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다른 러시아의 이름 체계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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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이상인 기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학가들을 떠올려보자. 세계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다양한 작가들의 이름이 떠오를 것이지만, 그 중엔 러시아 대문호의 이름들은 절대 빠지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푸쉬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고골, 카람진 등 세계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대문호들이 많고, 이는 현대 러시아인들의 큰 자부심이기도 하다. 

그러나 러시아의 문학을 읽는 것은 쉽지 않다. 대문호의 작품들이 깊은 철학적 고찰을 요구하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러시아의 이름에 익숙하지 않아 문학을 읽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낯선 러시아의 이름들에 더해서 한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다양한 러시아의 이름 구조 때문에 문학을 읽다보면 인물들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험을 겪을 것이다.

러시아 문학에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문학에서 헷갈릴 수 있는 러시아어 이름 구조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 러시아어 이름 구조: 이름 + 부칭 + 성

러시아의 이름체계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의 이름은 성+이름으로 이루어져있지만, 러시아의 이름은 이름+부칭+성으로 이루어져있다. 부칭이란 아버지의 이름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반이라는 사람의 자녀들은 이바노비치, 이바노브나라는 부칭을 가진다. 러시아는 일반적으로 이름을 말할 때 이름과 부칭을 붙여 말하는 것이 예의라고 여겨진다. 

현대인에게 가장 익숙한 러시아인이라고 할 수 있는 푸틴 대통령의 이름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겠다.푸틴의 풀 네임은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이다. 푸틴의 이름을 통해 우리는 푸틴의 아버지의 이름이 블라디미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푸틴이 '블라디미로비치'라는 부칭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식적으로 정중하게 푸틴을 부를 땐, 이름과 성을 함께 불러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라고 말해야한다. 

성은 큰 친분을 가진 친구들끼리 서로를 지칭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이런 부칭에 대해서 알았다면, 문학을 읽을 때 이름으로 헷갈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다. 문제는 러시아의 이름들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안톤, 이반, 안드레이, 세르게이, 블라디미르 자주 쓰이는 이름들이 계속 사용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부칭 또한 같은 경우가 많다. 이렇게 사람의 이름이 헷갈리는 경우가 많아 러시아 문학을 읽을 때 '멘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 꼭 알아둬야할 러시아어 이름의 애칭

또한 러시아는 친한 사람을 부를 때 이름의 애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애칭이란 별명같은 것이 아니라 문법적인 것이다. 러시아 언어학적으로 ‘지소형’이라고 부르는 이 애칭은 다행히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은 같은 애칭을 갖기 때문에 조금 공부하거나 문학을 읽다보면 조금씩 익숙해질 것이다. 애칭의 예를 들면, 남자 이름 블라디미르의 애칭은 ‘볼로쟈’, 드미트리의 애칭은 ‘디마’, 여자 이름 알렉산드라의 애칭은 ‘사샤’이다.

러시아의 이런 문화 때문에, 문학에 등장인물을 지칭하는 말은 굉장이 다양해진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작 ‘죄와 벌’의 주인공의 이름은 ‘로지온 로마노비치 라스콜리니코프’인데 작품 속에서 주인공을 지칭하는 말은 ‘로지온 로마노비치’, ‘로지온’, ‘로쟈(애칭)’, ‘라스콜리니코프’ 등으로 굉장히 다양하게 불린다.

위와 더불어 푸틴의 이름으로 예를 들면, 푸틴의 이름인 '블라디미르'의 애칭은 '볼로쟈'이다. 여기서 블라디미르를 조금 더 친근하게 부를 땐 '보바'라는 애칭을 사용한다. 푸틴은 자신이 조금 더 서민적이고 친숙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Дядя Вова(Uncle Vova)' 라는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푸틴은 가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친구들 사이에서 부르는 애칭을 사용함으로써 아이들에게 키다리 아저씨 '푸틴 삼촌'과 같은 이미지를 얻으려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게 낯선 러시아의 이름 구조는 러시아 문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큰 걸림돌이 된다. 문학에 등장하는 헷갈리기 쉬운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을 따로 정리하면서 책을 읽어나가고, 러시아어 이름들의 애칭에 익숙해진다면 조금 더 쉽게 러시아 문학을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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