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정치 지형 변화 불가피 "좌-우파 혼재"

ⓒ 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홍민희 기자]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에서 극우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승리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같은 날 브라질 연방선거법원(Supreme Electoral Tribunal)의 공식 집계가 95% 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보우소나루 후보의 득표율이 55.54%에 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도 보우소나루 후보가 13명 중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 해 이날 결선투표가 진행됐다. 

보우소나루는 이번 선거에서 브라질 시민의 안전을 높이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걸었다. 브라질 거리에 안전을 회복하기 위한 강경한 조치로서 정부가 총기 소유와 운반을 제한하는 법을 완화하겠다는 목표를 시사했다. 

ⓒ 연합뉴스

또 보우소나루는 그동안 성소수자, 여성, 좌파, 원주민을 차별하고, 독재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뱉어 화제가 됐다. 그는 "독재 때 더 많은 반정부 인사를 죽였어야 했다", "여성은 임신을 하기 때문에 적은 임금을 줘야 한다", "동성애자에게는 매질이 필요하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오랜 군부 독재 끝에 민주화된 브라질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군 장성 등을 내각으로 발탁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친군부 성향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 보우소나루 SNS

극우로 분류되는 보우소나루 후보 당선으로 남미 좌파 정부로 구성된 이른바 '남미국가연합'은 변화 혹은 각 국가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에도 브라질 민주주의 후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미 브라질 사회에서는 향후 그의 행보를 두고 '파시즘'으로 확산될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또한 지난 20여 년간 중남미 대륙을 휩쓸었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의 퇴조를 논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브라질과 중남미의 맹주를 다투는 멕시코에서 올해 말 89년 만에 좌파정권이 출범한다는 사실은 '핑크 타이드'가 완전 소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중남미 지역에서 좌파 또는 우파로의 쏠림 현상 없이 좌-우파 정권이 혼재하는 양상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는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1971∼1988년 육군 장교로 복무했고, 전역하고 나서 1988년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0년부터 7차례 연속해서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으며, 특히 2014년 연방의원 선거에서는 전국 최다 득표로 당선되는 기록을 세웠다. 2014년 선거의 성공으로 보우소나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찌감치 2018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