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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무대 복귀작, '오이디푸스' 출연진들이 작품과 연극을 대하는 자세는 어떨까? (오이디푸스 제작발표회)
  • 김장용 기자
  • 승인 2018.12.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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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김장용 기자] 황정민의 무대 복귀작, 소포클레스 비극 '오이디푸스'의 제작발표회가 11일 오후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렸다.

오이디푸스는 무엇일까?

기원 전 429년 고대 그리스의 3대 시인인 소포클레스가 지은 아테네 비극이다. 서구 문명의 정신적 원형이라고 부를 만큼 끊임없이 연구되고 재창조됐으며, 프로이트가 주장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스핑크스 설화' 등으로 대중에 잘 알려져 있다.

비극 '오이디푸스 왕'은 어머니와 살을 섞고, 그와 자식을 낳으며, 자신의 친부를 살해하리라는 비극적 운명을 선고받은 오이디푸스가 정해진 운명에 대항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리차드 3세' 제작진과 국민 배우가 다시 한번 뭉치다

연극 '오이디푸스'에서 운명은 중요한 키워드다. 주인공인 오이디푸스와 그를 둘러싼 갈등이 모두 '운명'에서 기인하며, 오이디푸스가 갖는 주제 또한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리차드 3세'에서 황정민과 함께 연극을 올렸던 서재형 연출은 황정민과의 인연에 대해 "연극 '리차드 3세'를 준비하고 올리는 과정에서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면서, "그 때마다 '운명이 허락한다면' 저 배우와 꼭 비극 작품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운명처럼 기회가 찾아왔다"며 오이디푸스를 함께 연출한 운명적 배경을 설명했다.

황정민은 이에 "'리차드 3세'가 흥행작이 됐다. 그럼 관계가 다 좋아진다"며, "때문에 오이디푸스라는 작품을 그 제작진, 그 연출, 그 작가와 한다고 했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곁들였다.

예언자 '테레시아스' 역의 배우 정은혜 또한 '리차드 3세'에서 마가렛 왕비 역을 맡아 황정민과 호흡을 맞췄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은혜는 "1억 배우와 침을 튀겨가며 대사를 주고받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꿈 같은 일이었다"며, "리차드 3세를 옆에서 바라보면서 매순간 경이롭다고 느꼈다. 또 한번 비극으로 만나뵙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다시 같은 연극으로 만난 소회를 밝혔다.

서재형 연출과의 '운명'

서재형 연출은 무용과 콘서트 연출, 전시 디자이너, 무대감독 등을 거치며 다양한 장르에서 연출가로 활약해왔다. 동시에 서재형 연출가는 '혼을 뽑아다 아작을 내는' 연출가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크레온 역의 최수형과 코러스 장 역의 박은석은 서재형 연출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배우 최수형은 "'주홍 글씨'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그 때 너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좋은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우 박은석은 "저에게는 스승님 같은 분이고 아버지 같은 분이다. 어렸을 땐 연습실에서 혼도 많이 났지만, 이제는 무한 신뢰해주신다"며, "지금은 저도 신뢰하고 있다. 그런 신뢰 속에서 좋은 결과가 얻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재형 연출은 혼을 뽑아 아작을 내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미소를 띠며 "혼을 뽑는 건 맞다"고 수긍했다.

이어 그는 "제 친구는 평범한 부장인데, 어쩌다 공연 보러 와서 공연이 안 좋으면 돈이 아깝다고 말하는 친구"라며 "그 친구한테서 행복하게 저녁 잘 보냈다"는 얘기 들으려고 연출한다"며 자신의 연출관을 설명했다.

ⓒ 샘컴퍼니

'오이디푸스', 인간은 정말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인가?

서재형 연출은 "운명에 휩쓸려 살아가지는 게 인생인가? 휩쓸림을 딛고 일어나는 것이 인간이지 않을까?"라고 자문하며 "그 순간을 담담히 그려보려고 했다"고 작품을 만든 목적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오이디푸스가 운명을 이기고 잘 됐을지 안 됐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 힘든 일을 딛고 일어나는 모습을 담담하고 두껍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가연출가로 가장 표현하고 싶은 순간을 설명했다.

배우 황정민은 오이디푸스를 준비하면서 "인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며 "나는 어떤 운명을 가졌길래 배우의 길로 들어서서 배우라는 직업을 떨치지 못하고 수많은 '악성 댓글' 속에서 배우답게 잘 살고 있나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낱 인간이 얼마나 운명에 의해 간사하게 움직여지는가. 누가 그것을 딛고 일어날 수 있는가. 이런 잡다한 생각들이 머릿 위로 맴돌고 있다"라고 배우로서의 심경을 전했다.

영화가 아닌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

배우 황정민은 '공작', '곡성', '아수라', '베테랑', '국제시장', '신세계, '부당거래', '너는 내 운명' 등 출연한 영화마다 굵직한 흥행 성적을 거둬 '영화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황정민이 지난 2월, 10년 만에 '리차드 3세'에 무대에 오른 데 이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오이디푸스'를 통해 무대로 복귀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황정민은 "그 동안 관객들께 늘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마치 말버릇처럼 당연하게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황정민은 이어 "'리차드 3세' 공연을 통해 관객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절실하게 느꼈고, 공연을 마치고 무대 위의 에너지와 관객의 에너지가 합쳐졌을 때 너무 행복해하는 나를 발견했다"며 무대로 복귀한 이유를 밝혔다.

코린토스의 사자 역을 맡은 배우 남명렬은 "다른 장르는 작품이 변주되고 새롭게 제작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러나 연극은 그것이 가능하다"며 연극만의 특징을 소개했다.

또한 남명렬은 "연극은 오로지 무대 위에서 배우 자신이 스스로 편집하고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어렵다. 그 어려운 걸 해냈을 때 배우로서 느끼는 희열이 있다"며 배우가 느끼는 무대의 매력을 설명했다.

왜 오이디푸스인가? 왜 황정민인가?

'오이디푸스'는 다양한 연출가가 이천오백여 년 동안 공연해 온 고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오이디푸스를 봐야만 하는가? 서재형 연출은 이에 "공연을 안 보셨거나 비극을 안 보셨던 분에게는 특히 오이디푸스가 첫 번째 비극이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배우 남명렬은 "서재형 연출의 오이디푸스는 아주 명확하다"며, "원작 오이디푸스는 역사를 모르고 보면 어렵게 다가오지만, 이번 오이디푸스는 관객들이 오이디푸스의 비극적 운명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며 다른 연극 오이디푸스와 차별화된 점을 소개했다.

황정민은 "저 사람이 왜 무대에서 배우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관객들에게 황정민의 오이디푸스가 각인이 돼서, 나중에 친구나 자손들에게 젊었을 적에 봤던 황정민의 오이디푸스가 최고였더라, 그만한 작품이 없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11일 제작발표회를 성황리에 마친 연극 '오이디푸스'는 오는 2019년 1월 29일부터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약 한 달 간 공연에 들어간다.

 
    김장용 기자 | press@munhwanews.com

    문화 예술 현장에서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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