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꿈꾸는 20대, 시련을 넘어서

태영버섯영농법인 김연수 대표

김연수 대표가 있는 새송이 농장은 전라남도 함평군에 자리 잡고 있다. 김연수 대표의 재배사를 방문하는 길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지니고 있었다.

김 대표의 재배사에는 그간의 노고가 묻어 있었다. 작업장에서는 직원들과 김 대표가 박스 포장에 여념이 없었다. 바쁘게 일을 하고 있던 직원들은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는 외지 사람이 신기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봤다.

바쁘게 움직이던 김 대표는 사무실로 안내했고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이야기 대신, 현재 새송이 농사의 현실에 관해 이야기했다.

반항심 가득한 고교생, 진로 선택의 기로

김 대표의 어릴 적 꿈은 요리사였다. 하지만 공업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재료공업 쪽으로 진로를 선택했는데 적성에 그다지 맞지 않았다. 충분한 생각을 갖고 진로를 선택한 상황이 아니었다. 자신의 적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진로를 결정했던 것이다.

"아마도 자격증을 취득하고 계속 그 길로 갔다면 안정적인 수입을 올렸을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당시에는 돈에 대한 욕심도 없었고, 적성에도 맞지 않아 오래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김 대표는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새송이버섯 농장이 호황기를 누리게 되면서 일손을 돕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농업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 인생의 답이 구체적으로 다가왔기에 조금 더 깊게 농사에 관여하고 싶어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했다.

젊음의 혈기, 감수해야 할 시간

김 대표는 원래부터 함평에 살고 있던 것은 아니다. 광주 시내에 살다가 농사를 지으려고 함평으로 들어왔다. 시골의 고요함이 가끔은 힘들고 주말도 없이 일을 해야 하는 환경이라 마음이 뜨는 날도 많았다. 이제는 친구들을 만나고 싶으면 그냥 마음 편하게 다녀온다. 짬을 일부러 만드는 것이다.

"버섯이라는 게 많이 나올 때도 있고 적게 나올 때도 있습니다. 안달복달해도 바뀌는 부분이 아니더라고요. 그렇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제는 저 자신에게 조금 관대해졌어요. 제품 출하를 일정하게 하려고 노력해도 재배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숙련 기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향촌의 생활에 임하고 있습니다"

실수라는 낱말 중 성공이라는 단어가 남을 확률

김 대표의 아버지가 처음 새송이를 재배하실 때는 매매가가 아주 좋을 때였다. 현재는 새송이버섯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지금 경영하고 있는 농장에서도 하루에 300박스 정도 출하를 하는데,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덤비다 보니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정도 일이 손에 익었을 때, 직접 재배사를 지정해 주시며 생육을 해 보라고 기회를 주셨어요. 그때 몇천만 원 손해를 봤습니다. 정말 참담한 상황이었죠. 새송이에 병이 생겨 뿌리가 썩었어요. 한다고 했는데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화가 많이 나신 아버지께서 그만두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만큼 제가 소홀하게 배웠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여러 가지 작물을 키운 경험이 있으십니다. 아마도 그 오랜 경험에서 나온 지식이 보편적인 식물에 대한 이해를 뒷받침하나 봅니다. 농사일에 감이 있으신 아버지가 키우시는 새송이 품질은 아직도 따라갈 수가 없어요. 배움으로만 작물을 잘 키우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아버지처럼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감이 있어야죠"

김 대표의 아버지는 지금도 김 대표에게 많은 부분에서 가르침을 주고 계신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버지도 나름의 모험을 하신 거였죠. 물론 지금 마음 같아서는 모든 과정을 다시 시작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경솔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20대이기에 창창한 미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성공한 여러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위로 삼아 떠올리곤 합니다"

운이 좋았다면 처음부터 좋은 결과가 있었겠지만,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진다. 전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다. 원래 돈 들여서 배우는 일이 가장 잘 배우는 거라는 말이 있지 않나.

김 대표는 "아버지는 변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세대이기도 해요. 좀 더 노력해서 아버지의 손이 필요하지 않는 날이 올 때, 제가 먼저 아버지께 도전해 보고 싶은 방향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는 그 도전의 밑천이 될 것이라 스스로 다독이며 열심히 배우는 중입니다"라며 환한 미소를 띠었다.

체험 농장 등 실험은 아직도 진행 중

새송이 재배가 끝난 배지는 업체에서 폐기 처분한다. 현재는 배지 공급 업체에서 남은 배지를 거둬가지만, 농장에서 재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남은 배지에 굼벵이를 키울까 고민 중이다.

