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았다, 잘 견뎠다', 아름다운 시에 함축된 할머니들의 삶

ⓒ 네이버 영화

[문화뉴스 MHN 이상인 기자] 모진 세월을 견뎌내고 나서야 글을 배워 시를 쓰는 할머니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의 언론시사 기자간담회가 29일 2시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렸다.

'시인할매'는 일평생 까막눈으로 살다가 일흔이 넘는 나이에 한글을 배워 자신의 삶을 시로 써, '시집살이 詩집살이'라는 시집을 낸 할머니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시대의 할머니들은 전쟁, 가난, 남아선호사상 등으로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한글은 커녕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한 할머니들에게 '길작은도서관'의 김선자 관장이 따듯한 손길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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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배우지 못해 책장에 꽂혀있는 책이 거꾸로 꽂혀있는지조차 모르던 할머니들을 보고 김선아 관장은 한글을 가르쳐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김선자 관장의 도움으로 한글을 읽고 쓰게 된 할머니들은 찢겨진 달력 뒤에 진심을 담아 연필을 꾹꾹 눌러 세월을 읊었다.

쌓인 눈을 치우며 인생을 잘 살고 잘 견뎠기 때문에 지금 눈을 쓸 수 있다고 말하며 그 감정을 시로 담은 윤금순 할머니의 '눈', 부모님을 여의고 그리운 마음을 담은 양양금 할머니의 '해당화' 등 할머니들의 시에는 서툴지만 80년 세월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크린을 통해 '시집살이 詩집살이'에 담긴 할머니들의 일상을 마주할 수 있는 영화 '시인할매'는 바쁜 일상을 버텨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삶의 쉼표가 될 수 있다. 소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자신들이 겪어온 한을 시로 풀어 쓰는 할머니들의 일상을 통해 '시인할매'는 우리들이 잊고 지내던 우리 엄마 품의 냄새를 다시금 일깨워 주려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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