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정은희 씨 父 "경찰 초동수사 엉망으로 엉뚱한 사람이 범인 됐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문화뉴스 MHN 이가을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 대구 여대생의 유력한 용의자 스리랑카인 K 씨는 정말 진범일까.

3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년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은 대구 여대생의 죽음에 남겨진 의혹과, 사건을 둘러싼 의문스러운 과정을 추적했다. 

1998년 대구 구마고속도로 상에서 여대생 정은희 씨가 23톤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유가족들은 사고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서 은희씨의 속옷을 발견하는 등 성폭행이나 다른 범죄 피해 의혹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초기부터 단순 교통사고로 판단,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당시 현장 사고를 찾았다. 이젠 사진 속에만 존재하는 그날의 흔적. 그런데 전문가는 사고 현장이 깨끗했던 것에 주목했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피해자의 시신이 훼손된 것에 비해 사고 현장은 너무나 깨끗했던 것. 유성호 교수는 "왜 피가 없느냐. 처음에 받혔을 때 이미 아주 중한 손상을 입은 거다. 그렇게 되면 심장이 멈추게 되고 즉각적으로 사망이 일어나고 심장이 멈추면 심장에서 수축과 이런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살아있을 때 심한 손상을 입은 것 보다 적어 보인다"라고 밝혔다.

사건 15년 후인 2013년, 은희 씨의 속옷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 때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당시 대구 성서공단 근로자였던 스리랑카인 K 씨였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K씨는 현재 고향에서 마트를 운영하며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전해졌다.

현지 주변인들은 K씨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렸다. 이유는 섣불리 이야기를 꺼냈다가 보복을 당할까봐 두려워 한다는 것. 대구지역 경찰도 K씨가 스리랑카 쪽에서도 폭력성이 좀 있고, 조직이 있다고 파악한 상태였다.

하지만 K씨의 지인은 열심히 살았던 친구였고 다른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할 사람은 아니라는 반대의 이야기도 있었다.

한편, 지난달 12일 스리랑카인 K씨가 한국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스리랑카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한국 검찰이 스리랑카 검찰과 공조를 통해 현지에서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자 정은희 씨의 아버지는 지난달 1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진범은 따로 있다"며 "스리랑카인은 범인이 아니다"라고 확신했다. 그는 "K씨가 범인으로 지목돼 스리랑카로 귀국한 후에도 기소됐지만 전혀 엉뚱한 인물이 범인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정씨가 스리랑카인의 진범 여부를 의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찰이 2000년쯤 범행증거로 제시한 딸의 속옷 사진이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다. "경찰이 정액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사진으로 제시한 딸의 팬티와 거들 중 거들은 길이도 실제보다 길었고 형태도 달랐다"는 정씨는 "속옷을 같이 입는 동생도 그렇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당시 경찰 측에 증거물 확인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20년간 하루도 맘 편히 지내지 못했다"는 정은희 씨의 아버지는 "진범은 마음을 놓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억울한 스리랑카인과 아빠의 공소시효는 끝나지 않았다.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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