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매력의 예술가 이자람

   
 

[문화뉴스] 뮤지션 이자람은 홍대 인디씬에서 꽤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무형문화재로 판소리를 하는 소리꾼이면서 '아마도이자람밴드'의 보컬이기도 하다. 평소에 '아마도이자람밴드'의 공연을 주로 봐서 소리꾼의 모습은 상상이 가지 않았는데, 지난 7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블루문페스티벌'에서 소리꾼 이자람의 공연은 평소와는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심청가의 눈대목, 현대화시킨 판소리극 사천가를 듣는 동안 '아마도이자람밴드' 노래에서 들었던 힘차게 끌어올리는 그녀의 보컬링이 판소리에서도 들렸다. 젊은 판소리꾼으로서 춘향가 최연소 완창 기네스 기록을 세운 능력자인데다가 듣기 어렵기도 한 판소리를 대중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 순수 핸드메이드로 판소리극 사천가, 억척가를 만들기도 했다.

평소 국악에 대해서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공연을 본 후 괜한 걱정을 한 듯했다. 사천가 같은 경우에는 처음 듣는 판소리극 치고는 스토리 맥락이 흥미로웠고 뮤지컬과는 달리 1인 다역을 하는 소리꾼에 집중하게 되어 공연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

웅장한 예술의 전당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핀조명도 공연에 푹 빠져들 수 있게 한몫했다. 현대 창극은 악기도 자유롭게 사용되었다. 심청가에서는 고수와 소리꾼만 등장하는 반면에 현대창극 사천가에서는 기타, 드럼 등 악기의 제한이 없었다. 공연을 즐기는 동안 더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다른 악기들과 소리꾼의 어울림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듣는 내내 흥에 겨운 관객들이 '얼쑤, 좋구나' 같은 추임새를 스스로 넣어 참여함으로써 더욱 재미있게 감상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이자람 - 사천가 

'아마도이자람밴드'는 2007년 빵 컴필레이션 '파란얼굴'로 대중들에게 다가왔다. 2013년 데뷔 9년만에 정규 1집 앨범을 내며 붕가붕가레코드 소속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자람의 독특한 활동 이력 중에 또 하나는 1984년 동요 '내이름 예솔아'로 데뷔한 것이다. 히트 동요송 중 하나로 필자도 미친 듯이 불렀던 기억이 남아있을 정도로 그 당시 아이들에게 유명한 곡이었다.인디씬에서 이런 독특한 이력들이 밴드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어내 더 눈길을 끌게 한다.

 

▲ 내이름 예솔아

   
 

지난 13일 대학로 카페 Bunker1에 있는 지하공연장에서 '아마도이자람밴드'공연이 있었다. 홍대 제비다방처럼 1층에는 카페를 운영하며 지하에서는 밴드를 초대하여 공연을 보여준다. 후불제 공연이기에 부담 없이 갈 수 있으며 한 밴드의 단독공연이라 좋아하는 팬이라면 꽤 장시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마도이자람밴드'공연 시작 전 멤버들끼리 관객들이 얼마나 올지 내기를 했다. 근사치를 맞춘 멤버는 한 달치 밴드운영비를 감면해주기로 했고 40~88명까지 다양한 관객예상 수가 나왔다고 한다. 후불제 공연이기에 정해진 관객 수가 없으므로 홍보가 되어 있지 않거나 날씨가 나쁘다면 20명 남짓 오는 경우도 있다. 내심 내기에 긴장했다고 하는데 그날은 다행이게도 100명 가까이 되는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채워 주셨다.

판소리, 영화 음악 작곡가, 현대무용가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는 이자람은 밴드활동을 할 때는 들고 있던 짐을 내려놓고 스스로 편안하게 즐기려는 모습이 보였다. 관객들의 모습을 보며 활짝 웃어주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같이 웃게 되는 장면들이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으로 남게 되었다.

 ▲ 아마도이자람밴드 - 우아하게 

'아마도이자람밴드'의 공연은 11월 10일 LG아트센터 러쉬아워콘서트에서 단독공연으로 볼 수 있고, 이자람의 판소리는 11월14~15일 하남문화예술회관 검단홀에서 억척가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이자람의 목소리에 빠진 분이라면 장르가 완전 다른 포크록과 판소리 공연을 비교해서 들어보는 재미가 있으니 11월에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 아띠에떠 스컬(백창훈) artietor@mhns.co.kr 

내일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중요하다! 인문학보다는 인문학적 체험을 좋아하는 젠틀가이. 소셜댄스계에서는 스컬이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다.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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