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 있어 첨단(尖端)의 동의어는 '고효율'입니다

새농영농조합법인 김민태 대표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에 자리 잡은 김민태 대표의 일터는 일반 수도작 현장과는 달랐다. 여름을 알려 주는 드넓은 푸른 논은 여타 다른 지역과 비슷했지만, 연간 300t의 물량을 판매하는 가공 시스템은 의외로 조작이 단순했다. 김 대표는 원 버튼 시스템을 추구하며 업무를 최대한 단순화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 젊음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현장에 투입할 줄 아는 미래지향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였다.

1차 산업의 어려움을 2차 산업으로 치료

김 대표는 불안정한 유통 시스템으로 인해 단순 농업만으로는 삶의질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자가 도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합리적인 도정 수수료를 제안하자 예상대로 주변에서 많은 의뢰가들어왔다. 덕분에 관내 농가의 어려움도 함께 해결됐다. 그것에 그치지 않았다. 방제의 효율성을 위해 아산의 드높은 하늘에 드론을 띄웠다.

0.33ha를 방제하는 데 20분이 소요된다. 항공방제의 필요성을 인식하자 너나 할 것 없이 기술 도입을 희망했고 영농법인의새로운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아산시 인주면은 김 대표로 인해 하이브리드 농업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구조적인 모순에서 배움의 기회를 얻다

"2009년도에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했어요. 한 학기가 끝날 즈음, 고향 관내 미곡 처리장이 부도가 났어요. 아버지께서 1년 고생해서 농사지은 쌀을 모두 사기당할 뻔했죠. 결국 손해를 막기 위해 그 공장을 인수하게 됐는데 규모가 RPC(rice processing complex : 미곡종합처리장)급이었어요. 전화를 받고 곧바로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아버지께서 하실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선 일이라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며 알게 됐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주도적으로 실무적인 현장에 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어렸지만 당장 닥친 업무에 가감 없이 몸을 던졌다. 그때가 스물넷이었다. 휴학계를 제출하고 3년간 정신없이 최대한 머리를 굴리며 날밤을 새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대표는 정미소가 정리되는 대로 다시 대학으로 복귀했다.

"물론 미곡처리장은 벼농사에 있어 사업의 꽃이나 다름없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RPC 인수절차를 끝냈어요. 전국 영업을 해야 하고 채권관리 등 리스크가 많았어요. 제가 가고 싶었던 길은 이윤만을 추구하는 사업이 아니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벼 생산에 주력했지만, 1차 생산만으로는 역시 한계가 있었다. 농협에서 제시하는 매수가격이 들쑥날쑥하니 매출에 불안감이 생겼다. 쌀을 판매하는 것 외에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것도 벼농사의 한계였다. 그리고 불안정한 유통가로 인해 수익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노동력을 최소화하고 일정한 매출을 예상할 수 있는 스마트 정미소를 설립해 수익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은 직거래가 답, 아이템 발굴로 매출의 불안정함을 해소

소비처에 대한 직접 납품방식으로 중간마진을 없앴다. 산지 쌀값이 폭락해도 소비자가는 큰 변동이 없기에 현재는 연 매출을 예상할 수 있다. 쌀값의 변동이 크면 되레 장점이 많다. 주변 농가가 쌀 판매를 농협에 판매하지 않고 소매판매에 의뢰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악재가 호재가 되도록 구조를 만들었다. 소비처에 대한 직접 납품방식을 고수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할 수 있다.

한편 밀가루 알레르기나 글루텐 섭취에 거부반응이 있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가공시장에 대한 블루오션을 꿈꾸는 중이다. 물론 그 시스템 역시 노동력 투입을 최소화하고 버튼 하나로 가능한 방법을 구상 중이다. 도정한 쌀을 가공해 카페테리아에서 체험하는 방식이다. 2022년쯤 완공할 계획이다. 일단 기존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리스크는 생각보다 적다.

