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배우로 힘든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디션 프로필 영상을 찍을 비용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에게는 스마트폰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모습으로 촬영하고 기록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몇 년 뒤 그는 콘텐츠를 천 편 이상 제작한 국내 최고의 앱티스트가 됐습니다. 배우로 크게 성공하진 못 했지만 지금은 팬클럽에 전속 소속사까지 생긴 1인 미디어 제작자가 됐죠. 오늘 만날 크리에이터세터, 그 주인공 우키는 TV의 백욱희 님이십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편집장· 마포FM(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픽업쇼 DJ] 
▶ 패    널 : 김도연 PD, 시선 작가 [SNS캘리그래퍼]
▶ 게 스 트 : 백욱희 크리에이터 [트레져헌터 소속] 

   
 

오늘 손님 우키는 TV의 백욱희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ㄴ 안녕하세요. (웃음)

모르시는 청취자분들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ㄴ 안녕하십니까 저는 우키는 TV의 우키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재밌고 유익하고 건강한 콘텐츠를 만드는 우키는 TV의 디렉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앱티스트인 백욱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앱티스트라는 말이 아직 그렇게 익숙하진 않은데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ㄴ 제가 만들었기 때문에.. (웃음) 제가 유명해지면 많이 퍼질 텐데 아직까진 유명하지 않아서 생소한 말인 거 같습니다. 앱티스트는 어플리케이션 아티스트예요. 우리가 스마트폰 나온 후부터 다양한 예술장르를 할 수 있죠. 앱으로 무성영화를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고 사진 찍고 곡 연주하는 것처럼, 스마트폰으로 예술 표현을 하는 것이 앱티스트입니다.

자기소개에 이어 우키는 TV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ㄴ 일단 이름은 욱희예요. 본명이 백욱희. 그래서 회사 이름이 우키는 사람들인데, 사람들이 다 빠졌어요. 그래서 이제는 우키는 TV라고 1인 미디어 쪽으로 전문화를 했습니다. 웃음을 줄 수 있고 웃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채널이라고 보시면 돼요.

김도연 피디님이 보는 우키는 TV는 어떤 것인지, 평가 부탁드립니다.
ㄴ 대중들이 보는 재미를 넘어서 보는 보람을 찾는 시대가 됐습니다. 우키 씨 같은 경우, 국내 최초 앱티스트라 할 수 있지만 그런 표현보다도 최고의 권위자이자 전문가입니다.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기계로 어디까지 할 수 있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아티스트이자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죠. 우리가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을 논하기 이전부터 해오셨지만 또한 MCN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크리에이터라 할 수 있죠.

피디님 설명이 웅장합니다. (웃음) 분석력이 돋보인 김도연 피디님 평가 잘 들었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시선 작가님은 어떻게 보셨나요?
ㄴ 저 같은 경우도 핸드폰으로 작업하는데…포토샵을 잘 다룰 줄 몰라요. 그런데 그런 것을 쉽고 재밌게 알려주시는 영상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 놀랍다 생각했어요. 보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영상들을 만들어주시구나! 생각했고요.

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크리에이터 분이죠. 크리에이터 쌤 같은 느낌도 있고….
ㄴ 아마 나이 때문에 그럴 거예요. 내일모레 마흔이에요. 그래도 하는 짓은 어리게…(웃음)

하는 행동이 유쾌하고 재미있어요. 그게 오프닝때 읊어드린 대로 배우 출신이셔서 그런 게 있을까요?
ㄴ 배우들이 저처럼 산다면 대한민국에 코미디 장르밖에 없었을 거예요. 저는 예전부터 모토가 찰리 채플린이어서 판토마임을 했었어요. 크리에이터라는 장르로 오게 된 것도 1인 크리에이터의 아버지였던 채플린을 닮고 싶어서였어요. 제 콘텐츠를 연구하고, 글 쓰고, 찍고 하다 보니까 크리에이터가 됐어요.

