수많은 광고 중 가장 시선을 끌고 기억에 남는 광고가 하나 있습니다. 쿵푸팬더3도 나름 꽤 괜찮은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지금 당시를 생각할 때 기억에 남는 것은 영화보다 이 광고인 것 같습니다.

아기 때부터 어른까지. 달리면서 커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형태의 광고입니다. 대부분 광고를 컴퓨터로 보는 저이지만, 이 광고는 당시 제가 처음 본 광고였습니다. 지금 이 광고를 본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저는 당시 이 광고를 보면서 그런 생각 했습니다. '이거, KDB 대우증권 광고인가?'

   
 

'정신없이 달리는 인생, 당신의 인생은 누가 보살펴주죠?'라는 카피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저는 그 뒤에 KDB 대우증권의 슬로건인 "Think you very much"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그 뒤에 나온 건 "늦기 전에 미리미리 우체국보험과 만나보세요. 착한보험 우체국보험" 이걸 듣는 순간, 어라?

BGM만 듣고 저는 이 광고가 KDB 대우증권 광고인 줄 알았습니다. 메시지도 KDB 대우증권에서 낼만 한 메시지이다 보니, 더더욱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우체국보험 광고였다니…

사실 이 BGM은 누구나 알 법한 클래식,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입니다. 제목은 몰라도 아마 다들 들어는 봤을 곡입니다.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곡. 그럼에도 저는 광고 속 이 곡을 듣고 KDB 대우증권을 연상했습니다.

저만 그랬을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KDB 대우증권에서는 꾸준히 이 BGM을 활용했고, 마침 또 광고에서 나오는 카피는 '정신없이 달리는 인생. 당신의 인생은 누가 보살펴주죠?'였습니다. KDB 대우증권 광고여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죠. 그 때문에 다음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Think you very much를 연상하게 됩니다.

광고 속 사운드의 중요성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광고 속 스토리나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징글을 활용하는 등 소리만 들어도 해당 기업을 연상시키기 위해 사운드를 활용합니다.

당시 저는 누구나 들어봤을 터키행진곡을 통해 KDB 대우증권을 연상했습니다. 그건 결국 징글과 마찬가지로 반복의 힘. 꾸준함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익숙한 것조차 자사의 속성으로 연결해버리는 꾸준함의 힘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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