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속박물관, 남광주 실체 분석 및 감춰진 사실 발굴하는 데 노력

ⓒ 광주시립민속박물관

[문화뉴스 MHN 김선미 기자] 광주시립민속박물관이 남광주시장과 옛 남광주역, 학동 팔거리, 백화마을 등 남광주를 다룬 최초의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시립박물관은 300여 쪽에 달하는 이번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문헌과 현장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남광주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들의 실체를 분석하고 그동안 잘못 알려졌거나 감춰진 사실을 발굴하는 데 노력했다.

보고서는 현재 조선대 장례식장이 들어선 언덕이 원래 활터가 있었던 데서 '남사정(南射亭) 언덕'이라 불렸던 곳임을 밝히며 남광주역, 남문로, 학동 배수지 등 8곳의 명소를 통해 남광주의 변천상을 소개한다.

이어 1920년 처음 광주에 수돗물이 공급됐을 당시 이곳에 정수장과 배수지가 생겼던 과정부터 이후 광주 상수도의 발전사를 들려준다.

또한 여러 자료를 비교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남광주에 대한 상식을 뒤집는 이야기도 있다.

경전선 철도의 산물인 남광주역이 남광주시장의 출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광주시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한 것은 1970년부터였다는 사실을 국가기록원과 광주시 행정자료, 당시의 지역일간지를 통해 검증했다.

일제 시절 남광주의 모습도 담겼다. 일본 강점기에 호남은행장을 지낸 현준호 씨가 일종의 개인별장으로 학동삼거리 근처에 지은 '무송원' 건물에 얽힌 일화, 1930∼40년대 광주 사람으로는 드물게 영화제작자로 명성을 올린 최남주 씨의 인생역정도 함께 들려준다.

그동안 학동 팔거리(현 학동 휴먼시아 2단지)는 일제가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도면밀하게 통제하고 감시하려고 했던 정황도 밝혀냈다.

보고서 말미에는 남광주 주민들의 애달픈 삶이 육성으로 들어있다.

이번 보고서는 외부 전문가 3명에게 의뢰해 5개월에 걸쳐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박물관이 원고를 최종 집필했다. 자료정리 수준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사진, 고문헌, 지도, 옛 일간지 등을 통해 수집한 결과까지 담아 완성도를 높였다.

보고서는 올 한해 박물관 활동을 기록한 연보와 함께 전국 주요 도서관, 박물관 등 학술기관에 배포될 예정이다.

조만호 광주시립박물관장은 "남광주는 광주 현대사의 이야기로 가득한 곳이다"며 "이번 보고서는 광주 역사가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일로 머물지 않고 오늘의 관점에서 늘 새롭게 재해석하고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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