어떻게 보면 이 직업 갖게 된 게 운명적이신 것 같은데...
ㄴ 원래 채플린처럼 살고 싶음 연극 해야 하고 판토마임을 해야 했겠지만 저에게는 기록을 남긴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었어요. 백 년 지난 영화를 지금도 볼 수 있고 그 캐릭터들이 잊을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처럼 제가 이 세상에 없어도 사람들이 제 콘텐츠 보고 이런 사람이었다고 알 수 있게 남기고 가고 싶은 게 목적이고 목표예요. 또, 제가 했던 오프라인 예술을 온라인으로 던져버리면 어떨까 해서 미디어들을 만들었어요. 생각하다 보니까 웃음에 대한 코드와 정보에 대한 코드가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서 연구를 했어요. 스마트폰 앱을 써보면서, 앱이라는 게 내가 실력이 없어도 뭔가 할 수 있게 해주는구나 깨달음을 얻어서 앱을 계속 사고 연구하고 공부한 게 6-7년 정도 됐네요.

이 분야로 들어서게 된 계기, 그러니까 딱 꽂힌 순간이 있으신가요?
ㄴ 마임을 하면서는 생활이 힘들었어요. (이 분야로 들어설 즈음에는) 거리에 바스킹을 했던 때라 잘해도 5만 원에서 10만 원 벌어서 밥도 잘못 먹었죠. 그래도 유튜브로 태양의 서커스나 판토마임 미셀 콩트만 등 영상을 보면서 저도 뭔가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친구랑 스마트폰 무성영화 앱으로 찍어봤는데 정말 무성영화처럼 만들 수 있더라고요. 뭐지, 신세계인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스마트폰이라는 게 앞으로 많은 영역을 차지하겠다 싶었어요. 연기 활동을 접고 이거로 작품 활동을, 교육활동 할 거야 생각했어요. 배우를 접고 사업을 시작했죠.

그렇게 시작해서 많은 거 하셨어요. (이력서 읽음) 글로벌 창의 크리에이터 공모전에서 상을 받으셨고, 콘텐츠 교육원 메인 강사, 전파 진흥원 강사, 서울 통상 진흥원…서울 창업 프로젝트에서도 이것저것 하시고, 그러다 마지막에 서울시장 표창도 받으시고…
아~ 정말 재밌어요~ 예에~ (박원순 서울 시장 성대모사)

깜빡이 안 켜고 들어오시네요. (웃음) 서울 랩 페스티벌 등등하시고 지금은 화개장터(?) 소속으로 재밌는 거 많이 하시네요. 이번에 또 대학에서 재밌는 거 하시고 오셨다고 하시던데…
ㄴ 이번에는 이란 행사였어요. 이란에서는 3월이 설날이고 새해라고 하더라고요. 요새 해외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나오고, 그런 콘텐츠들이 있어서…저랑 지인이 이란 쪽 시장 뚫어보고 이란 대사관 인터뷰를 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모르는 언어, 모르는 문화를 체험하고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앱이나 단순한 프로그램 아니라 새로운 시장이네요. 그 자체가
ㄴ 그렇죠. 저는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실행해서 보이도록 해야 크리에이터라고 봐요. 그러다 보니 말했고 연구했고 결과물 만들어 내야 하니 움직이는 거고, 움직여 눈으로 봤으니까 그걸 또 만들어내야겠죠.

작가님, 우키님 말씀하신 여러 결과물을 예술적 관점에서 보면 어떤 느낌이 나던가요?
ㄴ 방금 이란 말씀하셨던 것도 기대되고, 처음 인사하실 때도 밝은 목소리로 하셨잖아요. 이 직업에 뛰어드시게 된 계기나 여러 말씀 하실 때 저와 눈 마주쳐주고 말씀하시는데 진지한 모습이 보여서 어떤 걸 하시더라도 앞으로 많이 기대됩니다.

