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에 한평생을 바친 전승자 14명의 이야기 다뤄

ⓒ 국립무형유산원

[문화뉴스 MHN 박지민 기자] 국립무형유산원은 26일 무형문화재를 위해 평생을 바친 전승자 14명의 이야기를 담은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 14권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9호 제와장의 보유자였던 고(故) 한형준은 70년동안 기와를 만들며 지낸 장인이다. 그는 14세 때 기와 제작일을 하던 이모부로부터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광복 이후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한국전쟁 당시 백마고지 전투에 참전 후 전역한 뒤 본격적으로 기와를 만들기 시작했으나, 주거환경의 변화와 새마을운동의 시작으로 기와 수요가 급격히 줄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전통 기와 제작 명맥을 이은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됐다.

한 보유자가 지킨 기술은 2008년 숭례문 화재로 인한 복구공사에서 빛을 발했다. 문화재청이 숭례문 지붕에 전통 기와를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는 기와 제작자로 선정돼 기와 2만3천여장을 만들었다. 숭례문 복구 무렵 "기와를 납품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한 그는 그해 6월 세상을 떠났다.

이에 국립무형유산원은 평생을 무형문화재에 바친 전승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을 발간했다.

자서전의 인물로는 한산모시짜기 고 문정옥 명예보유자, 진도다시래기 강준섭 보유자, 좌수영어방놀이 김태롱 보유자, 위도띠뱃놀이 김상원 보유자, 처용무 김용 보유자, 북청사자놀음 고 이근화선 명예보유자 등이 있다.

1920∼1930년대에 태어난 이들은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한국전쟁, 새마을운동, 경제성장 등을 모두 경험한 한국 현대사의 산증인들이다.

구술 자서전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직접 말하는 듯한 문체로 서술했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무형원은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 20권을 펴냈고, 내년에는 8명을 대상으로 구술 채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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