굼벵이는 단백질이 풍부해서 미래 식량으로 주목을 받고 있고 해외에서는 이미 식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혐오식품으로 인식되고 있어 식용이 아닌 체험 농장 쪽으로 운영을 해 볼까 생각 중이다.

"굼벵이만이 아닌 다른 품종과 접목해 체험 농장에 고객이 방문했을 때 여러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품종을 재배하는 친구들과 체험 농장을 논의 중이에요. 예산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 보고 있습니다"

김 대표를 돕겠다고 기자가 한마디를 거들었다. "새송이를 불판에 통째로 구운 뒤 한입 크기로 잘라 먹었더니 더 맛있었다. 육즙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맛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니, 김 대표가 눈을 반짝거리며 듣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 김 대표는 활짝 웃으며 직접 구워 맛을 보겠다고 대답했다.

새송이 시장에 대한 불안감 같은 게 빨리 사라져야 김 대표와 새송이 농가에 활력이 넘칠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의 말대로 창창했고, 조만간 더 좋은 소식이 전해지리라 믿는다. 농산물 수입시장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나눴지만 정책의 역할이 아직은 미흡하다 여겨졌다. 하지만 젊음이라는 단어, 기회는 김 대표에게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일반 현황

나만의 성공노트

① 성공 노하우: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현장에서는 언제나 변수가 존재하죠. 현재는 아버지가 경험상 터득하신 지식이 성공 재배의 주춧돌이라고 생각해요. 농사도 결국 땅의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물려받는 거죠. 지식이라고 예외겠어요. 한동안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아버지를 설득하려고 한 적도 있는데, 작물의 환경은 책에 있는 지식보다 현장에서 얻은 내용이 더 정확해요. 수용해야 할 부분은 수용하고, 그 위에 배운 것을 접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② 미래 계획: 사업을 늘려 가는 것보다 품질 향상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시장에 새송이가 많이 풀렸습니다. 좋은 품질로 재배한다면, 더 좋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유통업자들이 좋은 가격에 구입해 주고 있습니다. 품질 유지가 첫 번째이고, 두 번째가 생산성 향상이죠.

③ 경험자 조언: 버섯에 대해 쉽게 접근하려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버섯은 변수가 많아요. 병이 오는 이유는 정말 다양합니다. 환기가 안 되거나 습기 문제가 생육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합니다. 그 외에도 신중히 처리해야 할 요소들이 정말 많죠. 단순하게 자동화 시스템으로 버섯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갓이 잘 자라는지 지켜보며 기계의 습기와 작물의 습기를 비교해 체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계로 모든 것을 처리하기에 아직은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많이 더딘 편입니다.

청년농업인, 그것이 알고 싶다! Q&A

Q. 정부 차원에서 어떤 혜택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지원 사업에 대해 말하고 싶은 점이 좀 있다. 정부 지원 사업의 경우 관계자 주변 지인들이 혜택을 입는 경우가 많다. 대놓고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선정에 참여해 본 사람은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국고 지원이 큰 사업에서는 인맥이 그만큼 더 크게 좌우된다. 자금이 더욱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되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그렇지가 않다. 말이 많은 부분이다. 현실적으로 개선이 되면 좋겠다. 선정 기준 자체가 ‘누구든지’ 신청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사업 발표를 해도, 발표를 잘한 사람보다는 좋은 인맥을 가진 사람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Q. 직접 판매를 할 때 SNS로도 홍보하시는지?
A. 현재는 도매업자에게 100% 맡기고 있다. 가정에서 물량이 한번에 많이 소비되면 좋겠지만, 새송이 구입을 커다란 박스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소량 판매를 하게 되면 결국 고객이 박스 비용과 택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품질이 중요한데, 소비자 판매를 운 좋게 해서 배송을 하다 보면 갓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새송이는 식감 외에 외관도 매우 중요하다. 택배가 도착했을 때 실망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다른 방법을 구상해 보는 것도 좋겠지만, 현재 상황은 도매업자에게 넘기는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여긴다.

Q. 새송이 재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A. 현재 새송이버섯은 포화상태다. 직거래가 많아야 그나마 이윤이 생긴다. 지금의 새송이 시장에서 설비를 갖추고 재배사를 짓는다면,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우리 회사는 5년 이상 거래를 한 유통업자가 최고 상품으로 인정을 해 주니 어느 정도 유지가 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인이 시작한다고 한다면 답을 주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인터뷰는 문화뉴스와 내일날씨가 공동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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