그런데 뵌 시간이 길진 않지만 뭐랄까… 오프라인과 온라인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웃음)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굉장히 인상이 강력하세요. 스튜디오에 같이 있으니 이분에게 취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네요.
ㄴ 안 웃음 큰일이 나요 이 얼굴에. (웃음) 개인적으로는 잘 웃는 것도 예술의 장르라고 봐요. 요즘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대화가 줄어들고, 친구와도 소통이 간결화 됐대요. 서로 눈 마주치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거죠.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유머 1번지 보고 유행어 따라했는데 요즘은 헤드셋 키고, 이어폰 끼고 혼자 즐기잖아요. 그러다 보니 저는 웃을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문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웃어요. 웃어야죠. 예술가니까.

그럼 우키 씨, 팬 연령대 어떠세요?
ㄴ 주로 어머님 친구들이 많아요. (웃음) 부모님에게 스마트폰 편집할 수 있을 때까지 알려드렸거든요. 이렇게 하다가 부모님 세대를 공략했어요. 아무래도 20-30대에 잘 생기고 멋진 분이 많아서 제 또래를 공략할 순 없었거든요. 그리고 예전부터 어린이극 연출하고 어린이 관련해서 좀 하다 보니까 최근 들어서 초점을 잡은 게 아이들이에요. 아이들이 볼 만한, 건강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야 한다 싶으니까. 권위 없는 어른, 철없는 형, 동생 이런 느낌으로 방송하다 보니, 최근에 유튜브 답글도 많이 달려요. 제 팬층은 10대 들이다. (웃음)

10대들 혹은 어머니…어떻게 보면 할머니와 손자가 같이 볼 수 있는 콘텐츠네요. 그러면 할머님 팬들, 어머니 팬들이 댓글은 안 달죠?
ㄴ 만나면 제 손을 잡고 좋아하셔요. (어머니, 오늘은 스마트폰 갖고 영화를 찍어볼 거예요, 남편이 바람 피는 걸 찍어볼 건데요 - 성대모사) 이렇게 하면 굉장히 좋아하시거든요. 꼬마들에게도 (어우, 친구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어떻게 했게요. - 성대모사) 이런 거 하고, 이렇게 목소리 변조하면서 라이프 연기를 하다 보니까 굳이 답글 달면서 표현 안 해주시지만, 오프라인에서 만난 분들은 아들 같다, 방송 좋다고 해주세요.

목소리 변조가 말이 쉽지…상당한 재주예요. 가장 잘하는 성대모사가 뭔가요?
ㄴ 잘하는 성대모사는 잘 모르겠는데 좋아하는 성대모사는 애하고 할아버지가 대화하는 것을 1인 극으로 하는 거예요. (성대모사 시연) 컬투 영향 아닐까 싶네요. 차 막히는 시간 틀어두면 좋아요.

앱티스트에 대한 설명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해주실 수 있나요?
ㄴ 아까 말씀드린 부모님이 편집하고 영화 찍는 것들, 그런 자체가 예술인 거거든요. 예전에 예술을 할 때는 아방가르드, 미장센 같은 어려운 단어를 쓰면서 했었는데…거기서 멀어지게 된 게, 화장실에서 제 퍼포먼스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 왜 보러왔지 수군대는 걸 들었을 때부터예요. 무대 다 끝나고 관객들이 손뼉치는 걸 보니까 그 목소리가 오버랩되더라고요. 나 혼자만 좋아서 하는 게 예술인가 생각하다가, 이해하기 쉽고,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하고, 누구나 나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할 수 있게 해야 예술이라고 생각하게 된 거죠.

제 생각에는 앱은 이미 만들어진 요리예요. 우리가 이걸 3분 요리하듯, 자장면이나 카레를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듯 앱도 똑같은 거 같아요. 내가 그림 그리고 싶고 음악 만들고 싶을 때, 앱을 받아서 하면 하나의 콘텐츠가 나올 수 있거든요. 앱이 머릿속의 것을 바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인 거죠.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 기타리스트인 것처럼, 앱으로 자기표현, 자기가 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생각들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앱티스트라고 생각해요.

