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러스한 풍자가 돋보이는 고골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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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이상인 기자] 앞서 러시아의 대문호 푸쉬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해서 소개했다. 이 세 작가가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고 가장 유명한 작가인 것은 틀림없지만, 러시아 문학에 이 세 명의 작가만큼 뛰어난 작가들이 많다. 

앞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의 작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소개할 작가는 '니콜라이 고골'이다. 고골의 작품들은 대체로 부조리를 풍자하는 작품이 많은데, 이는 그가 1년동안 하급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겪었던 부조리들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부조리와 부정을 풍자한 희곡 '감찰관'으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당시 차르였던 알렉산드르 2세가 불쾌하게 여겨 안전을 위해 로마로 피신하기도 했다. 

그의 노보데비치 묘지에 묻혀질만큼 고골이 러시아에서 가진 위상은 높다. 노보데비치 묘지는 흐루시초프, 유리 가가린 등 높은 위상을 가진 위인들이 묻혀진 무덤이다. 그는 생전에도 단편 모음집 '고르드문드'가 성공을 거뒀고,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푸쉬킨이 그를 칭찬하면서 러시아에서 굉장히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또한 도스토예프스키가 '가난한 사람들'로 데뷔했을 때 그에게 제 2의 고골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고골의 위상은 높다.

그의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부조리에 대한 풍자가 강하게 깔려있다. 여기에 고골 특유의 초현실적인 묘사 등이 어우러져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압도적인 분량의 장편 소설이 많았는데, 고골은 단편을 많이 집필했기 때문에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런 특성으로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인지도는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러시아 문학을 전공하는 전공생들에겐 인기가 많다.

고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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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고골의 코는 1836년에 발표된 단편 소설이다. 이발사 이반 야코블레비치가 빵을 먹다가 그 속에 코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네바강에 버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8등관 공무원 코발료프다. 코발료프는 아침에 일어나고서 자신의 코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당황하는 와중에 자신의 코가 사람처럼 옷을 입고 5등관 정복을 입고 교회로 가는 것을 보고 경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신의 코이지만 자신보다 더 높은 5등관이기 때문에 하소연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풍자소설답게 자신보다 더 높은 권력의 몸 일부분에게 하소연하지 못하고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통해 계급에 대한 것을 풍자하고 비아냥거리는 소설이다. 풍자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재밌는 것은 코는 러시아어로 HOC인데, 이를 거꾸로 쓴 COH는 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고골이 의도하고 코를 주제로 잡았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평론가들은 그가 꿈과 환상처럼 초현실적인 소설에 맞게 의도적으로 코를 사용했다고 보기도 한다. 

약 2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이기 때문에 굉장히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고골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니 한 번 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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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외투는 1842년 발표된 단편 소설로, 9등문관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바시마치킨에 대한 이야기이다. 페테르부르크 관청에서 정서 일을 하고 있는 아카키는 허름한 외투가 헤져 재봉사를 찾아갔지만 외투가 더이상 수선할 수 없고 새로 사야한다고 말했다. 가난한 그는 새로운 외투를 살 92루블을 검소하게 살아 모아서 사게되고, 새 외투를 입고 첫 출근한 날 청사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연회에 초대된다. 연회에서 술을 마신 그는 기분 좋게 집에 가지만 길거리에서 외투를 뺏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중 아카키에게 하대하는 관료들의 태도를 통해 관료사회에 대한 비판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외투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으며, 도스토예프스키는 외투를 읽고 “우리 모두는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말하며 극찬하기도 했다. 실제로 도스토예프스키의 데뷔작 ‘가난한 사람들’에서 주인공 바르바라가 마카르에게 추천했던 책 역시 고골의 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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