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스윙댄스홀 '스윙바'

[문화뉴스] 문화예술의 시대, 특히 소셜댄스 문화가 온오프믹스로 확장되는 중에 역동적인 소셜댄스인 '스윙댄스'가 최근 젊은 2030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스윙댄스'를 배우고 출 수 있는 곳을 '스윙바'라고 하는데, 최근 스윙댄스에 대한 소개가 많이 알려진 것에 비해, '스윙바'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정보가 공유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문화뉴스'에서는 특집으로 서울 소재 주요 '스윙바'를 탐방해 곳곳의 매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윙댄스 전문 댄스홀인 논현동 '스윙바'의 처음 시작은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웠을 2002년이었다. 올해로 문을 연 지 12년이 흘렀다. 이름부터 '스윙바'인 이곳을 '진작에 들러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윙바'의 사장 '도라도라'(서진기)를 통해 지난 12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소셜댄스 세계에서는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쓰기에 아래부터 등장하는 인물 명은 모두 닉네임으로 언급되는 것을 밝힌다) 

▲ 스윙바 사장 도라도라(서진기) ⓒ 스윙바 제공

자연스러운 첫 질문, 스윙 댄스홀 '스윙바'의 역사가 궁금하다 
ㄴ 스윙이 처음 한국에 처음 들어온 것은 살사가 1997년 한국에 들어온 뒤인, 1999년 12월 보라매공원 체육관에서 나혜석 선생님의 공개강습을 시작으로 그 역사가 시작됐다.

그 후 보라매공원에서 댄스스포츠 댄서와 함께 공개강습을 열었고, 당시 대학로에서 5층 규모의 살사 댄스홀인 '필라댄스'라는 하는 건물에서 2002년 초까지 동호회 강습이 진행됐다. 그 강습을 시작으로 스윙댄스 동호회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스윙댄서들은 살사댄서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아 주말에는 댄스홀을 빌릴 수 없었다. 그래서 스윙 음악이 담긴 CD를 틀 수 있는 술집을 찾아다니곤 하며 게릴라스윙파티를 열었다.

주말에도 스윙댄스를 추고 싶은 댄서들이 살사 댄스홀에서 독립해서 '스윙만을 출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젊은 열정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스윙전문댄스홀 '스윙바'를 2002년 4월에 처음으로 열게 됐다.

어떻게 스윙댄스를 접했기에 댄스홀까지 오픈할 결심을 했나? 
ㄴ 나는 살사를 먼저 1997년에 시작했다. 그 당시 직장생활을 3년 정도 하던 중이었다. 회사에서 취미를 배우는 모임에 있었는데 거기에서 커플 댄스를 배웠다. 춤을 배우고 난 뒤 '이렇게 너무 재미있는 것을 왜 모르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커플댄스를 찾다가 살사를 배우게 되고 살사를 배우다 보니 춤추는 사람들과 함께 밤새 춤추고 이야기하며 놀 정도로 좋았다. 그 후 살사가 아주 좋아서 회사를 관두고 피시방을 차렸다(웃음). 살사에 집중하기 위해서(?)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다.

그러다가 어느 살사파티에서 나혜석 선생님이 당시 방송에서 유행한 스윙댄스를 이용한 유명 의류 브랜드 광고를 재현했는데, 정말 멋있었다. 살사를 만난 것처럼 한순간에 반해 버렸다.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스윙에 푹 빠지게 됐다.

▲ 스윙바 공동 운영자 키노 ⓒ 스윙바 제공

그 과정에서 창업을 하게 됐는지 
ㄴ 나와 뜻을 같이하는 창업 멤버들과 함께 창업했다. 처음에 나는 스윙댄스홀과 피시방을 같이 운영했지만, '스윙바'에 집중할 수 없어 피시방을 정리했고, 다른 멤버들은 댄스홀 경영이 생각보다 힘들어서 하나둘씩 포기하게 되었고 결국 나만 끝까지 남게 되었다. 지금은 매니저들과 같이 스윙바를 운영하고 있다.

당시 생업을 포기하면서 하기에 힘들지 않았나?
ㄴ 그만큼 스윙댄스가 정말 좋았다. 정말이다. 처음 해보는 거라 무척 힘들었다. 경찰들이 허가받지 않은 시설에서 불법으로 영업한다고 단속 들어온 적도 있다. 나이트클럽에 대한 법은 있어도 댄스홀 관련 법규가 없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 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있었을 때 해결됐다. 스윙댄스가 좋아서 시련을 이겨내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스윙댄스가 좋아서 계속 추고 싶고 알리고 싶었다. 스윙댄스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춤을 설명하려 회사 회식 때 파트너가 주변에 있으면 전화로 불러서 노래를 틀어 놓고 춤추며 보여주었을 정도로 스윙댄스를 알리고 싶었다.

그렇게 십여 년이 흘렀다. 댄스홀을 연 보람이 있을 때가 있다면?
ㄴ'스윙바'에서 많은 스윙동호회가 생겨났다.'스윙원' '박쥐' '네오' 'CT' 'The Swing' 등 많은 스윙댄스 동호회들이 우리 댄스홀을 거쳐서 성장했다. 그 모습을 지켜볼 때면 뿌듯하기도 하다. 스윙을 알리려 작은 씨앗을 뿌린 셈이다.