우키 씨가 가장 잘 표현을 할 수 있는 앱은 어떤 건가요?
ㄴ 아무래도 미디어죠. 미디어 관련 앱을 많이 썼다 보니, 스마트 영화, 무성영화 등등. 앱으로 콘텐츠를 뽑는 게 주된 일이거든요. 저 같은 경우 곡 연주할 줄 모르고, 작곡도 모르고, 악보도 못 보는데 음악을 만들어서 주제가를 만들기도 했어요. 교육받지 않았는데도 혼자 좋아하는 일 몰두하다 보니까 했듯이 지금은 장르 따지지 않고, 미디어 콘텐츠라고 하고 싶네요.

김도연 피디님 어떤 앱을 주로 쓰세요?
ㄴ 최근에 백욱희 대표님에게 소개받은 앱을 제 콘텐츠에 활용해 본 적 있습니다. 포토 스피커라고, 사진이 실제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움직이게 하는 거였죠. 이것뿐 아니라 이분이 쓰시는 앱 보면 놀랍니다. 방송보다 더 나은 콘텐츠를 손가락으로 하나로 뚝딱 만들어내니까요. 예능자막, 효과음 이런 것까지도 다 하시는 거 보니까 신기해요. 제가 뭘 할 줄 아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분이 소개하는 걸 제가 얼마나 활용할 수 있게 되는지, 준비가 된 건지가 중요할 거 같아요.

작가님은 어떠세요?
ㄴ 소개해주셨던 스냅시드나 사진 편집하는 앱을 많이 써요. 예술 하는 사람을 예술가라 부른다면, 앱티스트 일을 하는 백욱희님과 같은 케이스는 예술가를 만드는 예술가라고 해야 할 거 같아요.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사실 스마트폰 시대인데 앱을 잘 이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굉장히 제한적이기도 하고…
ㄴ 지금도 한 번 앱을 보면, 최근 받은 블럭웨이브라는 앱인데 누르기만 하면 음악이 나와요  (음악)

이건 어떤 음악 나오는 거죠?
ㄴ 제 목소리를 녹음하고 루프 몇 개 돌려서 드럼, 베이스, 보컬, 멜로디, 레코딩, 라이브 음악 해서 만든 거예요. 지금도 한 번 녹음해볼게요
(마포 FM 방송 나오고 있어요 -> 음악 깔린 녹음 나옴)
이런 식으로 루프 만들고, 비트 만들어서..

순식간이네요. 백욱희 대표님 하시는 거 보면서 느낀 게 우리가 머릿속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할 수 있어요. 이제까지 몇 개나 앱을 써보셨어요?
ㄴ 돈으로 쓰면 6년 동안 매달 20-30만 원씩 꼬박꼬박 썼고 지금도 쓰고 있거든요.
앱을 세본 지 오래됐는데 만 개 가까이 되지 않나 싶고, 돈도 5000만 원 가까이 쓴 것 같아요. 인앱 결제까지 하니까 그런 비용도 생각해보면 .

만 개 다운이면 폰 안에 저장이 다 안 되지 않나요?
ㄴ 클라우드에 저장해뒀다 필요하다 싶으면 다운받아서 써요.

앱을 잘 쓰는 DNA가 있고 전혀 대응 못 하는 DNA가 있는 거 같아요. 저는 후자 쪽인 거 같아요.
ㄴ 알면 재밌어서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는 게 모바일 콘텐츠의 매력이에요.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만지다 보니까 아침이고…완성된 걸 보면 나 혼자 이걸 하루 만에 만들었나 하는 성취감이 들고요. 주변에서도 어떻게 했나 물어보니까 알려주게 되고, 이렇게 사이클이 돌다 보니 저도 발전하게 됐죠. 재미를 붙이느냐에 달리는 거지 소질과는 상관없어요.

