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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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김장용 인턴기자] 김광석을 가장 고스란히 드러내는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7주년을 맞이했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하 '바람')은 고(故) 김광석의 노래를 통해 우리들 삶의 풍경을 조명하는 주크박스 뮤지컬로, 지난 2012년 대구에서 첫 공연을 올린 후 누적 관객 11만 5천명을 달성했다.

'바람'은 특히 주크박스라는 수식구처럼 뮤지컬 속 모든 노래가 우리 시대의 영원한 가객(歌客) 김광석의 노래로 구성됐다.

또한 원곡을 상업적으로 훼손하지 않도록 배우들은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한다. 따라서 관객들은 뮤지컬임에도 마치 김광석의 공연장에 온 것처럼 그의 목소리. 그의 멜로디, 그의 가사와 함께 호흡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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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을 드러내다, '온전히'

'바람'이 김광석을 드러내는 방식은 조금 특별하다.

지난 2012년 첫 공연을 올릴 때부터 '바람'은 김광석의 원곡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바람'을 제작한 LP Story의 이금구 대표는 지난 4월 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곡을 상업적으로 훼손하지 말자는 게 목표였다"며, "원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기 위해 배우들이 악기 연주를 직접 한다"라고 소개했다.

김광석을 다루는 다른 뮤지컬들이 편곡, 혹은 미공개 곡을 발표함으로써 김광석을 그렸다면, '바람'은 대중이 추억하는 그의 원곡을 '가감없이'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관객들은 '바람'이 전하는 김광석의 그 시절 가삿말과 악기를 따라 그가 전했던 감성을 반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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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을 드러내다, '밀접하게'

'바람'은 유독 관객과 가깝다. 

라이브로 전해지는 배우의 목소리와 악기 소리도 그렇지만, 악기를 들고 무대를 바라보는 배우들의 모습은 마치 그 시절 김광석이 무대에 섰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또한 '바람'에서 관객들은 때로는 밥통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풍세의 버스킹을 듣는 관객들이 되기도 하고, '바람' 밴드가 연 콘서트의 관객이 되기도 하면서 중간중간 극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한편, 관객으로 하여금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비결은 바로 멀티맨을 맡은 배우 박신후의 존재다.

작품에서 배우 박신후는 금구대학교의 수위, 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장인물들의 선배인 술집 사장, 부사관, MC를 넘나들며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리드한다.

그 누구보다 '감초'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배우 박신후는 '바람'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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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을 드러내다, '여전히'

'바람'은 7주년을 맞이했다. 다양한 뮤지컬들이 생겨났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동안에도 '바람'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제작하다 어려워지면 내팽개치고 잠적하는 제작자들이 싫었다"며, "한 작품이 인지도를 가지려면 3년에서 5년은 꾸준히 해야 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그렇게 안착시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광석의 이름은 그가 사망한 후에도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때론 노래를 모창하는 TV 프로그램으로, 때론 홍대 버스킹 현장에서, 때론 그의 사망에 대한 의혹으로 김광석의 이름자를 듣기도 한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그 가운데서 여전히 그의 노래에 집중하고 있다. 

생전 인터뷰에서 "음악은 밥벌이다, 나에게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소회했던 김광석. 인터뷰에서 드러내는 생활감처럼 그의 노래는 오늘날에도 일상을 생활해나가는 우리들에게 위로를 준다. 또, '바람'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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