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전공자가 아닌 그가 연기를 배운 방법

   
 

[문화뉴스]

 

"한국의 창작 뮤지컬 파리넬리가 레미제라블처럼 자리 잡아서 오래오래 공연했으면 한다."

 

꿈을 꾸는 사람은 멋있다. 배우는 무대에 서기 전까지, 스크린에 나오기 전까지 꿈을 먹는 직업으로 평가되어 그들의 노력과 기다림을 꿈이라는 말로 미화시키기도 한다. 같은 대사를 수도 없이 되뇌고, 다른 표정으로, 다른 목소리 톤으로 해보았을 그들의 노력을 저평가하지 말자. 오늘도 많은 이들이 배우에 대한 꿈을 안고 노력과 기다림 혹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들을 응원하는 한 배우를 소개한다.

'파리넬리'에서 형 리카르도 역할을 맡은 김경수 배우다. 김경수 배우는 연기 전공자가 아니다. 토목과를 전공하고, 노래가 하고 싶어서 서울로 올라온 부산 청년이었다. 이후, 뮤지컬의 세계를 알게 되고 뮤지컬 배우로 발돋움한다. 매번 그는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그는 꿈을 꾸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리고 매번 노력하고 겸손 하려 하므로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뮤지컬 '파리넬리'는 4월 26일을 초연으로 이번 달 1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 홀에서 공연한다. '리틀잭'은 이번 달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파리넬리를 보는데 인터미션 때 김경수 배우 잘생겼다고 주변 좌석에서 난리였다. 자신의 이미지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ㄴ 분장팀의 승리다. (웃음) 감사하다. 선이 굵은 얼굴이 아니라서 분장하기 나름인 것 같아서 여기저기 쓰기 좋은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역할을 다양하게 해온 것 같다. 주로 착한 역할을 많이 했지만, '마리아마리아'에서 악한 역할도 하고, '빨래'에서는 몽골 사람 역도 맡았다. 이미지의 경우, 스스로 잘생기고 못생긴 것을 떠나서 밋밋해서 오는 장점들이 있다. 다양한 이미지 소화가 가능한 것 같다.
 
약력이 독특하다. 대학가요제 출신이고, 2014년 슈퍼스타 k도 나오셨다. 어떤 노래를 불렀는가?
ㄴ 실제 데뷔는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다. 방송했다고 알린 건 아니지만, 슈퍼스타 K에 현재 '파리넬리'에서 또 다른 형을 맡은 이준혁 배우와 같이 나갔다. 뮤지컬을 떠나서 음악적으로 소통되는 부분이 많은 친구 사이다. 차기작인 '리틀잭'을 같이 준비하는 유승현 배우와도 같이 슈퍼스타 케이에 나갔다. 슈퍼위크까지 갔다.
 
"하루아침에", "친구라는 건", "매일 그대와", "연극이 끝난 후"와 같은 곡들을 편곡해서 준비했다. 그러나 방송에 나간 건 뮤지컬 '그리스'에서 춘 춤이 나갔다. 동료이자 친구들과 함께한 추억이라서 좋지만, 방송에는 일부만 나가서 반은 좋고 반은 부담스럽다.
 
   
 
원래 토목을 전공했다가 27살쯤 첫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배우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ㄴ 고향이 부산인데, 토목과를 전공하다가 음악이 하고 싶어서 서울에 올라왔고 실용음악과를 들어갔다. 실용음악과의 뮤지컬 실습수업에서 뮤지컬을 알게 됐다. 준비했고, 데뷔는 '위대한 캣츠비'로 했다. 
 
뮤지컬 배우가 된 이후,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ㄴ 뮤지컬 배우가 되어 좋은 점은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 음악 보컬 전공을 했다. 뮤지컬에서는 스토리를 고려해서 하고 싶던 노래와 연기를 함께 밀도 있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다. 아쉬운 점은 연기를 전공하지 않아서 늘 장애물에 부딪힌다. 연기 전공자들의 출발점이 나와 다르다. 나는 대본을 보면 첫 리딩때 많이 힘들어한다. 심지어 부산 사람이라 사투리가 배어있어서 조심히 읽는다. 대본을 분석하는 능력도 많이 다르지 않을까. 그들은 분석하는 이론적인 틀을 더 많이 알지 않을까.
 