앱 제작도 가능하신가요?
ㄴ 앱을 제작하는 것만큼 무모한 게 없다 생각해요. 국내시장에는 소비지향적인 앱(게임에 대한 지원이나 지도, 길찾기, GPS등의 정보 찾는 것)이 많지만 해외에는 생산적인 앱(그림 그리고 영화 만드는 등)이 많아요. 우리가 생각을 넣고 아이디어를 넣고 감성이 넣었을 때 결과물이 나오는 앱들이 많죠. 생각지도 못했던 것까지…수없이 많아서 자신이 없어요. 독창적 아이디어 가진 분이 만든 앱이 있다고 알리는 게 제 역할이라고 못을 박았어요. 앱을 발굴해서 어떻게 사람에게 잘 전달될까 연구하는 것으로 길을 잡아서 제작은 안 할 겁니다.

대표님이라고 부르는 게 맞나요?
ㄴ 직원들이 다 빠져서 대표이자 사장이자…웃기는 사람 우키라고 하는 게 저는 더 좋을 거 같아요.

연기력이 참 대단하신 거 같은데, 타고나신 건가요?
ㄴ 저도 타고난 걸 어머니를 유튜브에 출연시키고, 최근에 알게 됐어요. 의외의 발견이랄까요. 보석을 찾은 느낌…보석이 우리 집에 있었어. (웃음) 어머님하고 같이 하면서, 표정을 보니까 DNA는 못 속이는구나 싶었어요. 어머니께서 주신 끼에 제가 생존하면서 터득한 것들이 합쳐진 게 아닐까 싶어요.

어머니께 출연료 따로 드리세요?
ㄴ 후불이죠. 매달 몇 개를 찍었는가 보고 나서. 엄마가 필요한 장비가 있다면 바꿔드려야 하고요.
어머니는 요즘 음악편집도 하시거든요. 한국무용이나 여러 춤 선생님 활동하시면서 저한테 음악을 편집해달라고 하시기에 가르쳐드렸더니, 지금은 베가스나 사운드 퍼지를 갖고 음악을 편집하시고 시디도 구우세요.

컴퓨터 활용능력도 집안 DNA인가요?
ㄴ 제 덕후 기질을 아버지께 물려받은 거 같아요. 아버님은 5개 국어를 하시는데, 공부라는 자체가 아버지에게 놀이이자, 지식을 쌓는 취미활동이에요.

어떤 외국어를 하세요?
ㄴ 중국어, 불어, 일어, 영어 여러 가지 있는데…삼촌들에게 들어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사전을 외워서 공부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듣고 우리 아버지 잉여력은 장난이 아니구나 했어요. 아버지의 덕후력과 어머니의 유쾌 끼가 접목되니 IT와 예술이 결합한 덕후가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배우로 맨 처음 가신 이유가 있나요?
ㄴ 제가 어릴 때 아파서 병원 생활을 15년 했었어요, 사망신고서도 냈었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지금의 밝음은 다 어두운 과거에서 얻었죠. (웃음) 제 기억에, 옛날에 병원에서 링거 맞고 누워서 코미디 프로 보면서 즐거웠던 거 같아요. 병원에 있을 때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울고, 되게 불쌍하게 보는 시선들이 많았어요. 이걸 바꿀 수 있는 건 내가 그들을 웃기든가, 내가 웃든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울지 말라고 광대 같은 짓도 하게 됐죠. 그러다 보니까 그 사람들이 저를 보고 웃는 걸 발견하게 된 거죠. 이 사람들이 날 보고 웃으니 기분이 좋다 싶고, 인생의 방향이 생겨서…웃음에 대해서 가게 된 거 같아요.

