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롭스키와 런던 필하모닉 조합 등 기대 모아

ⓒ 연합뉴스 (좌) 사라장 (우) 장한나

[문화뉴스 MHN 유채연 기자] 2019년 클래식 무대에서는 한동안 한국을 떠나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원조 클래식 스타'들의 반가운 고국 무대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대형 피아니스트의 잇따른 내한이 유독 화제가 됐던 작년과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해외 명문 오케스트라와 거장 지휘자들의 한국 방문은 올해도 이어지며 클래식 성찬이 차려진다.

새해를 맞아 관람 계획을 짤 수 있도록 평론가 등 업계 전문가 8인에게 '올해 기대되는 공연'을 물었다. 설문은 오케스트라와 독주·실내악 부문 두 가지로 나눠 진행됐으며, 전문가별로 각 부문에서 최대 5개씩을 추천받았다. 

오케스트라 부문…유롭스키 지휘 런던 필하모닉 1위

오케스트라 부문에서는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가 이끄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전문가 5명의 추천을 받아 가장 기대되는 공연 1위에 꼽혔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바야흐로 지휘자로서 전성기를 맞이한 유롭스키와 그의 오랜 파트너 런던 필하모닉 콤비의 11년 만의 내한"이라고 평가했다.

유롭스키와 런던 필하모닉 조합에 세계적인 바이올린 스타 율리아 피셔까지 가세해 화려함을 더한다. 이들은 3월 7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과 브람스 '교향곡 2번',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류태형 평론가는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위의 지배자 유롭스키의 지휘와 완벽한 마감을 자랑하는 피셔의 만남"이라고 기대했다. 최은규 평론가는 "유롭스키의 영감과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 독일 악파의 계보를 잇는 피셔의 독일 대표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가 기대되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활동 중인 지휘자 장한나의 5년 만의 고국 무대는 전문가 4명의 추천을 받았다.

장한나는 11월 13~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17/2018 시즌부터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협연 임동혁) 등을 연주한다. 첼로가 아닌 오케스트라를 통해 그의 음악성을 확인할 기회다.

이상민 워너뮤직코리아 부장은 "첼로 무대를 떠난 지 어느덧 7년이 흘렀다. 그동안 노르웨이에서 지휘자로 담금질한 '마에스트라' 장한나를 만날 기회"라고 기대했다.

4월 7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도 트론헤임 심포니와 동표를 얻었다.

2017년부터 새로운 수장을 맡은 조너선 노트가 지휘봉을 잡고 말러 교향곡 6번 '비극적'을 연주한다.

"말러 음반으로 유명한 노트의 말러 교향곡 연주라면 결코 놓칠 수 없다"(최은규), "말러 스페셜리스트의 말러 교향곡 해석을 기대한다"(노승림 평론가) 등의 평을 받았다.

공연 전반부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출연해 슈만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연주한다.

이 밖에 47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4년 만의 내한공연을 한다. 2012년부터 이 악단의 수석 객원 지휘자를 지내온 정명훈과의 조합이 관전 포인트다.

클래식 스타 조성진이 협연자로 참여하는 명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은 올해도 예매 전쟁이 예상된다.

조성진은 헝가리 출신 지휘자 이반 피셔가 이끄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6월 24일·롯데콘서트홀)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야니크 네제 세갱이 이끄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11월 10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와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을 각각 연주한다.

두 공연은 조성진과의 협연 이외에 특별한 '사운드'로도 기대를 모은다.

박문선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에 대해 "음향의 마법사 이반 피셔가 어떠한 사운드를 들려줄지, 조성진과의 궁합은 어떨지 궁금하다"는 평을 남겼다. 류태형 평론가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에 대해 "'필라델피아 사운드'로 대표되는 음색이 으뜸"이라며 "라흐마니노프를 탐구하는 조성진이 미답지인 1번을 어떻게 해석할지도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양대 오케스트라인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도 쟁쟁한 출연진들과 라인업을 짰다.

서울시향 공연 중에는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된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와 함께하는 무대가, KBS교향악단 공연 중에는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얍 판 츠베덴이 지휘봉을 드는 무대가 기대 공연으로 꼽혔다.

이밖에 '바로크 바이올린 여왕' 레이첼 포저가 객원 리더로 호흡을 맞추는 영국 대표 시대악기 악단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유자왕 협연의 LA 필하모닉, '러시아 차르(황제)'로 불리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내한 등도 빠뜨릴 수 없는 이슈다.

실내악·리사이틀 부문…조성진부터 사라 장까지
실내악·리사이틀 부문에서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의 피아노 리사이틀과 조성진-독일 출신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듀오 공연이 각각 6명의 추천을 받으며 1위에 올랐다.

60년 넘게 활동하며 베토벤 소나타 전곡(32곡)을 수차례 녹음한 부흐빈더는 5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비창', '열정' 등 베토벤 유명 소나타를 연주한다.

유혁준 평론가는 "에드빈 피셔, 발터 기제킹, 빌헬름 켐프 등에 이어 베토벤 계보를 잇는 현존 최고의 피아니스트"라고 평했고, 최은규 평론가는 "마치 베토벤이 환생한 듯하다"며 극찬했다.

작년 4월 빈, 파리, 런던 등 유럽 주요 공연장에서 듀오 공연을 펼친 조성진과 괴르네는 9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정경화와의 아름다운 케미스트리(궁합)에 이어 괴르네와는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 궁금하다"(박문선), "가곡 반주자 조성진을 만난다. 현존 최고의 바리톤 중 한 명인 괴르네와의 호흡은 이미 해외 무대에서 검증되었기에 더욱 기대된다"(황장원) 등의 평을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의 7년 만의 리사이틀과 미국 출신 스타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의 첫 내한, 91세 피아니스트 파울 바두라스코다의 내한공연은 각각 4표씩을 얻었다.

특히 바두라스코다는 프리드리히 굴다, 외르크 데무스와 함께 '빈 삼총사' 중 한 명으로 애호가들의 기대를 받는다.

이상민 부장은 "이 공연은 '다음'이 없을 수 있다"며 "'빈 삼총사'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피아니스트를 만나는 아마도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황진규 평론가 역시 "현역 피아니스트 가운데 최고령이자 옛 시대 음악 전통의 살아있는 수호자로서 바두라스코다의 위상은 오늘날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평했다.

이밖에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 라파우 블레하츠-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듀오(2월 23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첼로 거장 피터 비스펠베이 리사이틀(9월 24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도 주목받는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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