연기를 따로 배운 적 없는 것 같다. 그러면 연기를 배운 경로는 무엇인가?
ㄴ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 선배님들이 많이 가르쳐 주셨다. "나랑 대화 좀 하자."라고 하신다. 주로 연기를 할 때 상대한테 말을 하면서 소통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혼자 대사만 한 것 같다. 근원적인 것을 많이 생각한다. 연기에 일정한 규칙과 이론이 있다기보다는, '상대 파트너와 정확하게 대화를 한다'로부터 시작한다. 그런 것이 쌓이다 보니 연기는 상대와 소통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배려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 나 스스로가 내 역할의 감정에 휩쓸려서 대단한 표현을 하더라도 상대가 받아줄 수 있어야 한다. 관객도 배려해야 한다. 관객들이 보기에 불편해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 내가 이 대사나 행동을 했을 때, 상대가 불편한 부분이 최소화되고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 대사를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 서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연기를 시작한다.
 
   
 
요즘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는 거로 알고 있다. 현재 작품과 차기작을 설명해달라.
ㄴ 현재는 '파리넬리'를 공연하면서, 오월 말부터 공연하는 '리틀잭'을 연습하고 있다. 다른 작품 연습을 하면서 다른 공연을 한다는 것이 힘들다. 원하든 원치 않든 바쁜 상황이 되어서 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파리넬리'의 경우 초연을 두 번 보았는데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파리넬리 역할은 음역이 표현을 할 수 없는 엄청난 영역이라서 형 역할을 하고 싶었다. 파리넬리 역은 욕심이 나서 하고 싶지만 감히 할 수 없는 영역이다. 형도 많은 드라마를 가진 인물이라서 관심이 갔다. 초연 때 친구인 이준혁 배우가 공연하고 있었고, 초연멤버가 쭉 해서 오디션이 뜨지 않기도 한다. 운 좋게도 이번에 오디션 공고가 났고, 오디션을 통해 형 리카르도를 얻게 되었다. 기다렸던 만큼 만나게 되어 행복한 작품이다.
 
   
 
'리틀잭'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파리넬리' 공연 때문에 연습에 그리 많이 가지 못했다. 팀원들한테 죄송한 마음이 크다. '리틀잭'은 '소나기'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사랑했던 여자를 추억하는 이야기다. '소나기'에서 첫사랑 모티브는 가져왔지만, 성인남녀가 주인공이고 배경도 영국이다. 어른이 되어 가수가 된 주인공이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이후, 사랑했던 여인을 회상하는 콘서트를 하는 작품이다.
 
작품에는 2명의 배우가 등장하는데, 각자가 악기를 다룬다. 나는 기타를 여자 역할은 피아노를 다룬다. 슬프기도, 행복하기도 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첫사랑을 다시 만날 수는 없더라도, 마음속에 있는 그녀를 털어내고 보내주고 싶어서 스스로 하는 공연이 아닐까 싶다. 기대된다. 음악도 좋다. 관객들이 즐기며 볼 수 있을 것 같다. 
 
   
▲ 김경수 배우와 형 리카르도를 연기하는 이준혁 배우
'파리넬리'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ㄴ 파리넬리의 형 리카르도를 맡고 있다. 동생을 많이 사랑한 나머지 동생에게 집착하게 되는, 사실은 굉장히 외로운 사람이다. 동생이 삶의 이유이자 전부인 사람이다. 나빠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사랑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한 인물이다. 
 
리카르도에게 음악은?
ㄴ 동생인 파리넬리와 함께했을 때 온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전 작들에서 역할마다 캐릭터 이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형 리카르도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했는가?
ㄴ 파리넬리는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실존인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검색도 해보고 책도 보고, 영화도 보는 등, 실제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았다. 그러나 작품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다. 실제 사실과 많이 부딪치기도 하지만, 인물의 실제 삶을 상상해볼 수 있다. 지난번에 '빈센트 반 고흐' 작품을 할 때도 비슷했다. 실제로 고흐가 잠든 프랑스의 오베르에 찾아가서 그의 기운을 느꼈다.
 
이번에는 파리넬리의 실제 삶의 터전을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공연하고 있는 루이스 초이 배우가 직접 방문했었다. 파리넬리의 발자취를 찾아서 이탈리아의 나폴리 안드레아를 가보셨고,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풍경들과 공간의 분위기들을 상상했고, 그곳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파리넬리와 형 리카르도 역시 그렇게 놀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보았다. 캐릭터의 연구와 분석을 위해 어디를 갔고, 무엇을 준비했다기보다는 결국은 배우들끼리 소통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번 작품에는 짧은 시간이라 많은 소통을 통해 더 얻은 것이 많았다. 
 
