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왜 춤을 춥니까

어느 일요일 오후 4시, 시청 앞 광장에 화려한 의상의 남녀 400여명이 모이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로큰롤 음악이 흘러나오고, 무대 위에서는 핑크마의를 입은 남자가 노래를 불렀다. 잔디광장에서는 수백 여명의 댄서들이 리듬에 맞춰 대규모 로큰롤 스윙댄스 공연을 시작했다. 맑은 하늘과 딱 좋은 햇빛, 바람 그리고 풀냄새. 상춘객들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댄서들과 비슷한 인원의 수 백 여명의 관객들. 함께 손뼉을 치고, 함께 따라 추는 광장의 풍경. 옛말에 백성이 행복한 나라에는 모든 마을에 노래와 춤판이 벌어진다고 했다.

이렇게 노래와 춤판을 벌인 이들, 그들은 딴따라땐스홀이라 불린다. 이들은 지금의 우리나라가 너무나도 행복해서, 복에 겨워서 이 따뜻한 봄날에 노래하고 춤을 췄던 것일까. 이들의 구성원들은 딴따라땐스홀의 문화예술워크숍과 대규모거리공연을 통해서 웃음을 되찾아 업무 능력이 향상된 회사원들, 무료함에서 벗어난 남자들, 자신을 다시 꾸미게 되고 사랑하게 된 여성들, 새로운 짝을 만나 연애와 결혼에 성공한 커플들, 아빠와 딸이, 엄마와 아들, 언니와 동생의 사이가 더욱 화목하고 돈독해진 가족들로 이루어져 있다.

왜 로큰롤 스윙댄스인가

왜 그럴까? 왜 수백 여명의 시민들이 매달, 하필이면 스윙댄스를 출까? 그리고 또 왜 스윙댄스를 스윙재즈가 아닌, 로큰롤에 맞춰 추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로큰롤은 쉽기 때문이다. 로큰롤은 코드가 3개밖에 없다. 현대의 음악 평론가들이 평론에서 제외하다시피 할 만큼 모든 음악 중에서 가장 간단한 음악구조를 지니고 있다. 스트레이트 직구. 그렇다. 한 방이다. 변화구나 훼이크등의 복잡함이 없다.

이 사회가 너무 복잡다단해지고 얽히고 설키고 거미줄처럼 엮여가는 탓에, 사람들은 단순하고 접근하기 쉬운 지극히 대중적인 것을 택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로큰롤 음악과 입문과정의 스텝이 가장 쉽고, 복장이 스포티한 스윙댄스가 만나서 대중들의 반응이 증폭되게 만든 락스윙(로큰롤 스윙댄스)이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더 많은 사람이 몸과 마음의 소통의 창구로서의 재미난 것을 알게 되고,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을 표출하면서 일상의 상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왜 로큰롤 스윙댄스인지, 왜 작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답이 되지 않을까한다.

그 다음은 무엇인가

스윙댄스가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지도 이제 햇수로 16년째다. 스윙댄스 문화의 한계와 극복할 부분은 무엇인가. 로큰롤 스윙댄스의 세상에 들어오게 되면, 보통 6개월에서 1년 6개월 정도는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그리고는 깨닫는다. 이제는 현실로 돌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로큰롤과 스윙댄스도 하나의 예술 분야인 만큼 그 끝이 없다. 누군가는 춤 선생님이 되고, 누군가는 전문 공연 단원이 되고, 누군가는 운영진이 되고, 누군가는 술자리만 쫓아다니는 선배님이 되기 마련이다. 또 누군가는 락스윙 월드에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 후 사라지고, 누군가는 몇 번의 달콤한 연애후의 가슴앓이 후에 사라지고, 누군가는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는 생각에 다른 분야를 배우기 위해 사라진다.

종교처럼, 락스윙이 우리의 인생을 평생 동안 매일같이 위로해주고 치유해주고 행복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과연 그 방법은 있는 것인지, 있다면 어떤 부분들인지에 대한 고민과 대답은 이번 주 토요일(2월 8일) 오후 4시. 강남역 11번 출구에 있는 M스테이지에서의 대규모 락스윙 무료 거리공연을 함께 즐겨본 이후에 다시 찾아보기로 하자.

[글] 문화뉴스 발행인 노진환 (화이짱) jhroh@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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