스윙댄서들 서로 사귀다가 결혼도 하고 출산하고 애들이 크고나서 가끔 댄스홀을 찾곤 한다. 아빠의 손을 붙잡고 아가들이 스텝을 밟으며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정말 스윙댄스를 추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모습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금 스윙댄서들은 잘 모를 옛날이야기 하나 부탁한다 
ㄴ 뭐 별 이야기는 없지만, 예전에는 스윙 음반 CD 하나, 댄스 강습 비디오 한집 구하기가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정말 오래전 이야기 같지만, 예전엔 정말 그랬다. 그래서 유학생들이 귀국할 때 부탁해서 비디오를 보내달라고 할 정도였다. 그렇게 해서 얻은 비디오를 매일 밤 스윙댄서 동지들끼리 모여서 한 컷 한 컷 살펴보며 연구했었다.

스윙댄스홀이 초창기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이 있다면?
ㄴ 예전에는 댄스홀별로 특색이 조금씩 있었다. 어느 곳은 나이트 분위기, 어느 곳은 모던한 분위기가 있었다. '스윙바'는 컨트리가 콘셉트였지만 요즘에는 스윙바 별로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시대에 같은 콘셉트로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DJ들도 예전에는 스윙재즈 연주자들이 많아서 연주곡이 자주 나오곤 했었다. 듣기에는 정말 좋은 곡이지만, 댄서에게는 정말 곤란한 곡들이었다. 요즘에는 대중적 인기를 끄는 음악을 주로 선곡하곤 한다.

▲ 스윙바 전경 ⓒ 스윙바 제공

스윙바의 일주일 일정은 어떻게 되나?
ㄴ 수요일에는 '웨스트코스트스윙 데이'다. 목요일에는 '스윙댄스 소셜데이'를 진행하고 토요일에는 박쥐스윙이 일요일에는 스윙원 동호회가 강습과 정모를 진행한다. 금요일에는 비정기적으로 스윙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나머지 날은 외부 강사들의 강습이 이루어진다.

주간에는 행사업체나, 극단, 뮤지컬들 대형 작품들이 연습실로 대관하기도 한다.

▲ 박쥐스윙 ⓒ 스윙바 제공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면?
ㄴ 오는 10월 4일에 Swing Exchange'를 개최한다. '피에스타' '고고바' '스윙바'가 뭉쳐서 예전 스윙댄스 시절의 동호회 간 선의의 경쟁과 친목을 다지는 파티를 새롭게 기획했다. 월드컵 경기장 리셉션 홀에서 선착순 300명을 제한했는데, 오픈하자마자 인원이 꽉 차서 더는 다른 인원을 받을 수 없을 정도다. 매년 기획 중이니 내년을 기대해 달라.

1세대 스윙댄서 인데, 앞으로 어떤 스윙댄서의 그림을 그리고 있나?
ㄴ 사람들이 춤에 너무 프로페셔널(?)을 추구한다.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하고 싶은지 너무 열심히 하려는 경향이 좀 있다. 나는 스윙댄스의 사회적인 측면과 동호회 적인 특징을 잘 살려서 예전의 아마추어리즘을 살리는 행사들을 많이 하고 싶다. 그리고 동호회들끼리 스윙댄서들끼리 뭉쳐서 더 크고 새로운 소셜 댄스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

▲ ⓒ 스윙바 제공

그리고 스윙댄스에서는 할 수 있는 역할은 거의 다 해본 것 같다. 댄서, 강사, 동호회 운영진, 댄스홀 경영, 파티 기획자 등 놀만큼 다 놀았지만, 아직 마음 맞고 오래도록 같이 춤출 공연 팀과 함께 해보지 못했다. 팀을 꾸려서 더 큰 소셜 댄스 문화를 만들어 재미있게 놀아보고 싶다.

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스윙댄스를 추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이 있다면,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기분이다. 남들이 집을 떠나 직장에 매달리면서 젊음을 회사에 바치지만, 스윙댄스를 배우고 나니 서로의 추억과 경험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친구 이상의 가족 같은 사람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15년 동안 춤을 췄지만, 나는 그다지 잘 추는 편은 아니다. 다만 춤을 보는 눈이 생겨서 주변 스윙댄서들을 보자면 너무 조급한 면이 보인다. 자기보다 잘 추는 동기와 동년배를 이기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것 같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본인들이 준비되지 않으면 배움이 아무런 쓸모가 없다. 소귀에 경 읽기로 아무런 흡수가 되지 않는다. "조급함을 버려라"고 말하고 싶다

댄서들이 춤을 춰도 사람들이 서로를 보지를 않는다. 스윙댄스계의 거장 스티븐 미첼이 한국에 와서 강습할 때 춤은 "3분간의 로맨스"라고 했다.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두고 어디를 쳐다보고 있는가? 서로를 쳐다보고 서로에게 집중하면 더 느낌인데 말이다.

그리고 춤과 술에 빠져서 연애를 못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하나 해주고 싶은 말이 함께 춤을 춘 파트너에게 당신의 춤을 물어봐라. 나는 춤이 곧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당신이 춤만 췄는데도 연애를 못 한다는 것은 당신의 춤이 매력적이지 못한 것이고, 당신의 성격 또한 그렇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 스윙바에서 춤추는 댄서들 ⓒ 스윙바 제공

그리고 스윙댄스 문화가 새롭게 발전해야 한다. 동호회와 스윙댄스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끼리 자유롭게 서로 모여서 힘을 합치면 누가 상업적으로 소셜 댄스 문화를 이용할 수도 없고,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데 아직 그 구심점이 부족한 것 같다. 그 부분을 좀 더 노력하고 있다.

말이 길었다. 결국, 웃으면서 오래 즐기자는 말이다. 남들과 비교하거나 그러지 말자.

한 가지 꿈이 있다면 길가에서 스윙재즈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파트너의 손을 잡고 춤을 춘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전혀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는다. 그런 소셜 댄스 문화가 꽃피울 날을 꿈꾼다.

문화뉴스 신일섭 기자 invuni1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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