   
 
파리넬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와 본인 파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가 무엇인가?
ㄴ 파리넬리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울게 하소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악몽"이라는 곡을 좋아한다. 파리넬리는 트라우마 때문에 항상 악몽을 느끼면서 산다. 해당 장면의 분위기와 앙상블들이 꾸며주는 악몽의 분위기는 압권이다. 가장 좋아하는 씬이자 넘버이다. 주·조연들이 나와서 드라마를 끌고 가지만, 앙상블들의 힘이 잔뜩 발휘되는 곳이다. 그들이 없으면 '파리넬리'는 공허한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이 빈틈을 채워준다기보다는, 완벽하게 장면들을 책임져주기 때문에 '파리넬리'라는 작품이 빛날 수 있다고 본다.
 
카를로(파리넬리)와 형 리카르도가 두 곡을 듀엣 한다. 대표곡을 뽑자면 파리넬리는 "울게 하소서", 리카르도는 "내가 갖겠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대표곡보다 다른 곡을 더 선호한다. 곡을 참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카를로와 함께 부르는 듀엣곡을 좋아한다. 그러나 한 곡은 참 밝고, 하나는 지나치게 암울하다. "세상이 우리를 환영해"라는 밝은 곡을 좋아한다. 카를로와 리카르도의 가장 행복한 장면이자 넘버가 아닐까. 반대로 "잔인한 거짓말"에서 술김에 진실이 툭 튀어나오는 곡도 좋다.
 
파리넬리 역의 루이스 초이, 이주광 배우와의 호흡은 어떠한가?
ㄴ 루이스는 젠틀하고 따뜻해서, 이주광 배우는 동갑이라서 모두와 호흡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 '파리넬리' 극 중
더블 캐스팅인 이준혁 배우의 리카르도와 김경수가 연기하는 리카르도는 어떻게 다른가?
ㄴ 모든 공은 이준혁 배우에게 돌릴 수 있을 만큼 초연 때 형 리카르도 역할을 잘 만들어 놨다. 그래서 재연에 참여한 나는 더 편하게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 뭐가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르겠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사람이 다르므로 같은 디렉션도 다른 연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초연을 보고 재연에 임하는 입장에서는 이번 공연에는 특히 동생에 대한 사랑이 집착으로 바뀌면서 사랑과 집착이 매우 강해졌다.
 
처음에는 엔딩 때 파리넬리한테 가지 말라고 잡는다. 파리넬리가 "행복하지 않다. 형의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한다. 근본적으로 이준혁 배우와 리카르도에 대한 생각은 같다. 내가 차별적으로 연기하겠다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통해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공연에 임했다.
 
리카르도의 넘버에서, 준혁 배우는 날카롭고 강인하게 부르는 경향이, 그에 비해 본인은 부드럽게 부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준혁이의 강한 부분을 좋아해서 나도 흉내 내기도 한다. 그러나 본인의 발성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준혁 배우는 노래할 때 스킬과 감정이 좋다. 본인은 스킬보다는 감정적인 부분을 노래에 많이 넣지 않았나 싶다.
 
   
 
공연을 준비하는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ㄴ 리카르도가 술 취한 씬이 있다. 준혁배우는 안 넣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허밍을 넣는다. 헨델의 작품을 훔치면서 "울게 하소서"를 허밍으로 표현한다. 전작으로 "사의 찬미"라는 곡을 했다. 원곡인 도나뷰의 "잔물결"에서 출발하여 사의 찬미에서는 윤심덕이라는 가수가 "사의 찬미"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는 작품이다. 그 작품에서도 허밍을 했다.
 
같은 허밍을 하다 보니 헷갈려서 '파리넬리'에서 '사의 찬미' 곡을 노래했다. '사의 찬미'를 본 관객이라면 바로 알아보았을 수도 있다. 노래를 부르다가 중간에 깨닫고, 끝까지 안 부르고,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시기상 도나뷰가 먼저인지 파리넬리가 먼저인지 검색도 해봤다. 내가 미리 작곡한 셈이 되었다. (웃음) 
 
공연을 준비하면서 참 행복했다. 힘든 부분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연습이 참 즐거웠다. 공연에서 딱히 실수한 것이 없다. 대사를 못 친 적도 있긴 한데, 흐름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상황에 맞게 바꿔서 대사하기도 하고 어느 공연이든 이 정도 실수는 한다.
 
