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오는 3월 3일까지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 개최

ⓒ 국립중앙박물관

[문화뉴스 MHN 주재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지난달 4일부터 오는 3월 3일까지 약 3개월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특별전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고려수도 개성’, ‘고려 사찰로 가는 길’, ‘차(茶)가 있는 공간’, ‘고려의 찬란한 기술과 디자인’ 등 4부로 구성됐다. ‘대몽항쟁’이나 ‘삼국통일’같은 상투적인 테마에서 벗어나 고려 문화의 잘 알려지지 않은 측면을 부각하고 고려 미술 그 자체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섬세히 고려한 구성이 눈에 띈다.

특별전은 시작 전부터 여러모로 화재가 됐다. 단독 전시만으로도 화재가 될 만한 개인‧사찰‧사립박물관 소장 국보급 유물들이 대거 상경한데다 해외에 있는 고려 명품들도 총망라됐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 34개 개인‧기관과 일본, 미국 등 4개국 11개 기관에서 총 450여점의 고려 명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향후 100년 동안 보지 못할 세기의 전시”라고 한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평가다. 게다가 고려 건국 1,000주년이 일제강점기였던 터라 사실상 이번 전시가 고려의 역사와 미술을 집대성하는 최초의 전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 제자를 기다리는 스승, 건칠희랑대사상과 태조왕건청동상

ⓒ 국립중앙박물관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유물은 아마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상’일 것이다.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희랑대사가 화재가 된 이유는 그와 왕건의 관계 때문이다. 희랑대사는 해인사 스님으로 왕건의 스승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북한의 ‘태조왕건 청동상’과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의 만남을 연출하고자 했다. 스승과 제자의 만남. 남과 북 유물의 만남이다. 때마침 작년 남북 관계가 해빙무드에 들어서며 청동상뿐 아니라 북한이 소장 중인 개성 출토 고려 유물이 이번 전시에 대거 참가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기며 관심을 모았다. 안타깝게도 청동상의 월남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 중에라도 참가할 수 있도록 희랑대사 옆 자리를 비워둔 채로 전시를 진행하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서 전시내용이 바뀔 수 있는 ‘열린 큐레이팅’이다.

 

 

■ 고려 첨단 기술의 생생한 증언, 팔만대장경이 장경판전을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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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팔만대장경 목판이 반출되기도 했다. 장경판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데다 팔만대장경 자체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라 그 관리가 극도로 엄격해 전시를 위해 팔만대장경을 반출하는 과정 자체가 이목을 끌었다. 뿐만아니라 이번 특별전에는 국내 유일 소장 고려 금속활자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 서적인 ‘백운화상초록직지심체요절’도 전시돼 수준 높은 고려 인쇄문화를 한 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

 

■ 고려미의 정수 고려불화, 1,000년만에 본적 찾은 아미타내영도

ⓒ 국립중앙박물관

이외에도 이번 전시를 꼭 가야할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고려 불화’때문일 것이다. 보통 고려의 대표 유물로 ‘고려 청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려 예술의 극치는 고려 불화에 있다고 말한다. 고려 불화는 우아하고 안정적인 형태미에 수려하고 깊은 색채미까지 겸비해 해외에서는 수 백년 뒤의 불화보다도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그런데 현전하는 작품이 160여점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다수가 해외에 있어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려 불화를 즐기기 힘들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는 수월관음도, 천수관음도 등 고려 불화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 작품들이 다수 내한해 고려 미술의 정수를 뽐내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동양박물관 소장 아미타여래도(사진 참고)는 이때까지 중국 작품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국립중앙박물관 조사로 고려 불화임이 밝혀진 작품이라 특히 관심을 모았다. 아쉽게도 일부 작품들은 대여 기간이 제한돼 기간 한정으로 전시하고 있으니 관심 있다면 한정 전시 기간을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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