가볍게 질문 던지면 굉장히 철학적인 이야기를 해주시는 거 같아요, 평소 많은 고민을 하고 지내신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요즘 갖고 있는 고민은 어떤 고민이 있으세요?
ㄴ 요즘에는 MCN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나와서 보고 있으면, 좋은 팀과 콘텐츠가 숨겨져 있는데….왜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콘텐츠는 비인기고 게임이나 먹방은 핫할까 고민스러워요. 저는 공학자 시프팀을 좋아하는데 (성대모사) 어려운 공학이라는 코드를 잘 풀어서 하잖아요. 이런 팀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양도 좋고 질도 좋은 콘텐츠를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나와 줘야 하는데, 대부분 기술도 없고 영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도 없기 때문에 단순하고 자극적이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것들이 나와서 걱정이죠.

저도 엄마랑 함께하는 게, 뜨고 싶어서 하는 것도 물론 있지만 어머니를 기록한다는 개념이에요. 가족끼리, 아들과 엄마가 철없이 노는 장면들을 추억하려고 노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어른도 순수하게 놀 수 있고, 너희보다 좀 더 살았을 뿐이지 결국 너희와 똑같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하는 것도 있고요. 저는 어머니를 계속 기록할 거고, 어떻게 하면 이런 건강하고 건전한 영향력을 오랫동안 발휘할 수 있을까 단순하지만 어려운 고민을 하고 있어요.

시선작가님과 김도연 피디님이 두개씩 질문을 드릴 거예요. 먼저 김도연 피디님.

쏟아내는 콘텐츠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지금까지 몇 개였죠?
ㄴ 저작권 때문에 지우고 못 올린 게 300-400개 되고, 유튜브 현재 올라가 있는 게 500개 정도 되고 제 하드에 편집 못 하고 갖고 있는 것을 개수하지 말고, 연도별로 치면 2007년부터 비디오 자료 갖고 있어요.

그럼 거의 천 개 가까이 되실 텐데, 그 중 가장 기억 남는 영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스마일이라고 제가 판토마임을 접겠다고 마음을 먹고 찍은 무성영화가 있어요. 어떤 한 영혼이 지친 여자애에게 판토마임을 통해서 웃으라고 말해주는 짧은 뮤직비디오인데 노래가 마이클 잭슨의 스마일이에요. 지금도 그거 보면 감성에 젖어요. 가장 힘들었을 때고, 배우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겠다고 다짐하고 찍은 거라서요.

만드신 영상 중에, 기술적으로나 마음 적으로 힘들었던 영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ㄴ 처음에 제가 영상을 올릴 때는 유튜브 MCN이 활성화되기 전이었고, 내가 영상을 못 하고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영상 일기장 개념으로 올렸어요. 그런데 지금은 매일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좋은 것을 잘 만들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에 힘들어요. 날로 먹고 있나, 정성 없이 대충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힘든 영상이라기보다는 힘든 상황인 거죠.

사실 질문이 힘들었던 영상을 하나 골라달라는 거기도 해요. 기억에 남는 거 있으신가요?
최근에 혼자서 4일 만에 7개 영상을 만들었어요. 회사 업체 영상이었는데 그 업체가 기간을 코앞에다 두고 한 번도 안 해본 형태의 작업을 의뢰했었고…압박감을 그렇게 받아보면서 한 적이 처음이었어요. 회의감 들고 우울증 오고 몹쓸 사명감 때문에 하긴 했는데 그게 영상하면서 젤 힘들었던 순간인 거 같아요.

하나가 아니라 모든 순간이 힘드신 거군요. 그만큼 정성을 들여서 하신다는 말씀이겠죠.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시면서 수익을 어떻게 창출하고 계시나요?
ㄴ 제가 교육을 많이 했어요. 스마트폰을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한 자문 같은 거. 강사비로 수익을 벌었고, 또 저는 광고회사라고 생각하고 사업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광고를 찍었죠. 잘 만드는 광고 말고 명확한 컨셉, B급 아니면 안 만든다는 철학 하나로 삼사 년동안 여러 업체의 광고를 맡아 했어요. 그걸로 수익이 생기면 모았다가 직원들 월급도 주고 했었죠. 지금은 딱히 수익이 크진 않은데 유튜브 콘텐츠 매달리려고 두고 집중을 하고 있어요. 지금 수익은 가끔 들어오는 강연, 가끔 들어오는 일 정도에요.

