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보존 위해 안정적인 상태에서 전시되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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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신동연 기자]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이 소장한 유명 미술작품 '해바라기'가 작품 보존을 이유로 더는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24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반 고흐 미술관은 '해바라기'를 조사한 결과, 작품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이동에는 취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악셀 뤼거 반 고흐 미술관장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결론은 그림의 바닥과 페인트층의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진동과 습도·기온 변화에는 매우 민감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해바라기'는 가능한 한 이동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기후에서 전시되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는 자그마한 위험도 피하기 위해 그림을 다른 전시관에 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우리 미술관의 대표작인 '해바라기'는 암스테르담 '집'에 머물 것이며, 방문객들은 일 년 내내 이곳에서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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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미술관은 지난 2016년부터 장기보존 프로젝트의 하나로 다국적 전문가들과 분석팀을 꾸려 정밀 화상장치를 동원해 '해바라기'의 상태를 조사해왔다.

분석에 참여한 암스테르담대학의 엘라 헨드릭스 문화재 보존 및 복원 교수는 "색상 변화는 주로 붉은색 물감(제라늄 레이크)이 희미해지고 노란색 물감(크롬 옐로)이 어두워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림 위에 여러 겹 덧입혀진 광택제와 왁스의 색도 바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덧입힌 것으로, 희끄무레해진 왁스는 제거할 수 있지만, 광택제는 물감과 섞여서 제거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1888∼1889년 프랑스 남서부 아를 지방에 머물며 총 일곱 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남겼다. 이 가운데 대중에게 공개된 작품은 다섯 점이다.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을 비롯해 런던과 뮌헨, 도쿄, 필라델피아에 하나씩 있다. 나머지 중 한 점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고, 다른 한 점은 오사카에 있다가 2차 대전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소실됐다.

한편, 런던의 내셔널갤러리는 자체 소장 작품의 일본 대여와 반 고흐 미술관의 이번 결정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내셔널갤러리는 도쿄 올림픽을 기념해 내년에 소장 중인 '해바라기'를 일본 미술관 두 곳에 대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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