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유튜브, 트위터 등 친숙한 브랜드와 엘사, 아이언맨 등 디즈니 인기 캐릭터까지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문화뉴스 MHN 김장용 기자] '주먹왕 랄프'가 인터넷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지난 2012년 개봉해 전미 비평가협회 최우수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던 '주먹왕 랄프'의 후속작인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이하 '주먹왕 랄프 2')'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19일 오전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이미 북미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영화 '주먹왕 랄프 2'는 개봉 첫 주 8천 4백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해 '겨울왕국'에 이어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두 번째로 높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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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세상의 악당 랄프, 이번엔 인터넷 속으로

지난 2012년 개봉해 당시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고 오프닝을 기록했던 '주먹왕 랄프'는 8비트 게임 속 악당이라는 컨셉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게임 캐릭터들은 '스트리트 파이터', '팩맨' 등 레트로 게임을 추억하는 팬들을 극장가로 불러 모으기도 했다.

그 속편인 '주먹왕 랄프 2'는 레트로 게임이 가득했던 오락실에 발생한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와이파이'를 타고 인터넷 세상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랄프와 바넬로피의 이야기를 담는다.

여전히 오락실 세계 속을 휘젓는 게임 캐릭터들과 더불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인터넷 세계를 의인화·패러디해 관객들에게 감탄과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구글', '이베이', '아마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우리에게 친숙한 기업들이 상징적 요소를 가지고 등장하는 것은 물론, 그런 인터넷 세상에 접속해 다양한 컨텐츠를 소모하는 사람들 또한 아바타로 나오며 인터넷 세상 곳곳에 등장한다.

인터넷 세상에 대한 이 놀라운 상상력은 마치 실제 인터넷 세상이 이렇게 동작하고 있을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로 관객에게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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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우직한 '우정'이라는 메세지

제작진은 "랄프와 바넬로피, 두 친구의 우정과 성장을 보여주기 위해 초 단위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터넷을 배경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1편에서 외모도, 성격도 어느 하나 같은 게 없는 두 사람이 '절친'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면, 2편은 고정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도달한 두 사람이 변화하고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랄프와 바넬로피는 시종일관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지만, 급속도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리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동반되는 성장통은 작품을 클라이막스로 이끌어 가는 중요한 동력원이 된다.

다소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도 있는 '가장 친한 친구'라는 랄프와 바넬로피의 대사들은, 그 의미를 우직하게 고집하는 만큼 서로의 성장을 맞이하는 결말부의 상징성을 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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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뒤에 은밀하게 감춰진 '풍자'

'우정'이라는 커다란 키워드의 이면에는 인터넷 세상에 대한 날카롭고 은밀한 해학적 시선이 담겨 있다.

양산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 그들에게 달리는 악성 댓글들, 어느 사이트를 들어가나 등장하는 광고 팝업,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는 업체와 플랫폼들, '주먹왕 랄프 2'는 인터넷 세상의 어두운 면을 곳곳에 장치해 관객들에게 던진다.

인터넷 세상은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편리함과 속도를 안겨주지만, 동시에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하고, 익명성을 등에 업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주먹왕 랄프 2'는 관람하는 내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인터넷의 해로운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그 밖에도 게임을 해로운 것으로 규정하고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는 랄프의 관점이나, 디즈니 공주들이 내세우는 '덩치 큰 남자에게 구해지는' 공주의 조건 등은 사회의 주요 논쟁점인 게임 중독과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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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판권 자랑', '디즈니 유니버스'의 캐릭터를 한 자리에

무엇보다 '주먹왕 랄프 2'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거대해진 디즈니 영화 세계의 캐릭터들이 한 자리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작중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공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장면은 이미 예고편 등을 통해 공개돼 관객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제작진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오로라, 티아나, 라푼젤, 메리다, 엘사, 안나, 모아나 등의 캐릭터를 까매오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조연으로 사용해 극의 마지막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거기에 '토이 스토리', '스타 워즈' 등 말만 들어도 모두가 아는 유명 작품과 더불어 디즈니 유니버스에 새롭게 합류한 '마블'의 아이언맨까지 곳곳에서 디즈니 판권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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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지만, 조금 산만한 느낌도 있어

'주먹왕 랄프 2'는 극장 안에서 소리 내어 웃을 정도로 유쾌하며, 텐션을 떨어뜨리지 않는 플롯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인터넷 세상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재거리들로 인해 주제에 집중되지 않고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먹왕 랄프 2'는 19일 기준으로 유명 영화 리뷰 사이트인 IMDb에서 평점 7.5를,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88%를 기록하며 준수한 작품성을 인정 받고 있다.

'주토피아' 제작진의 놀라운 상상,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는 오는 2019년 1월 3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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