액수로 한 번 표현해보실 수도 있으실까요?
ㄴ 작년에 제가 토탈 세금을 천만 원 가까이 냈어요. 1억 가까이 번 것 같은데요. 나간 것도 물론…직원, 월세비 나가니까 남는 건 없는데 그래도 밥 먹고 여러분 밥 사줄 돈은 통장에 있어요. (웃음)

 어떻게 보면 후배크리에이터 분들이 참고를 해야 할 선배가 아니실까 싶네요. 저희도 이 질문을 어떻게 드려야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ㄴ 돈을 어떻게 버냐고 많이들 물어봐요. 글쎄요. 제가 최근 회의감 들고 슬펐던 게, 예전에는 영상을 찍으면 시나리오, 연출, 기회, 제작 비용 다 받았는데 지금은 단가가 거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거 같아요. 인지도가 없으니까…요새는 구독자 몇 명이냐고 영업이 들어와요. 예전에는 영상이 이런 컨셉인데 어떻게 만들어주실 수 있냐고 견적서가 왔었는데 지금은 영상을 잘 안 만들어도 되니까 조회 수가 얼마냐고 물어보는 거죠. 이분들 영상을 알고 의뢰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인지도 쌓고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후배 크리에이터 생각할 때 기획력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자기가 영상 만드는 데 있어서 남들과 차이 있는 자기 색깔이 있고, 영상 편집하고 만들 수 있는 기술적 부분이 있어야 혼자가 됐을 때 좀 더 자신의 아이디어를 대접받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도 후배들에게 1인 광고 회사, 움직이는 기업 선례를 남기고 싶어서 도전해보고 있어요.

만드실 때 정말 재밌다 했던, 기억에 남는 영상 있나요?
ㄴ 엄마하고 최근에 했던 영상들이 정말 웃겼어요. 엄마랑 과자 갈아먹고 젤리 먹는 거요. 우리 나이 합치면 100살이 넘는데 이걸 보는 친구들은 열 살 열두 살 이럴 거 아니에요. 제가 병맛이라도 고퀄리티 B급으로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는 엄마하고 아들이 철없이 젤리 오물오물하고 믹서기 들고 놀라니까 제가 봐도 영상을 보면 빵 터져요. 이런 게 최근에 제가 빵 터진 영상들이 아닐까 싶어요.

모든 후배 크리에이터 분들이 어머니, 아버지와 이렇게 한 번 시도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저희가 준비한 질문은 오늘 여기까지고, 벌써 인터뷰 막바지네요. 오늘 어떠셨나요?
ㄴ 두서없이 막 떠들고 무슨 이야기 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뭔가 고백 성사 같은 느낌이었어요.
안에 있는 걸 비우고 간 느낌이 있고요. 저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즐거움을 주고 저도 즐거움을 받아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오히려 오늘 제가 더 많이 얻고 가요.

끝으로 마지막 인사말 부탁드릴게요.
ㄴ 저는 어찌하다 보니까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하고 있는 우키는 TV의 우키라고 하는데요. 여러분에게 제가 큰 웃음 드릴 수는 없을 거 같아요. 단지 우리가 살아가는 그냥 옆집사람, 앞집사람, 아는 형, 아는 동생. 그 사람이 하루라도 웃음 잃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방송을 하는 사람입니다.
기록 남겨야 기억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 이 방송 통해 여러분과 인사를 하게 됐는데요. 저를 기억해주시면 제가 여러분 기억에 남을 만큼, 기록에 남을 만큼, 밝고 건강한 웃음을 줄 수 있는 크리에이터로 앞으로 계속 창작활동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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