"세상이 우리를 환영해"라는 노래를 할 때 유일하게 애드립을 칠 수 있다. 파리넬리에게 "조금 더 오만하게 웃어봐"라고 주문한다. 루이스 초이 배우와 매번 신선할 수 있게 매번 다르게 대사하자고 약속했다. 카를로가 웃으면 다양한 방식으로 그 상황에 애드립을 친다. 아무리 웃긴 말도 두세 번 들으면 재미가 감소한다. 좀 더 살아있게 연기하도록 애드립친다.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어떤 것을 가져갔으면 하는가?
ㄴ 대부분의 작품이 사랑 이야기다. 이 작품 역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가족의 사랑 이야기다. 그러나 지독한 사랑이 주는 잘못을 다룬다. 사랑해서 오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사랑이 사랑으로 가기도, 사랑이 집착으로 흐르기도 한다. 사랑이 수많은 모습으로 변모될 수 있다. 작품을 통해 이러한 감정들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형제애를 자주 보여주고 있으나 본질에서는 사랑이 아닐까. 
 
   
 
파리넬리가 떠난 후 형 리카르도는 어떻게 될지 상상해본다면.
ㄴ 음악을 접을 것 같다. 왜냐면 파리넬리는 형에게 음악에 관한 모든 것이다. 또한, 리카르도에게 카를로가 전부였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선택들이 있었지만, 카를로가 있었으므로 음악이 지속할 수 있었다. 결국은 인정해서 카를로를 떠나보내 주었다.
 
실제 사례를 찾아보았는데 카를로가 스페인으로 떠난 이후, 리카르도가 스페인 마드리드로 동생을 만나러 갔다고 한다. 동생을 찾아가서 만났다고 사실이 나왔지만, 극의 연장으로 본다면 만나지 못하고 파리넬리가 활약하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형도 떠나지 않았을까. 극이 끝나면 형 리카르도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극단적이지만 자살할 수도 있지 않을까. 뮤즈가 떠나버린 음악가에게 무엇이 남을까.
 
가장 존경하는 배우가 누구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ㄴ 성기윤 배우라고 많이 언급했다. 공연하다 보니 존경하는 배우들을 실제 현장에서 많이 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지금은 김수용 배우를 만나보았고 많이 존경한다. 배우가 지녀야 할 능력뿐 아니라 사람됨을 배우고 싶다. 내가 우러러보는 선배인데도 불구하고, 늘 편하게 대해주시고 친동생처럼 아껴주시고, 겸손하시다. "공연계의 유재석"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따르고 좋아할 것이다. 존경하게 된다.
 
나도 이런 선배가 되고 싶다. 나 역시 후배들에게 이렇게 보이고 싶다. 끝없이 겸손하고 끝없이 노력하신다. 저 위치에 있는데도 어떻게 저렇게 한결같을 수 있을까. 철저한 자기관리도 하신다.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작품을 위해 배우의 몸과 마음 상태를 최고로 만든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모든 역할을 소화하실 수 있다. 아까 연기에서 언급한 배려할 줄 아는 배우다. 아직도 본인은 공연 도중에 예민하고 까칠한 부분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김수용 배우는 예민한 와중에도 자연스럽게 끌어가는 사람이다. 감정적이지 않다. 끝까지 신사적이다. 작업할 때 가장 멋진 사람일 수 있다. 
 
   
 
하고 싶은 말.
ㄴ 파리넬리가 레미제라블처럼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레미제라블처럼 오래오래 공연해서 계속 관객들을 보았으면 좋겠고, 10년 후 초반에 참여한 배우들이 같이 공연하면 뜻깊을 것 같다. 그때가 되면 더 퀄리티 있는 연기와 역할을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우리나라의 창작 작품 중 이렇게까지 장기간 자리 잡은 작품은 없는 것 같다.
 
레미제라블 20주년 때 초연 배우들이 노래하는데, 역사를 읊듯 감동이 짜릿했다. 이 작품도 그랬으면 좋겠다. 작품을 오랜 시간 책임져주는 배우와 그런 환경이 된다면 작품 역시 더 깊어진 내용과 연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오래 갔으면 좋겠다.
 
[글] 문화뉴스 김진영 기자 cindy@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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