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스토리와 훌륭한 연기 모두 좋았지만, 공연 중 일부 관객들 비매너는 지양했으면

[문화뉴스 MHN 김지혜 기자] 지난 6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연극'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첫 막이 올랐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객석은 가득 채워진 관객들로 훈훈한 열기를 자아냈다.

이날 공연에서는 '김만석'역의 이순재, '송씨(송이뿐)'역의 손숙, '장군봉'역의 신철진, '조순이'역의 박혜진과 '연아'역의 문고운이 무대에 올라 열연을 펼쳤다. 배우들은 내공 깊은 연기로 노인들의 일대기와 가슴 먹먹한 사랑을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우유배달을 하는 김만석과 파지 줍는 송씨(송이뿐)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스토리로, 마냥 순탄치만은 않은 노인들의 사랑이야기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주차관리소에서 일하는 장군봉과 치매로 기억을 잃어버린 조순이를 만나, 네 명의 노인이 인생의 끝자락에서 서로 인연을 맺고 진한 우정과 나누는 따뜻함도 섬세히 표현하고 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긴 세월을 지내온 노인들에게도 새삼 낯설고 특별한 '사랑'에 대한 감정을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네 명의 노인이 그리는 삶과 사랑은 기성세대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장군봉은 몸이 아픈 아내를 대신하여 서울에 살고 있는 자식들에게 연락을 하지만, 너무 바쁘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부모를 찾아 뵙기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부부는 서운할 법도 하지만 더 속상해 할 자식들을 걱정하며 끝까지 내색하지 않는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가슴 찡한 노인들의 일대기를 담담하게 전달함으로써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던 기성세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마음 깊이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훌륭한 공연이었지만 단점도 존재했다.

노인들의 로맨스가 극 내용의 주를 이루고 있는 작품 답게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관객 대부분은 50-60대의 노인들이었다. 아트원씨어터는 무대와 객석이 매우 가까이 붙어있는 형태의 공연장인데 노인들은 객석과 매우 가까이서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이따금 말을 걸기도 했다. 배우 이순재가 꽃다발을 들고 갈등을 표현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객석에서 터져나온 "괜찮아요!" 소리는 장면의 몰입도를 확 깨버리기도 했다.

물론 공연 시작 전에 사회자가 배우에게 말을 걸지 않도록 안내를 했으나 관객들은 이에 대해 크게 의식하고 있지 않은 듯 보였다. 몇몇 관객들은 즐거울지 모르나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과 다른 관객들에게는 당혹스러움과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또, 기본적인 문화 에티켓이기도 하지만 90분이라는 긴 상영시간 중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없다는 점도 일부 관객에게는 불편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아트원씨어터에서는 공연 중간에 밖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한번 나가면 재입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반드시 화장실에 다녀와야 함을 유의해야 한다.

공연을 관람하기 전에 앞서 말한 두 가지의 기본적인 에티켓만 잘 기억한다면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잊지 못할 따뜻함을 선사하는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작품까지 벌써 세 장르(영화, 드라마, 연극)에서 '김만석'을 연기하는 국민 배우 '이순재'의 열연을 눈 앞에서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한편,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오는 2019년 1월 27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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