"어린 시절에 체험했던 사업 기반으로 보다 큰 눈을 갖게 됐던 것이 큰 그림을 그리는 밑바탕이 됐습니다. 세무, 회계, 경영, 마케팅, 인사, 노무, 인력에 대한 경험이 좀 쉽게 느껴졌죠. 하지만 역시 농업은 혼자 하는 것이 절대 불가능합니다. 최대한 협조해 마찰을 줄여 가는 것이 안정된 사업 성공의 필수 요소라 생각해요"

업무 분업으로 효율성 극대화

"넘어야 할 산이 또 있죠. 부모님과의 이견 조율도 가족경영농업에서는 피해 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처음 미곡처리장 업무를 할 때는 부모님과 의견충돌이 없었지만, 1차 생산으로 발을 돌리자 부모님과의 마찰이 생겼습니다. 해결점은 분업이라 생각했어요. 육묘 사업 등 기술을 요하는 것과 방제사업에 드론을 도입해 업무를 분담하기로 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해 효율성을 높이는 일에 노력을 기했습니다"

김 대표는 한 사이클로 봤을 때 노동력을 투입하는 일을 세분화해 업무 분장을 했다. 다섯 단계로 나눠 두 단계는 직접 처리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도록 분업화했다. 모임을 통해 지역사회의 봉사 활동과 수도작에 대한 신기술의 트렌드도 함께 논의하고, 신기술을 접목해 노동력을 절감하는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지 이미 오래다.

"지금 진행하는 사업 중에는 드론 사업을 빼놓을 수 없어요. 현재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산 밑에 있는 논이나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곳에 반드시 도입해야 할 사업이 드론 방제사업이죠. 가까운 지역 주민들에게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입니다"

1차 생산에 대한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지만 현재 그리고 매출 구조상 부가적인 수익사업에 대한 추가 매출도 무시할 수 없다. 김 대표는 "1차 산업에 한정된 시야를 벗어나 부가수익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간다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희망찬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일반 현황

나만의 성공노트

① 성공 노하우: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것도 좋지만 불편한 점은 과감하게 수정합니다. 농촌에서는 인력수급이 쉽지 않은 편이라 현장의 조건을 최대한 수용해 해결점을 찾고 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신기술을 포용하고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았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② 미래 계획: 쌀 도정시스템도 예상하던 적기에 제대로 도입됐고 2년 후 예정이었던 자동화 시설도 시기적절하게 도입됐습니다. 향후 계획은 쌀을 가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즉석 현미, 유아용 식품뿐 아니라 쌀 아이스크림이나 쌀 빵 등 기타 가공품 연구 업체와 업무 제휴를 계획 중입니다.

③ 경험자 조언: 설득력 없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군대에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대다수는 아니지만 졸업 후 사회적인 경험 없이 농촌 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시야가 폭넓지 못하고 좁은 친구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군대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농업인, 그것이 알고 싶다! Q&A

Q. 현재 활동하는 커뮤니티가 있다면?
A. 현재 4H 아산지역 회장직을 맡고 있고 자율방범대 커뮤니티 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주로 아산시 모임에 참여한다. 한국농수산대학 은사님과의 교류와 재배방식 연구 등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모임과의 교류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Q. 농업을 시작할 때 1차 산업 외에 필요하다고 보는 사업 요소는?
A. 유통이나 마케팅 등 선 경험을 한 후에 농업 현장에 발을 담가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승계 농가의 경우는 1차 산업 외에는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부모 세대가 꾸려 가던 1차 산업에만 치중하다 보면 미래지향적인 사업의 한계에 부딪치고 소득에 대한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다양한 경험을 해 본 친구들은 사업을 거시적인 안목으로 바라본다. 신기술을 접목하지 못하면 경영에 대한 아집을 내려놓기 어려워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길 권유한다. 꼭 군대가 아니더라도 사회경험은 필수라 생각한다.

Q. 지금껏 경험했던 일 중 가장 큰 위기는?
A. 투자회사에서 M&A를 진행할 때였다. 큰 계약을 앞두고 변호사와 법무사 등을 발에 땀이 나도록 찾아다니면서 잘못된 계약임을 알았다. 현장에서 위기를 경험하면서 실무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일반 사업과는 차별화된 부분이 많아 레퍼런스가 없었기에 매입 시기에 대한 착오로 세금 폭탄을 맞을 뻔한 사건도 있었다. 그때 세무 기장에 대한 공부도 크게 했다. 결국엔 2억 원의 세금을 2,000만 원으로 무마했고, 이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됐다.

이 인터뷰는 문화뉴스와 내일날씨가 공동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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