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철강 공장 위치한 포트 탤벗에 벽화 그려 대기오염 심각성 깨닫게 해

ⓒ Banksy SNS

[문화뉴스 MHN 김선미 기자] "우리는 뱅크시 당했다"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소더비의 유럽 현대미술 책임자 알렉스 브랑식이 뱅크시의 파쇄 퍼포먼스를 보고 한 말이다.

지난 10월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 그림은 약 15억 원에 낙찰되자 그림이 찢기기 시작했다. 이는 뱅크시가 미리 액자 안에 파쇄기를 설치해 작동시킨 것으로, 미술 역사상 유례없던 희대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파괴의 욕구는 곧 창조의 욕구"라는 피카소의 말을 인용해 현대미술의 거래 관행을 비판하려는 의도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인 한편, 작품값을 올리기 위한 술책이라는 의혹 역시 제기되었다. 퍼포먼스의 의도는 뱅크시만이 알고 있지만, 뱅크시의 예술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Banksy

파쇄 퍼포먼스에 이어 이번에는 영국 웨일스 남부 포트 탤벗의 한 차고 벽에 뱅크시의 그래피티가 등장했다.
그림은 한 소년이 천진난만하게 눈송이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바로 옆 벽면 그림에서 반전을 선사한다. 사실 소년이 먹고 있는 눈송이는 불길에서 흩날리는 하얀 재였다.

ⓒ Banksy SNS

지난 8월 포트 탤벗 출신 유명 영화배우 마이클 쉰은 뱅크시에게 포트 탤벗에 작품을 그려줄 수 있느냐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포트 탤벗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영국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발표한 바 있다. 영국 최대 철강공장인 타타 철강이 있어 주민들은 검은 재가 날아와 집과 자동차, 애완동물들을 덮고 있다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뱅크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림과 함께 타타 철강을 찍은 영상을 게시했다. 그림은 포트 탤럿의 공해 문제를 부각하고 주민들 호소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 walledoffhotel

"어렸을 때 나는 로빈 후드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한 뱅크시는 포트 탤벗 이전에도 대중을 향한 그림을 그렸다.

연인이 서로를 안고 있을 때조차 각자의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는 현실을 풍자한 '휴대폰 연인들', 반권위 반폭력 향한 메시지를 던지는 '화염병 대신 꽃을 던지는 사람'과 '이스라엘 군인과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베개 싸움', 디즈니랜드의 꿈과 환상이 아닌 풍자와 정치적 비판으로 가득한 '디즈멀랜드' 등 어디서 발견될지 모르는 그의 작품은 늘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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